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인터넷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전전긍긍했다고 하면 아마도 요즘 아이들은 어안이 벙벙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그 당시 인터넷의 대두와 그 영향력이 우리 생활에 끼친 것은 이루말할 수 없이 큰 것이었기 때문에 '학원까지'라는 발걸음이 저에게는 필요불가결한 당연함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난 2023년, 인공지능 Chat GPT의 등장은 또 다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습니다.
텍스트, 이미지, 비디오, 음악 등의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뿐 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인간과 같은 수준으로 스스로 사고하는 인공일반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etelligence)로 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입증하듯이 지금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예술과 인공지능'이라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
이 특별전에 대하여 유홍준 교수님(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의 칼럼을 통해 잠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특별전은 7개국 17개 팀의 인공지능 아티스트 작품 40점이 출품되어 있습니다.
전시회는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전시회의 서막입니다.
기계와 기술을 예술가들이 수용하고 도전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선구자적 역할을 우리도 잘 알고 있는 '20세기에 살았던 20세기의 미술가"였던 백남준님께서 해 주셨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의 1986년 작품 '월광 소나타'라는 비디오 작품은 이제 아주 친숙하고 조신하기까지 하다는 느낌을 유홍준 교수님께서 표현하십니다.
2부는 전시회의 하이라이트로서, '입력과 출력 사이'로 인공지능이 창작자와 관객의 기술적 · 감각적 경험을 확장해 주고 있습니다.
'진화하는 키메라 - 가이아'(노진아 작)에게 유홍준 교수님께서 "너의 꿈이 무엇이니?"라는 질문에 한참만에 답한 말이 "아마 인간이 되는 게 나의 꿈이겠지요."라는 것은 어쩌면 입력한대로 출력을 원하는 아티스트들의 염원을 담은 것이 아닐까 ... 하는 짐작을 해 봅니다.
3부 '얽힌 실타래를 풀며'에서 인간과 비인간(인공지능)이 예술 속에서 서로가 만들어낸 얽힌 실타래를 풀어가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4부 '부유하는 예술'에서 히토 슈타이얼의 "이것이 미래다"라는 작품을 통해 환상적인 미디어 아트 설치미술을 보여주면서 인공지능의 기술적 재능이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이미지의 향연을 경험케 합니다.
유홍준 교수님은 이 칼럼의 마지막 말씀을 학예사가 전시회 마지막 패널에서 인공지능(Chat GPT4)에게 한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다음과 같이 주셨습니다.
"기술은 결코 예술의 주체가 될 수 없지만, 그것이 예술 창작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술과 기술의 경계에서 우리는 여전히 질문하고 탐구하며 창조할 것입니다."
요즘 저는 또 배우고 있습니다.
Chat GPT뿐 만 아니라 제가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의 사용방법을 체득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 중 제가 미숙하였을 때 써 보았던 시(詩)를 입력하여 이미지 생성에 대한 출력을 요청하였습니다.
군살 먹기 필요한 것만 보고 필요한 것만 듣고 필요한 것만 알고 필요한 것만 느끼고 필요한 곳에만 가보고 해야 할 것을. 쓸데없이 오지랍이 넓어서 꼭 필요치 않은데도 삶의 口(구)속에 넣어버렸다. 아니, 그때는 그것들이 내 삶의 군살이 되어버릴 줄 몰랐던 게다. 군살을 빼야 겠다 작정했을 땐 이미 내 삶 곳곳에 군살의 터전이 마련된 터,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군살을 먹기로. 내 삶의 군살을 수용하고 가꾸고 보다 가치롭게 활용하는 것, 그것이 군살을 빼는 것보다 내 삶의 몸매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리라 |
이에 대해 Chat GPT에게 요청한 저의 주문은
첫째, 아래 시의 이미지를 그려주세요
둘째, 보다 추상적으로 그려주세요
셋째, 펜화로 그려주세요
그에 따른 Chat GPT의 답변은 순서대로 아래와 같습니다.
참 멋집니다.
너무도 빠르고 능란하고 수려한 AI의 그림에 정말 어안이 벙벙합니다.
이렇게 편리하고 월등한 능력의 소유자가 우리 곁에 이제는 있습니다.
그래서 일생동안 실력을 연마한 화가의 손길을 빌리지 않더라도
멋진 그림을, 혹은 글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정말 많은 다양한 출판물들이 다양한 형태로 출간되고 있습니다.
또한 그래서 다소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지어 신입사원들의 예비교육시간에도 주요한 주제가 "어떻게 하면 AI를 잘 활용하는가"라고 하니 AI의 적절한 활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대인 것만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처음 AI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많은 예술가들이 그 편리성때문에 에술가들의 자리가 없어지지 않을까를 염려했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AI는 인간의 독창성을 빼앗아 갈 수 있을까요?
다르게 보는 능력.
이제 사람들은 AI를 또 다르게 보기 시작했습니다.
AI를 협력자로 인정한 사람들은 또 다른 독창성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너무도 빠르게 변모하고 발달해가는 AI이지만
서둘러 뒤좇아가지 맙시다.
보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협력자로서 AI를 잘 알아갈 때
일면적으로는 "예술분야"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구현할 수 있도록 중요한 '기준'과 '방법'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한 계단을 잘 밟아야 두 번째 계단을 오를 수 있습니다.
AI미술이 아니라 AI와 함께하는 미술을 향하여 우리가 정말 주목하여야 할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 봅시다.
(위 전시회 '예술과 인공지능'은 2025년 2월 16일까지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