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은 후 첫 감상은, 이름조차 모르는 주인공이 호의적이고 도움을 주는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어 서서히 미쳐가는 과정이 매우 시각적이라는 것이었다.
기억하고 싶은 내용은 주인공이 처음에는 벽지 뒤에 눈이 튀어나오고 목이 꺾인 여성이 갇혀 있다고 생각해서 꺼내주려고 하다가, 결말에는 자신이 그 망상 속 여성이 되는 내용이다. 그 이유는, 주인공이 망상 속 여성과 같은 처지이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과 남동생과 달리 직업과 원만한 지니지 않았다. 그리고 신경증을 앓고 있고, 휴식 치료라는 이유로 망상 속 여성처럼 집안에만 갇혀 있기 때문이다. 즉, 주인공은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한 즐거움과 성취감을 얻을 수 없었고, 사회와 관계로부터 단절되었고, 유일한 소통 상대인 남편과도 말이 안 통하고 수직적인 관계에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을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이라는 희곡과 비교하려 한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다 페미니즘과 가부장제에 억압된 여성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차이점은, <노란 벽지>의 주인공은 부정적으로 변화하여 망상 속 여성, 즉 벽지에 갇힌 뒤틀린 여성이 되었고, 반대로 <인형의 집>은 긍정적으로 변화하여, 주인공이 주체성을 찾기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중요한 상징은 노란 벽지이다. 벽지는 주인공이 남편에게 휴식 치료를 받으며 늘 있는 공간이고, 망상 속 여성이 갇혀 있는 공간이다. 이때 벽지는 깨끗하고 예쁜 노란색이 아니라, 빛이 바래고 더러워진 누런색이다. 주인공은 벽지 뒤에서 벽을 흔드는 여성을 보고, 그가 갇혀 있다고 생각해서 벽지를 찢어 꺼내주려고 했다. 그러므로 주인공은 벽지 뒤에 갇힌 여성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벽지는 주인공을 관계와 소통, 자아실현에서 고립시키는 집 그리고 사회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신경증을 앓고 있었고, 사람들과 만나고 글을 쓰며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사회에서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함이 아니라, 여성을 사회적 기준에 맞게 통제하기 위해 휴식 치료법을 권장했다. 여성의 건강에 무관심한 사회 현상은 오늘날에도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코로나 백신을 맞은 많은 여성들은 정혈과 관련된 부작용을 겪었는데, 백신 접종과 부작용 사이의 인과관계가 밝혀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2년 동안 의료비 지원금을 받지 못했다. 과거에도 다수의 정혈대에서 암을 유발하는 성분이 검출되는 사건이 있었는데,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돌아갔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회(권력)를 감시하고, 약자에게 해로운 사회적 분위기를 경계하고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