지킴이의 하루-1
9시까지 출근하면 되지만 8시30분에 출근하여 교감님께 출근보고를 한다.
교문 앞에서 등교하는 아이들을 본다.
두 달쯤 같은 시간대에 정문 앞에 서 있는데 두 달 동안 거름이 없이 아이의 가방을 엄마가 메고
현관 앞까지 등교시켜주는 몇 명의 엄마들..
거름이 없이 아이를 차에 태워 교문 앞까지 데려오는 아빠들..
장애아를 둔 손녀를 거름이 없이 매일 손 잡고 등교하는 할머니..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거름이 없이 등교하는 어머님..
우리학교엔 몇명의 장애아와 함께 공부하고 있다. 교육환경이 참 좋은 학교다.
그리고..그리고...
지각를 해도 지각에 대한 어떠한 압박감이 없이 언제나 지각하는 몇몇의 아이들...
그렇게 정문과 후문 앞에서 당신들의 자녀를 지키는 지킴이가 있는 학교니 세상이 흉해 졌다 지만
안심하고 학교에 자녀를 보내라고 안심을 주고자 그곳에 서 있다.
1교시가 끝나기전 2,3분 전 2층부터 천천히 오른다. 그래서 아이들의 신발장을 점검한다.
신발장에서 떨어진 신발은 아이들의 놀잇감이 되고 뻥뻥 차고 다닌 신발은 행방을 찾지 못할 때가 더러 있어 분실신고가 잦음을 알게 되면서 자원하여 봉사 중이다. 15분간 발걸음과 손놀림과 눈빛이 바쁘다.
5층에 있는 옥상계단에 적체된 물건으로 인해 위험성을 출근보고서에 올렸다.
아이들은 위험한 놀이를 즐기고 난 그들을 저지하기에 이른다. 아이들의 행동은 크고 목소리는 격양되어 있다.
왜 경찰복 입은 어른들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지 불편한 얼굴이 어른으로써 나를 민망하게 한다.
이번엔 2층부터 순시한다. 1,2,학년 녀석들은 배꼽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나도 너무 이뻐서 녀석들에게 배꼽 인사로 밝게 반응한다.
"안녕?" 너희가 내 에너지당..."속엣말을 하면서 발걸음이 가볍다.
"있잖아요 저 애가요---도대체 깜이 안 되는 사건(?)들을 진지하게 일러 바치고
난 녀석들의 소리에 키를 낮추고 귀 열어 듣는다
"그래? 그렇구나..그래 속상했겠당 어찌할까? 야단쳐줄까 아님 우리 둘 다 용서해 줄까?
"용서요.""그럴줄 알았어 참아주어 고마워 "
그렇게 저학년 아이들과 눈마추고 오르는 계단의 높이는 높지 않게 느껴진다.
4층 5층(5,6학년) 그런데 그곳은 상황이 다르다. 녀석들은 내가 서 있어도 아는척을 안 하는것 뿐 아니라
눈빛이 경계심으로 가득하다. 행동의 조심성도 없다. 난 아들 둘을 키우면서 여자 아이들을 밀면 아기집을 다치니
손끝도 데지 말라 가르쳤었다.
오 마이 갓..녀석들이 여자애들에게 거의 맞는편이다.
간혹 나를 따르는 여자 아이들도 있다.
그들은 내가 마음으로 분류해 놓은(?) 요지 인물들이지만 절대 표현하지 않는다.
무리 지어 다니지만 밉지 않다.
서쪽 계단이 수상타
역시다. 그곳에서 아이들이 카드놀이를 즐기고 있다. 카드를 뺏어야 할지 순간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가면 게임을 멈춘다. 카드놀이는 분명 학교에서 금지하고 있지만 금지할 것이 너무 많아
이들은 놀이의 부재를 경험할 것이다. 그래도 카드를 가져오지 말라고,
너희들도 모르게 세상을 열심히 살고 싶어 지지 않게 만드는게 게임이라 설명하고 솜방망이 경고를 한다.
