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주의란 분노하는 복음주의

[장코뱅]

근본주의는 넓게 보면 복음주의 안에 포함되는 신앙적 경향성입니다. 그런데, 쉽게 말하면, 성경의 정확•무오성과 기독교 근본진리에 대해서 딴지를 걸고 도전을 하는 자유주의와 세속주의에 대하여 분노가 치밀어 오른 복음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George M. Marsden이 설명한 내용입니다.

근본주의란 분노하는 복음주의자를 말한다. 이 정의는 단순하지만 상당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제리 팔웰(Jerry Falwell)도 이 정의를 근본주의의 특징을 간명하게 나타내는 정의로 채택했다. 기자들은 이 정의를 쉽게 사용한다. 이 정의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한다면, 미국의 근본주의자란 교회 안에 침투한 자유주의 신학과, “세속적 인문주의”와 관련된 문화적 가치 또는 도덕상의 변화에 전투적으로 반대하는 복음주의를 가리킨다. 짧은 정의에서든 아니면 긴 정의에서든, 근본주의자들은 복음주의에 속한 한 유파로서, 전투적 성격이 그들의 세계관의 핵심을 이룬다. 근본주의자들은 단순히 종교적 보수주의자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적인 입장을 취하기를 즐겨하는 보수주의자들이다.(*)

(*) "근본주의" 라는 용어는 1920년에 미국의 전투적 복음주의자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고안되었으나 최근에는 이슬람 근본주의자들과 같은 전투적인 전통주의적 종교에도 비유적으로 적용되었다.

죠지 마르스텐, 『미국의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이해』(성광문화사), p.13

George M. Marsden에서 Marsden을 마르스텐으로 표기한 것은 조금 심한 것 같습니다. t가 아닌 d를 텐으로 쓰고요. 다른 번역자들은 조지 마스덴(George M. Marsden), 조지 말스던(George M. Marsden) 등으로 표기를 했는데요. 그래서 영어 인명(人名)은 영문 표기를 괄호 안에 병기(倂記)하는 것이 혼란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장코뱅이 보기에는 조지 말스던(George M. Marsden)이 가장 무난한 한글 표기 같습니다.
 
서민적 백과사전인 위키백과가 말하는 근본주의 5가지 핵심적 주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성경의 무오(無誤): 문자 그대로의 오류 없음으로 해석할 수 없으며, 어떤 성경 한 구절에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② 그리스도의 동정녀 탄생: 그리스도의 인성적 측면을 배제하고 절대적 신성의 예수 그리스도를 강조하며, 예수의 탄생은 어떤 해석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③ 그리스도의 대속적 죽음: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아가페의 사랑이나 폭넓은 구속사적 이해가 아니라, 인간의 죄를 대속하는 사건으로 강조한다.

④ 육체의 부활: 그리스도를 따르는 부활의 사건이 아니라, 무덤에서 일어나는 사건으로 주장한다.

⑤ 그리스도의 재림: 그리스도의 정의가 세상에 실현되거나, 복음을 따르는 심판 개념의 재림이 아니라, 강력한 왕권으로 그리스도의 재림을 주장한다. 전천년설의 세대주의를 주장한다.

근본주의자 중에 개혁주의자도 있지만 세대주의자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와 배경은 위 ⑤항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개혁주의가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을 갖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개혁주의에서 무천년설이 우세하고 역사적 전천년설을 지지하는 경우까지는 있지만,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을 지지하지는 않습니다. 장로교(합동)의 거목 박형룡이 주장한 전천년설은 세대주의적 전천년설이 아니라 역사적 전천년설이었습니다.
 

[장코뱅]

이 글을 읽으시기 전에 배경 이해를 위하여 아래 글을 보시면 좋습니다.

https://cafe.daum.net/1107/Y4OK/36

[노베]

제가 보기에도 조지 말스던 한글 표기가 제일 좋아 보이는데요. 쉽고 간명한 글 감사합니다.

[장코뱅]

네, 말스던이 그나마 좋은 것 같아요. 공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코람데오]

'분노하는 복음주의'라는 표현이 아주 강하게 와닿네요. 기독교 근본주의는 이슬람 근본주의에 비해 폭력성은 낮지만 유사시에는 전쟁이나 폭력도 불사한다는 면에서는 여타 종교의 근본주의자들과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근본주의를 위험하게 보는 것은 과격함과 경직된 사고 때문인 것 같습니다. 종교적 신념이 너무 강하다보니 비타협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그러다보니 계속해서 반목하고 분열하고...끝까지 피 터지게 싸우는 것 밖에 없죠.

[장코뱅]

기독교 근본주의에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슬람 근본주의와 '차이가 없다'라고 까지 표현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엄연한 기독교 신자들이니까요. 기독교가 근본주의에 서도 '선제적' 전쟁과 폭력을 행사하기는 어렵습니다. 그건 중세 천주교 시절이나 가능한 이야기 이고요.

개혁주의는 이성과 현실을 전면 부정하는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보수적 경향을 가진다고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세대주의가 잠식한 세대주의적 근본주의는 반(反)지성주의, 반(反)신학, 율법폐기론 등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코람데오]

네. 합당한 지적입니다. 제가 말한 근본주의는 세대주의적 근본주의의 행태를 지적한 것입니다. 미국 남부지방의 극단 보수적 침례교회들이 여기에 해당될 것입니다. 피터 럭크만 같은 극보수 독립침례교회들도 그렇고요. 남북전쟁 때 노예제 찬성과 인종차별, 최근엔 이스라엘 국기를 게양해서 국제뉴스감이 된 교회, 선교한다면서 아프리카에서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반군들과 싸웠던 선교사의 일화 등은 이러한 배경을 설명해주는 것 같습니다.

[동아줄]

근본주의의 의미를 알게 되어 감사합니다. 보수적인 자세 정도에 머물고 근본주의 까지 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코뱅]

보수적 경향성은 우리가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세대주의의 영향을 받아 문명을 반대하고 비상식적 판단을 강요하는 그런 근본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안식교, 구원파, 킹제임스 유일주의, 지구 편평설 같은 것 주장하는 그런 근본주의는 절대 아니올시다! 입니다.

[장코뱅]

마스던이 좋네요. 말스던은 혀를 너무 굴렸고요.

예를 들어, 안식교•킹제임스 유일주의 같은 정신이 혼미한 근본주의는 안 됩니다. 킹제임스파 중 공룡•UFO 운운하는 유명 목사 있는데 안스럽더라고요.

[다윗을 닮자]

위키백과의 설명을 보니 근본주의자들은 교리적으로도 문제가 많은 것 같네요? 특히나 그리스도의 인성을 배제한다는 것은... 이건 완전히 잘못된 주장 아닌가요?

[장코뱅]

전천년설을 주장하는 세대주의적 근본주의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개혁주의는 보수적 또는 보수주의에 해당하지만, 신성과 ㅇ닌성이 혼합되지 않고 결합되어 있다고 봅니다. 보수주의와 근본주의가 가끔 혼동을 받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