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수행(修行)의 규칙(規則)
(4) 잠잘 때의 수행(修行)
불면유가(不眠瑜伽)를 수행함에 있어서 잠잘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 것인가. 이치(理致)를 구족(具足)한 이는 자신이 하루 종일 수행하고 밤에도 새벽을 지새운다고 생각하면서, 잘 때도 과(果)를 잃지 않도록 하면서 억념(憶念)을 갖추고 잠들어야 한다.
이에 낮의 정진(精進) 수행(修行)과 초저녁 새벽 수행(修行) 방법(方法)은 어떠하고, 수행(修行)의 중간(中間)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좌선을 행할 때(行座時)는 오개(五蓋, 다섯 가지의 수행에 장애가 되는 번뇌를 다섯 가지의 덮게 즉 오개(五蓋)라 한다. 오개(五蓋)에는 감각적 욕망(慾望), 악의(惡意), 해태(懈怠, 게으름)와 혼침(惛沈, 졸음), 불신(不信, 의심), 도거(掉擧, 分別是非)가 이에 해당된다)를 해소(解消)하는 학습을 전면적(全面的)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잘 때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낮과 밤을 세 부분(部分)으로 나누고, 밤의 첫 부분은 선행(善行)을 닦는데 보내고, 중간(中間) 부분(部分)에 이르러 잠을 자야 한다. 잠을 자면서 성장시켜야 할 요소(要素)들은 수면(睡眠)에서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몸을 보양(補養)하면 선행(善行) 면에서 두 가지의 정진(精進)을 하는 것이 가능하고, 또 유리하게 된다.
잘 때는 밖에 나가 발을 씻고, 안에 들어와서 오른쪽 옆으로 눕고, 왼발을 오른 발 위에 두고, 사자의 모습으로 잠을 자야 한다. 사자의 모습으로 눕는다 함은 온갖 짐승 가운데, 사자가 가장 용맹 강건(强健)하고, 마음이 견고(堅固)하여 상대방을 제압(制壓)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불면유가(不眠瑜伽)를 하면서 사자분신(獅子奮迅)의 기세(氣勢)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사자처럼 누워야 한다.
아귀, 귀신, 수욕인(受欲人) 등의 누운 모습은 그렇지 못한데, 그들은 게으르고, 정진(精進)이 열등(劣等)하여 상대방을 제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른쪽 옆구리로 사자가 눕는 방법으로 법면(法眼)을 취하게 되면 몸이 축 늘어지지 않고, 잠이 들어도 기억(記憶)을 상실(喪失)하지 않고, 깊은 잠에 들지 않고 나쁜 꿈을 꾸는 일도 없게 된다. 이렇게 자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네 가지의 경우(境遇)와 상반(相反)되는 갖가지 과실(過失)을 초래(招來)하게 된다.
어떤 생각으로 잠을 자는 가에는 네 가지가 있다. 첫째 청정(淸淨) 광명(光明)의 생각을 지니는 것이다. 빛의 형상(形相)을 마음에 취해여 그 광명(光明)을 갖춘 마음을 지니면서 자는 것이다. 이렇게 잠에 들게 되면 마음 속에 어둠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둘째는 기억(記憶)하는 생각이다. 모든 선법(善法)의 뜻에 대하여 청문(聽聞)과 사념(思念)과 명상(冥想)에서 얻은 결과를 기억(記憶)하여 잠들기 전까지 유지하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잠이 들었을 때도 깨어 있을 때와 같이 마음이 모든 법에 수순하게 된다. 다시 말하자면 잠을 잤을 때도 좋은 행을 닦을 수 있는 상태를 간직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는 정지(正知)에 대한 생각이다. 이와 같이 정지(正知)에 대한 생각으로 억념(憶念)하였을 때, 번뇌(煩惱)가 생겨도 즉시 알아차려서 따르지 않게 되고 바로 없앨 수 있게 된다.
넷째는 잠에서 일어날 때에 대한 생각이다. 이것에는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언제나 마음이 수면(睡眠)에 굴복(屈伏) 당하지 않고자 하여 정진(精進)하는 마음으로 산짐승처럼 가볍게 잠을 자야 한다. 그렇게 자게 되면, 잠에서 일어 나야 할 때를 넘기지 않고, 깨어날 수 있다.
둘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모든 불면유가(不眠瑜伽)를 수행(修行)하리라 마음 속에 다짐한다. 그것을 통하여 열망(熱望)을 일깨우리라 생각하고, 그렇게 하기 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자가 눕는 방법에 의하여 증감(增減)없이 잘 수 있다.
셋은, 오늘 불면유가(不眠瑜伽)와 모든 선법(善法)을 꾸준히 수행(修行)한 것처럼, 내일도 항상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선법(善法)의 희망(希望)이 지속(持續)되게 되며, 비록 일시적으로 망각(妄却)하였을 지라도 더욱 수행을 위하여 노력(勞力)하게 될 것이다.
음식(飮食)과 수면(睡眠)의 수행에 죄과(罪過)가 없고, 의미가 있도록 하고자 한다면, 생(生)을 의미없이 여러 번 보내는 것을 막을 수 있음을 보여 주게 된다. 이와 같은 것은 성자 무착(無着)이 경전(經典)을 인용(引用)하여 확정(確定)한 것을 해설한 것이다.
이렇게 좌선수행(坐禪修行) 시의 특별한 수행법을 제외하고, 가행(加行), 정행(正行), 완결(完結), 좌간(座間)의 과정에서 하여야 할 것들은 여기에서 시작하여 관(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소연(所綠)의 행상(行相)을 수행하는 것이니, 좌선수행(坐禪修行)의 중간(中間)에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설명을 끝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