점심시간이다.
행정실 직원들과 친해졌다. 그들과 기분 좋은 점심을 한다.
운동장 놀이에서 축구 골대는 언제나 6학년 형아들 몫이다. 서너 개의 공들로 축구하는 무리들이 있다.
저 학년 아이들은 골대를 만들어 축구한다. 여자 친구들은 고무줄도 하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도 한다
그리고 괜히 뛴다.꽨히 웃는다.
자신들의 놀이를 방해하는 방해꾼들이 오면 스스로 해결할 일을 뛰어와 내게 이른다.
"저 오빠가 우리를 못하게 해요!" '저 오빠가 던진 공에 맞았어요!" "내가 비키라 했잖아" "모르고 한 거야"
아이들은 진지하다. 정말 힘들어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난 또 다시 그들 옆에서 아이들의 소리를 듣는다.
이럴때는 지킴이가 있으므로 이들을 유약하게 한다고 순간 생각 하기도 한다.
"모르고 그랬다 잖아 어찌할까? 야단칠까?"
"아니요...""애들아 공에 맞으면 정말 아프거든 조금 조심해 주면 않될까?"
간혹 서로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한다. 언제나 맞는 친구가 피해 자다.
때리는 친구가 피해 자 일 때 있지만 주먹이 저 녀석 보다 쎄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되어 씩씩거린다.
난 어떤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도 내가 다가서면 그들의 싸움은 곧 멈춘다.
"어찌 할까? 담임선생님께 이야기 해서 너희들 반성문 쓸까? 아니면
여기에서 이유를 말하지 말고 그냥 서로에게 미안타 하면서 화해하면 어떨까?
두번째 싸울때는 진정하게 화해 한것이 아닌 거니 그때는 싸움의 이유를 철저히 알아서 담임선생님께 넘길거야..."
아직은 담임선생님이 어려운 우리의 귀한 친구들은 여기서 끝내자고 한다.
억지로 손을 잡고 억지로 미안타고 말한다...
나는 때린 친구에게 다음날 말한다 "어제 억울한것 참아주어 고마웠어.
네가 잘 한것은 아니지만 너만 잘못한 것도 아니거든"
"선생님이 그걸 알아요? 정말 억울했어요." 아이의 얼굴이 금방 환해 진다.
울음을 터트려서 주변에 피해자로 동정을 받게 된 친구에게도 다가가 말한다.
"그렇게 쉽게 울지마. 울면 아주 약해 보이거든.
그리고 어제 너를 때린 그 친구의 잘못만도 아닌 거 알지? 너도 때리는 것을 선생님은 보았거든" "예" 한다...
정말 큰 싸움일 때는 선생님께 말씀드린다. 그래서 그들은 반성문을 쓰고 벌칙도 받게 한다.
오후엔 학년별 교통 하교 지도를 한다.
40분마다 30분씩을--3번 신호등에서 짬짬이 학교의 일상들을 나눈다.
"오늘 수학경시대회 시험문제 때 빵 어려웠다며?" "오늘 점심 자짱 밥이었는데 맛있었니?" "추운데 모자는?"
"저런 단추를 모두 열고 있네?" 때론 무릎을 낮추어 아이의 옷에 단추를 끼워주기도 한다.
호루라기를 불며 파란 불이 있을 때 아이들을 건너게 하고 신호등이 바뀔 때쯤 정지를 선언한다.
이미 몸은 한기로 가득하다.
아무리 껴입어도 그리고 한 겨울도 아니건만 한 자리에서 30분을 서 있으면 춥다.
자리로 돌아와 잡시 쉰다. 후에 운동장으로 나간다.
우리 학교는 운동장을 개방해서 어르신들이 이미 운동하러 와 계신다.
그래서 그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학교에 들어오는 모든 출입자들을 일일이 살핀다. 민망할 때가 훨씬 많다.
그래도 그렇게 한다.
우리의 아이들도 무리지어 학원가기 전 틈새 시간에 축구를 하기 위해 와 있다.
