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2/26(토) (바하람) 도봉산 오봉 장택주대장님

[summus]

이봉천 대장님의 사진이나 감상문 업로드 권장 취지에 따라 후기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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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그렇게나 멋있게 보이던 도봉산 오봉을 바하람 덕분에 오늘 드디어 마음껏 느꼈습니다

따뜻한 봄날같았던 어제와 달리 오늘 도봉산 능선에 올라보니 머릿속이 쭈뼛해지는 찬바람과 스산한 먹구름을 배경으로한 오봉은 군데군데 살얼음들이 어울러져 정말 신비한 태고의 별천지로 보여졌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봉중 일봉 정상에 서보니 바람이 너무 세차게불어와 서있는것만으로도 춥고힘들었는데 이봉천 대장님은 이런 기상이라도 갈수는 있지만 리더는 그렇게 결정해서는 안된다면서 일단 우회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오봉을 우회하면서 오봉의 웅장함을 가까이 느끼긴했으나 오봉의 암벽맛을 못보아 서운하던차 4봉 아래에서 간식타임을 가진후 우리의 이봉천 대장님은 이대로는 서운하니 하강으로라도 바위맛을 보자고 결정하였습니다

이제 장비착용하고 5봉으로 가서 장택주대장님 선등으로 정상정복하고보니 먹구름에 어두워진 하늘에 가랑비에 강풍까지불어 서있기도 힘들고 추워서 참 썰렁했습니다만 오봉을 등반하였다는 만족감과 정상정복의 쾌감으로 온몸이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5봉정상에서 하강포인트로 가보니 이상하게 밑이 안보였습니다 아..정말이지 저는 그 이상함은 그냥 지나버리고... 여기는 60미터 하강이고... 내려가다 벽이 멀어지면 몸을 ㄱ자로 하면 될거라는 대장님 말씀에 ㄴ자라면 몰라도 어떻게 ㄱ자로 되냐며 끼득거렸지 그다음에 벌어질일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하강은 하강기에 자일걸고 밑으로 걸어가면 되는구나라고만 생각하는 저는 오버행 하강경험은.. 분명 배우긴했겠지만... 처음이나 마찬가지인데요 그렇게 어마무시한 60m 오버행 하강을... 하룻강아지처럼 아무생각도 없이 시작하고말았습니다

드디어 하강을 시작하자마자 벽에서 멀어지면서 몸이 돌아가는데 몸은 내려가진 않고.. 오른손으로 자일을 푸는데도 왼손으로는 자일을 잡고있으니 힘만들고 내려가질 않는데.... 문득 사방을 내려다 보니 ... 아 정말 불현듯 새되어 하늘 나는듯한 환상에... 분명 아래는 절경이긴하나..순식간에 추락할것같은 공포에.. 팔힘이 없어지면서 자일을 놓칠것 같은 엄청난 공포감까지...... 초보한테는 정녕 이게 무슨 황당한 시츄에이션 인지요...

결국 눈에 보이는 아찔한 공포로 집중이 안되니 차라리 눈을 감고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대롱대롱 매달리다시피 오버행구간을 조금씩 조금씩 내리면서 기진맥진 어렵사리 간신히 내려오다 중간턱에서 발이 겨우 닿아 간신히 숨을돌리고 몸을 추스렸습니다

이하는 오버행이 아니어서 수월하게 내려왔고 전원 하강후에 장비 풀고 모두 안전하게 하산하는 내내 이제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에 오버행 하강을 드디어 해냈구나 하는 뿌듯한 마음이 더해져 발걸음도 가볍고 기분도 상쾌해져서 피곤도 전혀 못느끼고 한걸음에 내려왔습니다

여담

장택주대장님이 5봉을 선등으로 오르는것을 밑에서 볼때는 쉬워보였는데 짧은 구간임에도 막상 해보니 초보한테는 만만치 않았는데요.....

암벽은 오를때 암벽의 맛을 느껴야 한다.. 암벽과 대화하면서 그시간을 즐기라고 붙어있을때는 웬만하면 잔소리안한다..

초보들이 헤매니 이봉천대장님이 말씀 하신건데 이미 경지에 다다르신듯... 내가 오봉 오름길에 헥헥대니 기어이 자일을 달라고 하시어 대신 짊어지고 오르시고는...

선배가 가끔은 어려울때 손도 잡아줘야 정이들지...

저는 암벽도 많이 배우고있지만..그이상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이지 5봉 하강포인트의 느슨해진 볼트를 몽키스패너로 조여주시는 이봉천 대장님은 물론이고 장택주대장님과 안봉주님과 이순복님, 권혁남님께도 이런저런 것들을 배우고 마음으로 공감하는 모든 시간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5봉 정상

5봉 오름

5봉 하강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