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가치 外 1편/ 박종인:시인뉴스 포엠 (poetnews.kr)
부동산의 가치 外 1편/ 박종인
이경애 기자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입니다. | 입력 : 2022/12/12 [09:17] | 조회수 : 33
부동산의 가치
박종인
어긋난 세상엔 덩치 큰 부동산이 인기 절정이다. 클수록 마음을 뺏긴다. 하지만 나는 매일 평수를 줄이려 노력한다. 그래서 공원의 무료 물리치료실을 자주 찾는다. 15명의 치료사가 세상을 거꾸로 추천한다. 제일 선호하는 치료사 7번은 부동산 평수를 한참 줄여주어 당당하다.
하늘 높고 땅 넓은 줄 아는 아파트가 마구잡이로 값을 부풀린다. 그런데도 나는 재산을 줄이려고 싸운다. 나이에 맞게 탄력을 촉진하는 치료사들과 식이요법의 도움을 받아 155의 혈당을 총공격하여 15킬로그램 감량했다. 부도 직전의 내 부동산이 활기를 띤다. 재산관리의 귀재들이다.
어긋난 세상은 큰 덩치에 몰입하여 부르는 게 값이다. 하지만 진짜 부동산은 작은 진주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은 크기로 줄이려 투자한다. 그 무엇보다 값진 건강을 위하여
밀운불우(密雲不雨)
박종인
어긋난 세상이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중전화 박스가 날카로운 비수에 고함을 내지르고 PC방 게임이 거리에서 팡팡, 여기저기 사건이 수류탄처럼 터진다. 지하철이 최루탄을 터트리고 질서가 장렬하게 전쟁터에서 전사한다. 교직자 교수 판사 의사 심지어 부모까지 모두 범죄와의 전쟁을 벌인다. 범죄자는 시체를 방바닥에 묻고 그 위에서 태연히 잠을 잔다. 가짜가 진짜가 되는 것은 순간이다.
질서와 무질서를 분리하고 악과 의를 구분할 블랙리스트의 어둠을 뚫는 암행어사 박문수는 어디 있을까. 요즘 듣고 싶은 말은 느닷없이 출몰해 마패를 들이미는 암행어사의 우렁찬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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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인 시인
전북 무주 출신
2010년 애지 등단
시집 『미술관에서 애인을 삽니다』 『연극무대』 『어긋난 세계』
부경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