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5일(월) 진도 팽목항에서 있었던 세월호 10주기 추모 미사에 다녀왔다.
"세월호"라는 글자만 들어도 가슴이 먹먹해지고 답답해 지는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게다.
마주하는것에 대한 두려움을 애써 억눌러가며 참례한 추모 미사와 담담히 주위를 둘러보던 마음과는 달리 희생자들의 사진이 전시되어 있는 기억관에 들어서는 순간 치밀어 오르는 묵직한 슬픔에 차마 사진속 그들을 바라볼수 없어 도망치듯 나와버렸다
잊지 않겠다고, 항상 기억하겠다고, 그 거짓말에 대한 죄스러움이 물밀듯 밀려와 도저히 그 자리에 서 있을수가 없었다.
잊고 살았다.
내 일이 아닌듯....
나에게는..
적어도 내 가족에게만은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그 이기적인 마음이 한없이 부끄러웠다.
한없이 고통속에 괴로워하는 욥에게 어줍잖은 위로랍시고 더 상처를 후벼파고 있는 욥의 친구들 같은 사람은 아니었는지 반성해 본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에 관련하여 과연 우리는 얼마나 이해할수 있으며 헤아릴수 있을까.
어이없고 허망한 죽음에 대한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할지 다시한번 고민해 보고 성찰해 본다.
부질없는 도피성 위로이다.
오만이다. 주절거리는 모든 것이 오만이고 이기이다.
적어도 이 땅에서 일어나고 있는 억울한 희생자들 앞에서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러하다.
부디 사진속 밝은 얼굴 그대로 주님 품에 안겨 평화롭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