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아 ,네가 제일 부러워 ,
우리 나이에 마트 캐셔 자리도 쉽지 않은데
넌 약사라는 번듯한 직업이 있으니 얼마나 좋니?"
이렇게 말하는 친구 지나는 시댁에서 받은 건물에서 나오는 월세로 해외여행을
부산에 ktx타고 가듯 비지니스석타고 다니는 건물주님이시다
"예쁜 딸은 예고나와서 그 어렵다는 음대에 척척 붙고 말야 ~"
그 예쁜 나의 딸은 돈을 처발라서 음대 보내놨더니 기껏 적성에 안 맞는 거 같다고
휴학계를 내고 엄카로 남친과 데이트 중이다
"니 아들 고 2지 ? 똑똑해서 지 공부 지가 알아서 한다며?"
그 똑똑한 나의 아들은 공부가 제 길이 아닌 것 같다며 요리사가 되고 싶단다
라면도 안 끓여본 놈이......
"우리 민영이 이제 심심해서 뭐하니?"
그 심심하다는 너의 친구 나는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약팔고 집에 들어가면
밀린 설겆이에 빨래에 ....청소는 포기하고 산다.....
제발 누가 화장실 청소 좀 해줬으면 ...
"남편 잘 계시지? 여전히 너만 알고 말야 , 50넘어서 금술 좋은 부부는 니네밖에 없어"
나만 알고 있는 나의 남편은 여자 갱년기보다 무섭다는 남자 갱년기를 앓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벤츠를 사고 싶다는 폭탄 선언을 나에게 며칠 전에 했다
뒤돌아보니 자기 인생에 남는 건 없단다....
그래서 벤츠에서 내리는 남자가 되고 싶단다...
나에게 남은 건 무얼까?
벤츠사고픈 철부지 남편과
엄카쓰는 휴학생 딸과
요리사가 되고 싶은 멍청이 아들
하늘의 명을 깨닫는 나이 지천명 50대
구름산 꼭대기에서 민영은 하늘을 올려다 본다. 하늘은 온통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후두둑"
빗방울이 민영에게 쏟아져 내렸다 .
첫댓글 제 얘기네요(또르륵) 전 약사도 아니지만...
50대 전후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요.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재밌어요!ㅎㅎ! 엄청난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