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은 위로는 인체에서 가장 긴 뼈인 허벅지뼈와 아래로는 발목을 쉴새없이 움직여 주어야 하는 종아리뼈 사이에 위치해 있다. 이렇듯 긴 뼈 사이에 위치한 무릎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완주의 기쁨을 누리게 해주는 일등 공신이다. 하지만 움직임이 많은 근육의 영향을 받는 데다가 지속적인 관절의 움직임 때문에 무릎과 관련된 부상이 가장 흔한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무릎, 발목, 고관절에 나타나는 통증은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자연적으로 치유되면서 사라지는 통증이 있는 반면 지속적인 통증으로 달리기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진정한 고수가 되려면 포기할 때가 언제인지 알아야 한다. 근육과 관련된 부상은 임상적으로도 놓치기 쉽기 때문에 공부가 필요하다. 지난 겨울 포커스마라톤 주최로 근육학 강좌를 연 적이 있다. 그때 깨달은 것이 풀코스를 1백 회 가까이 뛴 사람이나 갓 입문한 초보 달림이나 근육에 대한 상식의 깊이는 같다는 것이었다. 전문적인 지식까지는 아니더라도 달리는 동안 어느 근육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 두어야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스트레칭을 할 때도 근육을 알고 해주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컨디션 파악도 쉽다.
무릎 외측에 나타나는 통증의 원인도 근육의 상호작용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골반에서부터 시작해 무릎을 가로지르는 허벅지의 앞, 뒤, 내, 외측 근육들의 균형과 안정성은 무릎 관절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허벅지 전면 근육인 대퇴사두근은 무릎을 펴주고, 뒤쪽 근육인 햄스트링은 엉덩이 쪽으로 굽혀주는 기능을 하며, 내측 근육은 허벅지를 안쪽으로 조여주는 힘을, 외측 근육은 허벅지를 옆으로 벌어지게 하는 힘을 제공한다.
이 같은 근육의 조화를 깨뜨려서 부상을 입는 이유는 근육을 적응시키지 않고 과도하게 연습하는 것이다. 훈련량을 갑자기 증가시키거나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 없이 운동하면 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특히 무릎 외측 부상은 허벅지 근육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운동 전에 충분히 허벅지 스트레칭을 해줘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무릎 외측 통증의 예방법
허벅지와 더불어 무릎 외측 부상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부위는 엉덩이다. 엉덩이에 붙어 있는 중둔근, 소둔근, 대퇴근막장근은 허벅지를 옆으로 벌리는 역할을 하는데 이 부위에 문제가 있을 경우 디스크 증상과 유사한 통증이 엉덩이와 허벅지를 통해 무릎으로 내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이런 통증은 주부에게 많이 나타난다. 흔히 ‘환도가 시리다'고 표현하는데, 만성적인 엉덩이 근육의 이상이 원인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운동과 치료가 필요하다.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의 균형을 깨뜨리는 원인으로는 다리 길이 차이로 인해 골반이 뒤틀렸을 때, 편마모된 러닝화를 신거나 경사진 주로와 자갈길, 해안길을 달릴 때, O형 다리와 X형 다리, 발의 구조적 문제 등이 있다.
무릎 외측 통증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이 달림이들도 잘 알고 있는 장경인대염이다. 장경인대는 골반 앞면 위쪽(바지 주머니 위치)에 부착된 대퇴근막장근에서 시작해 허벅지 바깥쪽을 지나 무릎의 외측까지 이어지는 길고 넓고 질긴 막이다. 이 막은 장골과 경골이라는 두 개의 뼈를 연결하는 것으로, 달리기할 때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이 부분에 과부하가 걸려 통증이 발생한다.
최근 60세를 눈앞에 둔 서브3 달림이 한 분을 치료한 적이 있다. 앞선 주자를 추월하는 재미로 달리다 보니 어느새 서브3를 했다는 그분의 통증 원인은 장경인대염이었다. 각 근육들을 검사해 보니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과 중둔근이 많은 연습량과 유연성 부족으로 과긴장되어 있었으며, 상대적으로 장경인대의 연결선 상에 있는 대퇴근막장근은 약화되어 있었다.
이처럼 근육으로 발생한 문제는 근육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분의 경우는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약화된 무릎 외측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 요법을 통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었고, 지금은 다시 서브3 주자라는 고수의 명성을 찾기 위해 훈련 중이다.
무릎 외측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릎 외측 근육에 영향을 미치는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통해 강하고 유연하게 유지해 주어야 한다. 무리하게 연습량을 늘리는 것은 금물이며, 통증이 나타나면 달리고자 하는 욕심을 버린다.
운동 전뿐 아니라 운동 후에도 스트레칭은 필수다. 스트레칭을 한 후에도 통증이 남아 있으면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 얼음 마사지를 하거나, 소염제를 발라 손바닥으로 골반 부위에서 허벅지 바깥쪽을 따라가며 지그시 눌러주는 마사지를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통증이 지속적이고 심한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찾아 자세한 검사를 받고, 개인적으로는 RICE 요법을 실시한다. 휴식(Rest)은 과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으며, 얼음찜질(Ice)은 하루 2∼3회 10분씩 하면 염증 반응을 최소화하면서 통증을 저하시킨다.
탄력 있는 붕대로 통증 부위를 감싸주면 압박(Compression)이 되면서 부종을 가라앉혀 주고, 부상 부위는 심장보다 높이 올려야(Elevation) 통증 물질이 부상 부위에 머무는 것을 조금이나마 막을 수 있다.
장경인대 테이핑 장경인대 스트레칭 상태에서 허리띠 위치의 골반 윗부분부터 무릎 옆 비골까지 일자 테이핑을 한다.
내측광근 테이핑 뒤꿈치를 엉덩이에 붙여 허벅지를 스트레칭한 상태에서 허벅지 연결 부위의 골반 뼈가 튀어나온 부분부터 무릎 안쪽까지 테이핑을 한다.
외측광근 테이핑 내측광근 테이핑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칭한 상태에서 골반 뼈부터 무릎 바깥쪽까지 테이프를 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