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한 지 삼주가 지났다
기부스를 풀었다
침대 곁에 목발이 위태롭게
쳐다보고 있었다
추스리고 일어서려다
힘이 빠진 다리가 중력을
잃고 침대 바닥으로 털썩 떨어졌다
목발이 놀란 가슴으로 뛰어왔고
옆의 환우가 간호사를 불러줬다
엑스레이를 찍었다
골반뼈 골절이었다
누군가의 부축이 없으면 일어나
물도 못먹게 되었다
강원 간병인 협회에서 간병인을 불렀다
인상도 좋고 살집도 있는 아주머니가
세계여행이라도
갈 듯 한 어마한 가방을 끌며
나타나셨다
제가 집이 서울이라
삼사일에 한 번씩 오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인사를 하고
올라왔다
내려갈 때마다 나쁘지 않은
간병인이라는 느낌이 왔다
병원에서는 석달이면 다 붙을 것이고
전처럼
걸을 것이라고 했다
석달이 지났다
그러나 일어서서 서너걸음을 옮기기가 버거웠다
병원에서 더 이상 입원은 곤란하다고 했다
뼈가 다 붙었으니 자기들로서는
물리치료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해줬다
혼자 일어나서 휠체어로 이동하여
화장실가기
몇 걸음 옮기기에는
워커(환자용 보행기)이용하기
일반적인 가정집에서의 생활이
가능하지 않았다
그래‥ 길게잡아 한두 달
재활병원에 입원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하자!
그러면 전처럼 생활하게 될것이다.
간병인이 소개해준 막 신설된 춘천 만천리
재활병원을 찾아가 보았다
한 동은 병원이고 한 동은 입원 동으로
마치 호텔처럼
로비도 넓고 최신 재활치료를
병행하고 있는 곳이었다
상담도 하고 병실도 보고 돌아왔다
인성병원에서 퇴원수속을 마치고
간병인 아주머니께
감사의 인사를 했다
춘천 만천리 재활병원에서의 시간이 시작되었다
두 달만 있자.
카페 게시글
투병일기
만천리의 봄
신연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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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2.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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