여자아이들은 그저 모여 있음이 놀이가 되나 보다.
내 앞에 공이 오면 나는 거침없이 차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가져온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내가 운동장에 있는 시간을 즐기지 않으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간간히 하곤 한다.
오고 가는 학부모님들과 어린 친구들에게 이 시간에도 학교엔 배움터 지킴이가 있으니 안심하라는 나름 데로의
책임의무 수행이다. 간간히 그 시간에 학교로 상담하겠노라고 찾아오는 친구도 있다.
벤치에 앉아 장난치듯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심각하면 상담실로 들어와 차를 나누면서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난 그냥 듣는다.
아이가 억울해 하면 함께 억울해하고 아이가 불안하다 하면 함께 울먹인다.
여러 명이 마음의 치유를 받았음을 긍정적으로 반응 해주어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50일간의 배움터 지킴이로 지내고 있다.
첫댓글 좋은일 많이 하셨네요 학교선생님과의 차별화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관심을가지고보면 보이지만 관심이나 체험이없이 보면
문제점이 없어보여요 그래서 문제점에대하여 처방전까지 가지고 학생부장님이나 교감.교장선생님께 건의하여 처리하다가보면 배움터지킴이 존재의 위치에서 가치을 발휘하게되여 눈에는 항상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점을 보면서 근무하면 재미도 있습니다
저는 선생님과의 차별화를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우린 하고 있는 분야가 다를 뿐입니다.
저희 학교의 분위기는 아주 좋습니다.
서로를 존중함이 따뜻한 교류로 느끼고 있어 학교 생활이 휠씬 즐겁습니다.
수고 많으십니다.
언제나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는 고등 학생들은 무섭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박선샘:초등지킴이는 월동(파카)준비을단단히 해야합니다 학생등.하교지도을하실려면 수고하세요을빕니다
예___고맙습니다^^*선생님도 든든히 겹겹히 잘 챙겨 입으세요. 우리가 아프면 정말 안되잖아요^^
할수있는한 최선을 다하고 돌아서서 후회하지 않는 멋진 하루를 보내고 계시니 존경스럽습니다.무엇이든 남에게 내가 배푼만큼 하나님은 꼭 돌려주시더라고요^^선을 행하심에 후회는 하지마시고 늘 몸관리 잘하셔서 자신의 행동에 만족함이있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건강하세요^^
닉네임이 정말 멋지십니다. 저는 크리스찬으로 하나님을 섬기듯.교회를 섬기듯 오늘 섬길 작은 소자를 만나 섬길 수 있는 사랑을 달라고 하나님께 매일 기도하며 일정을 시작한답니다^^*
박샘? 저는 중학교 지킴이라 조금은 활동이 틀리지만 초등학교에서의 활동을 볼 수 있어 귀한 글을 올려 주시어 감사히 읽었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 하셔요.
중학교 지킴이쌤이 가장 힘들다 들었습니다, 고등학교는 그래도 수험 준비라...선생님의 일정을 글로 남겨 주시면 재미있는 교류가 될 것 같습니다. 귀한 일을 하시고 계십니다요^^건강하세요. 그들의 감정변화와 맞서시려면 마음도 든든히____^^
귀한글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지킴이도 쉬운 것이 아니네요..ㅎ
봉사자가 봉사할 수 있는 범위나 한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의욕이 넘칠 때 의욕이 상실될 때을 생각해서 대충?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아이들을 통해 에너지를 매일 공급받으려고 노력하는것 그래야 단순한 배움터 지킴이의 일상에서 보람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근로자가 아니라 봉사자인 것은 이미 알면서 우리가 선택한 일입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 합니다.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제 생활을 쓴것입니다. 금강경님 파이팅 입니다!!!우리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싸움이 잦아 들고 안심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큰 보람인것이라 생각합니다.,우리 열심히 하자구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님을...하루를 되돌아보아 후회없는시간을 보내시길~^^추운 날씨에도 헌신하심과 수고하심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