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景추경
崔錫恒
秋山樵路轉 추산초로전
去去唯靑嵐 거거유청람
夕鳥空林下 석조공림하
紅葉落兩三 홍엽낙양삼
가을 산 나뭇길 돌아,
가도 가도 푸른 안개뿐.
저녁 새 빈 숲으로 내려오니,
단풍잎 두셋 떨어지네.
樵路 : 나무꾼들이 나무하러 다니는 좁은 산길. 나뭇길.
樵(초):樵 땔나무 초; 나무하다, 나무꾼,
靑嵐 : 산의 푸릇푸릇한 아지랑이나 안개, 연기 같은 기운.
嵐(람):嵐 남기 람(남), 산 속에 생기는 아지랑이 같을 기운, 산바람
紅葉 : 단풍이 든 나뭇잎. 붉은 잎.
가을의 풍경을 단적으로 읊은 시. 울긋불긋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좁은 산길은 굽이 돌게 나 있는데, 가도 가도 푸릇한 산 기운이 싸여 있다. 사방으로 날아갔던 산새들은 숲의 깃으로 찾아드는데, 붉은 단풍 두세 잎이 진다. 한 폭의 그림이 연상되는 詩中有畫(시중유화)이다.
최석항(崔錫恒1654년 ~ 1724년) 조선 경종 때 정승
본관: 전주, 자: 汝久(여구) 호: 損窩(손와) 시호: 文簡(문간)
벼슬이 이조판서를 거쳐 좌의정에 이르렀다. 신임사화 때 소론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소론 4대신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혔는데, 이러한 당색 때문에, 영조가 즉위한 뒤 관작이 추탈되었다가 복관되기도 하였다. 저서로는 《손와유고》 13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