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에서
삼각의 구조물인가 싶지만
숨겨 놓은 한 면이 있어 어디서든 얽히고설킨다
테트라포드 뿔에 올라선 몇 명의 남자아이들
잔물결의 연기를 내뱉는다
파랑 곳곳이 필터라는 것
가지런한 스크럼으로는 구겨진 기성을 막지 못한다는 것
테트라포드, 청춘의 혐의가 짙다
뜨거운 시절이란 배짱과 딴청으로 얼룩진 진창이란 말인가
굽이 높은 집을 나와 아무 연고도 없는 뒷골목으로
전력 질주하는 일
편향과 과감일지라도 의무가 없어진 울음은 울지 않았다
도무지 참회할 일 한적 없는데
변론의 기회마저 오지 않는다
남자아이들은 성급한 물결로 인다
테트라포드의 분간된 경계가 끓어오른다
어느 곳이든 경계를 쌓는 순간 안과 밖으로 나뉜다
죄 없던 곳이 바깥이 되면서 죄 많은 곳이 된다
양측 모두의 적이란 다만 경계일까
간절기를 지나온 바깥은 폭력적이 되고
지키는 안쪽은 극적으로 편편해진다
서툴고 불편한 편승일지라도 테트라포드는
육지의 최전선이고 너울 성 수평선이 무시로 오는 곳이다
남자아이들의 삼각을 표방한 테트라포드, 쉬지 않고
흠뻑 물을 빨아들였다
중심을 뱉어낸다
고은진주 2018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8년 시인수첩 신인상. 5.18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