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품 그룹인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계열사이며, 유럽 로열 패밀리가 즐겨 착용해 '왕들의 시계'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명품 시계 브랜드 '위블로'가 한국의 시계 제조 강소기업 '에코시계'를 인수한다고 합니다.
에코시계의 전신은 1986년 설립된 진성시계로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유명백화점에 직영 매장을 열고 저가형 시계를 팔았습니다.
이후 외환위기(IMF) 때 타격을 입자 1999년 상호를 바꾸고 유명 브랜드에 반제품 시계를 납품하는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모델로 사업 구조를 전환했습니다.
2008년부턴 위블로, 스와치 등 글로벌 수요처를 확보해 세라믹 등 부품을 납품해왔고, 2014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스위스 방문 때 위블로와 세라믹 신소재 핵심 부품 개발협력의향서를 맺고 향후 10년간 5000만달러의 장기 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에코시계는 시계 베젤(테두리)에 쓰이는 핵심 부품인 세라믹을 제조해 여러 명품 브랜드에 납품해왔고, 그중에서도 위블로와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처럼 위블로가 에코시계를 신뢰하고 뛰어난 세라믹 소재 제조 기술을 높이 평가한 것이 이번 인수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이야 세라믹은 대중적으로 쓰이는 소재지만, 2000년대 초반에는 흔하지 않았습니다.
고온에서 구워 만든 도자기 재질의 세라믹은 색감이 뛰어나고 인체에 알레르기 반응이 거의 없고, 긁혀도 흠집이 잘 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명품이 내놓은 세라믹 소재 시계가 큰 히트에 성공했고, 다른 경쟁업체들도 앞다퉈 세라믹 소재를 적용하였습니다.
위블로 역시 2005년에 스틸, 세라믹, 러버 소재의 '빅뱅' 컬렉션을 공개했는데 2004년 약 2600만달러였던 위블로 매출은 빅뱅 론칭 3년 만인 2008년 약 3억달러까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세라믹을 제조하는 에코시계에 큰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위블로는 에코시계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70%를 인수했는데, 거래 가격은 2380만달러(약 309억원)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위블로 측은 에코시계 최대주주인 고영곤 대표의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인정해 향후 5년간 회사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위블로 측은 추후 잔여 지분과 함께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는 위블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에코시계 기타비상무이사 자리에 올라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