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명나라
韓國, 別有天地
Korea, Wonderland
1. 서울 경기
1.10. 경기 김포(金浦)
경기도 북서쪽에 있다. 한강에서 운반된 토사가 매립되어 생긴 이 곳 김포평야는 농사가 잘 되는 곳이다. 서울 가까이 있고 교통이 편리해 근교농업이 발달했다.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대가 강화를 함락하고 서울로 진격하다가 문수산성(文殊山城)에서 격퇴되었다.
1) 투금포
2) 애기봉
3) 여우고개
4) 용허리길
1) 투금포
공암진(孔巖津)은 북포(北浦)라 하기도 한다. 바위가 물 복판에 섰고 구멍이 있는 것을 이름으로 삼았다. 고려 공민왕 때에 평민 형제가 함께 길을 가다가, 아우가 황금 두 덩이를 주워서 형에게 하나 주었다. 공암진 나루터에 와서 형과 함께 배를 타고 건너는데, 아우가 갑자기 금을 물속에 던지므로 형이 괴이하게 여겨서 물으니, 대답하기를, “제가 평소에 형님을 독실하게 우애하였는데, 금을 나누어 가진 다음에는, 형님을 꺼리는 마음이 갑자기 생깁니다. 이것은 상서롭지 못한 물건이니, 강에 던져서 잊어버리는 것이 낫겠습니다.”라고 했다. 형이 “네 말이 참으로 옳다.” 하고, 형도 또한 금을 물에 던졌다. 그 때 같은 배에 탔던 사람들 가운데 그 형제의 성씨와 거주하는 마을을 묻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금을 던진 곳을 투금포(投金浦)라고 부르게 되었다.
=>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올라 있는 이른 시기 전설이다. 재물보다 우애가 더욱 소중하다는 교훈을 지니고 있어 널리 알리고자 한 것이다.
2) 애기봉
병자호란 때에 일이었다. 기생 애기(愛妓)는 평양감사와 사랑하는 사이였다. 북쪽 오랑캐가 침공해 감사를 따라 애기는 임금님이 계신 한양으로 피난길에 올랐다. 개풍군까지 와서, 감사는 오랑캐에게 잡혀 북행길에 오르게 되었다. 감사와 생이별을 한 애기는 혼자 강을 건너 월곶면 조강리에 머물면서 감사가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임 계신 북녘을 향해 눈물로 소리치며 애타게 기다리다 병이 들었다. 산정(山頂)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하고 세상을 떠났다. 유언에 따라 동네 사람들은 애기를 쑥갓머리산 꼭대기에 장사하고 그 산을 애기봉(愛妓峰)이라 불러왔다. 지금 애기봉 정상에는 강 건너 북녘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실향민들이 향수를 달래려 자주 찾는 망향(望鄕)의 동산이 되었다.
=> 기녀의 사랑이 좌절되어 생긴 슬픈 전설의 하나이다. 멀리 바라보면서 그리움을 달래던 과거가 지금 재현되어 불변의 전설을 다시 만들어낸다.
3) 여우고개
여우고개는 감정동에 있는 고개이다. 조선 선조 때 조헌(趙憲)이 어렸을 적 이 고개를 넘어 공부하러 다녔다. 그런데 매일 그 고개에서 여우가 미녀로 둔갑해 조헌을 유혹하려고 했다. 글방 선생에게 사실을 고하니, 선생은 그 미녀의 입 안에 있는 구슬을 빼앗아 삼키라고 했다. 그 말대로 했더니, 미녀는 여우로 변해 울며 도망가고, 조헌은 그 뒤에 큰 인물이 되었다.
=> 미녀로 둔갑한 여우 입안의 구슬은 생명의 정수로 이루어진 결정체이다. 여우라야 만들어낼 수 있고 사람이 삼켜야 신이한 작용을 한다. 이런 발상으로 자연의 신비를 탐구했다.
4) 용허리길
월곶면 군하 3리 봉골 마을을 가로지르는 용허리길이 있다. 옛날 그 근처에 부모와 외아들이 부자로 살면서도 인심이 후해 항상 많은 손님이 드나들었다. 아들은 성장해서 장가를 가게 되었고, 얼마 안 되어 부모는 세상을 떠났으나, 손님의 왕래는 여전히 빈번했다.
이 부잣집에 들어온 며느리는 손님들을 반기지 않았다. 어느 날 찾아온 시주승에게 후하게 시주를 하고 손님이 오지 않게 할 묘안을 구하자, 스님이 “밤중에 머리를 빗고 마을 뒷산에 길을 만들면 방문객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했다. 며느리는 하인들을 시켜 밤중에 뒷산 허리에 길을 만들도록 하고, 자기는 머리를 감고 방문객이 찾아오지 않도록 빌면서 빗질을 시작하자, 갑자기 요란한 천둥소리와 함께 이 집이 폐허로 변하고 말았다.
그때 하인들이 산을 잘라 길을 만들고 있던 현장에는 하얀 피가 흘러내렸다고 한다. 용의 허리를 잘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 때부터 그 길을 '용허리길'이라 불렀다. 밤중에 여자가 머리를 빗으면 집안이 망한다고 해서 금기로 여기게 되었다.
=>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에 “밤중에 여자가 머리를 빗으면 집안이 망한다”는 금기를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