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막집을 열었다는 소식을 전하자 여기저기서 확인전화가 빗발치게 걸려온다.
"니 진짜가?"
" 영호야! 와 그라노???"
" 선배님! 진짜밉까???"
" 노 소령님! 할수있습니까??"
" 혜윤이 아빠! 잘하세요!" 등등.....
여기는 대전 신탄진 조금 외곽에 자리잡은 구멍가게이다.
그래봤자 신탄진역에서 택시타면 약5분거리이니 그렇게 먼 곳도 아니다.
그래도 여기 사람은 대전시내 다녀오는 것을 '대전 다녀온다'고 한다.
대전시에 통합되기전 신탄진읍으로 오래있었기에 생활습관이 된 표현이기도 하다.
이곳을 인수하여 내가 주막집을 하기로 한 것은 내심 내 나름대로 이런 것을 하고 싶었던 마음이 내재했었던것 같다.
처음 소개를 받아 들렀을 때 어쩐지 마음에 와 닿았었다. 외관은 초라하게 보이고, 내부는 썰렁하고.....
조그만 공간(약 4평)에 방이 하나 딸려있고.....
어디선가 본 풍경이 떠오르기도 하고....
담배와 음료를 팔면서(과자는 거의 없고), 술을 마시는 사람에게 안주를 만들어주는곳인데 왠지 정감이 있어 보였다.
그 날 집사람과 상의한 후에 초기에 집 사람이 조금 도와주기로 하고 인수를 하였다.
마침 서울에 있을 때 이것과 똑같은 것을 친구가 할 때 경험을 한 것이 큰 힘이 되었고, 그 당시에 안주 만드는 방법을
몇 가지 배웠기에 크게 불안하지 않았기에 결정을 하기에 큰 망설임이 없었다.
쇠 뿔도 단 김에 빼라고 했다던가!
곧바로 계약하고, 물품을 인수하고 내부를 주막집 분위기에 맞게하려고 집사람의 작품? ^-^을 뺏어와 한 쪽 벽에 도배를 하였다.
개업식은 간단히 하였다. 그래도 준비기간에 들러주신 손님들이 일요일 개업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오셔서 축하를 해주셨다.
이제 약 2주일이 지난다.
이곳 지역 특성상(공업사, 고물상 등이 산재함)힘든 노동일을 하는 사람들이 잠깐 잠깐 쉬는 시간에 들러 막걸리 한 사발에 목을 축이고, 많은 시간을 보낼곳이 없는 노인어르신들이 소주 한 잔에 지나온 인생을 이야기 하면서 주인장에게 한 잔 건네주며 말동무가 되어주는 곳이 되었다.
오히려 남자가 운영하다보니 前 여주인이 할 때보다 대화의 소재가 폭 넓어져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고 한다.
게다가 여기 오기전 내가 장교출신에 소령으로 제대했다는 소문이 미리 퍼져있어서 정말 놀랬지만(진짜 무지놀랬음!! ^-^)
그것이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와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이 일을 시작한 것이 단지 낭만?을 즐기기위한 것은 아니다.
일단 당장의 급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도 해야하고, 조금 더 빨리 사회에 적응하기도 해야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을 찾아야하기에 그렇게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시선으로 나(가게)를 본다면 난 그냥 그런 필부에 지나지 않을것이다. 아니 난 그냥 그런 사람으로 보여지길 원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이 자그마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내 앞으로의 시간은 더 큰 것을 나에게 가져다 줄 것이다.
엇그제 이사를 마치며 가게에 오디오 시스템?을 갖추었다.
오늘 아침에도 문을 열면서 음악을 켜고, 하루를 독에서 지낸 막걸리를 휘저으며 맛을 음미하고, 청소를 한 후
커피 한 잔에 하루를 시작한다.
출입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내가 어떤 모습으로 비추어질지 궁금해하면서......
첫댓글 찾아오는 손님이 편안히 한잔하고 갈수있는 주막이되길...싸장님 대박나세요. 화--이팅
대박난 '싸장님'이 되도록 노력할게. 친구들과 같이 들렀다 가라.
멋진인생 멋진 영호로 거듭나길 바랍니다.언제한번 들러서 끌리막 한잔 들이키고 싶네요.승승장구하시길....
멀리서 왔는데 '한잔'가지고 되겠나? 서 말 짜리 술독이 있으니 걱정말고 올라온나! ㅎㅎㅎ
부담없고 편한자리가되어야 ..대박난다 영호야 언제함 올라갈게..
그래. 주말이나 휴일날 친구들과 기차타고 올라와서 놀다가 기차타고 내려가라....재미있다....
축, 개업. 무궁한 발전과 대박나길...
고맙다. 각규야! 카타르로 막걸리 보내주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