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지표면이 `스스로 치유'한다
이란의 밤 지역에서 대지진이 일어난 뒤, 이 지역의 지표면이 스스로 `치유'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2003년 12월26일 일어난 규모 6.6의 이란 대지진은 2만6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낼 정도로 엄청난 것이었으나, 당시 단층이동 흔적이 지표면에 나타나지는 않았었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당시 단층은 깊은 지하에서는 2~3m 차이로 이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층에서는 25㎝ 미만의 이동 흔적만 발견됐다. 표면 가까운 층의 물질은 깊은 지하 단층과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다른 지진의 경우에도 깊은 지하와 지표면의 움직임이 일치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됐다면서, 지진의 충격으로 표면층의 암석 형태에 변화가 생겨 눈에 보이는 지표면에 금이 가는 대신에 바위가 팽창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수축하는 `치유' 과정을 겪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유럽우주국(ESA)의 지구감시위성 엔비새트를 밤 지역 단층대에 집중시켜 지표면에서 반사되는 레이더 신호를 조사한 결과, 단층대에 가까운 좁은 지역에서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함몰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바위가 저절로 치유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뚜렷한 증거이다.
연구진은 "이는 깊은 지하에서 일어난 대규모 단층 이동이 표면의 넓은 지역으로 퍼져 나갔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하나의 단층을 형성하는 대신 폭 200~400m에 이르는 지역의 암석이 갈려 나갔다"고 설명했다.
지진으로 바위가 갈릴 때는 바위들 사이의 미세 공간이 커져서 암석층이 팽창하는 `체적팽창' 현상이 일어나며, 지진이 끝난 뒤에는 팽창상태로부터 회복되는 일종의 `치유' 과정이 진행되는데, 연구진이 레이저로 포착한 것이 바로 그것이라는 것.
이런 현상은 매우 느리게 진행돼, 엔비새트가 관찰한 3년반 사이에 팽창 부위가 겨우 3㎝ 정도 가라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다른 지진을 설명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예를 들어 199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카계곡을 덮친 규모 7.3의 랜더스 지진 때도 표면에 단층 이동의 흔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미뤄 이런 불활성 단층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처럼 지진 때 단층 이동의 날카로운 흔적이 지표면에 나타나지 않고 넓은 면적이 파괴된 지역의 암석은 특정한 성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밤 지역의 단층이 매우 느리게 이동해, 마지막 지진이 언제 일어났는지 모르는 것도 이런 현상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 연합뉴스 2009-03-09)
............................................................................................
[해설]
지표면의 자가치유 현상들은 지구가 살아있는 생명임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