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잘 나가던 여류작가 G 씨는 유명 문학상이란 상은 다 휩쓸며 문단에 스타작가로 떠 올랐다
잘 났다는 이유로 여자들의 시기를 한 몸에 받던 그녀는
남자 문인들과 늘 술자리에 어울려 다니는 걸 자랑삼아 얘기하다가 미운털이 박혔다
결국 여성 문단의 뭇 매를 맞고 사라졌다
잘 난척한 죄다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니 당연히 가까운 여자 친구는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남자 문인들과 놀 수밖에는 없었다
뒤끝이 없는 사내들이 오히려 편하고 좋았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렇게 결국 남자를 밝히는 색골 여자로 낙인찍히고 말았다
그렇게 문단에서 왕따 당한 후 무직자로 살았다
간간히 선배가 소개해준 방과 후 교사를 해가며 근근이 연명해 왔다
생활이 늘 궁핍했다
작년 말에 출판기념회도 없이 산문집을 조용히 발간했다
단 하루 문고에 나가 사인회를 했다
예전 같으면 휘황찬란한 기념회를 치렀을 것이다
잊혀진 그녀를 언론도 조용했다
물론 발간된 산문집 판매는 저조했다
문고 직원 말에 의하면 누군가가 자꾸 책을 중앙 가판대에서 구석 쪽으로 치워놓는 듯하다고 말했다
적들의 농간이었다
여자는 잘나면 행동거지를 조심해야 한다
도처에 적들이 늘 숨어 지켜보고 있다
소문이 낭자하면 끝이다
남자들은 제 앞가림을 하느라 엎어진 그녀를 일으켜 세울 힘이 없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뿐이었다
악의를 품은 자들로부터 도망쳐온 그는
그렇게 몰락했다
그리고 그는 강이 보이는 어느 산자락에서 숨어 살며
작은 자유를 찾았다
참 산다는 거 녹록지가 않다
유명세가 사람도 여럿 죽이고
사람을 망가지게 한다는 것을
나는 무지랭이로 살아서 모른다
참 쉽게 살았구나 싶다
길다면 긴 생을
쫓기고 돌팔매를 당하며 산다는 일은 정말 끔찍하다
유명했던 베스트셀러 작가가 글을 버리고
산속에서 호미질을 하며 행복과 자유를 찾아가는 여생에 울컥했다
오죽하면 인간 세상에서 왕따 당하고 도망쳐야 했을까
적들이 그렇게 말했다
그러게 나대고 까불지 말라고 했잖아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냐
자중하고 안 보이는 곳에 가 숨어 살아
잘 나가고 잘 난 대가는 처참했다
결국 노을과 강과 바람만이 그를 받아 주었다는
어느 스타 작가의 일기다
그는 처절하게 몰락해서
숨어 사는 자연인이 됐다
여자는 잘났다고잘 나대면 인생이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