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이 예루살렘 모리아 산에 여호와의 전 건축하기를 시작하니 그 곳은 전에 여호와께서 그의 아버지 다윗에게 나타나신 곳이요 여부스 사람 오르난의 타작 마당에 다웃이 정한 곳이라 (v1)
1절을 읽으며 모리아산 하면 우리는 누구나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바치려고 했던 바로 그곳이기에 그 장면을 함께 언급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살짝 아쉬운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우연이 겹치면 필연이 된다는 말처럼 아브라함과 다윗과 연관된 사건들이 이 모리아 산에서 겹치는 장면을 보며 하나님께서 모리아산을 고집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겠구나 짐작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예루살렘성전을 지을 곳을 미리 낙점하신 후 아브라함과 다윗을 그곳으로 불러 만나셨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더불어서 하나님은 참으로 ‘로맨티스트’이구나 깨닫게 됩니다. 모리아산은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아브라함을 시험하신 곳이고 아브라함이 당당하게 시험을 통과하여 아브라함의 당신을 향한 사랑을 확증한 곳입니다. 또한 다윗이 자신이 지은 죄를 통렬하게 회개하고 백성들의 목숨을 구할 때 죽음의 천사의 손을 멈추게 하고 다윗을 만나주셨던 장소였습니다. 아브라함과 다윗에게도 하나님과의 절절한 사연이 배어있는 곳이지만 하나님에게도 추억의 장소입니다. 솔로몬에 의해 성전이 지어질 때 하나님과 아브라함 그리고 다윗이 그 모습을 함께 바라보며 얼마나 감격스러워하셨을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오늘 저는 출근 전 이른 시간에 공원을 산책하며 만추의 가을을 감상하였습니다. 가을빛에 반사되어 보석처럼 빛나는 단풍에 감탄을 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가 주변에 사람들이 없음을 깨닫고는 문득 이 아름다운 장면을 나만을 위해 준비하셨나 싶은 생각에 ‘주님! 나 같은게 뭐라고 이렇게 특별대우를 해주시는지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감사합니다.’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고백에 대한 답을 하시는 것처럼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 작은 하트 모양의 나뭇잎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너무 작은 나뭇잎이라 지나치기 십상이었는데 우연히 제 눈에 꽂혔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우리가 사는 세상 곳곳에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을 숨은그림 찾기처럼 숨겨 놓으셨나 봅니다.
주님! 깊어가는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예술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자연 곳곳에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보석들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니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노래가 절로 나옵니다. 언젠가 하늘로 돌아가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