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고창으로 향한다.
이번엔 고창읍성 대신 전불길과 노동저수지 데크길.
고창읍성 뒤편 성곽 맞은편에 전불길 오르는 입구가 있다.
잘 갖춰진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바로 옆에 위치한 오르막을 오른다.
입구에는 다양한 표지판과 프랑카드들이 시선을 어지럽힌다.
임산부도 오를 수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가파르거나 험하지 않다는 반증이겠지.
실제 60대 후반에서 70대 어르신들이 많다.
입구의 오르막만 살짝 오르면 신기할 정도로 완만한 길이 쭉 이어진다.
간혹 오르막 내리막이 있긴 하지만 편도 구간인 전불길 체력단련장까지 가벼운 경사로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 모양도 다양하다.
민화에 나오는 귀여운 호랑이 모습부터 거북이랑 애벌레 모양으로 특색있게 꾸며 놓은 벤치랑 군데군데 나무의자도 만날 수 있다.
편히 쉴 수 있는 정자도 초입과 중간 끝부분에 조성해 놓았다.
나이 드신 분들을 배려한 흔적이 역력하다.
외지인이 찾기 보다 마을에 사는 분들이 편한 옷차림으로 산책을 즐기고 있다.
외려 등산복 갖춰 입은 우리를 의아하다는 눈초리로 바라 본다.
전불길은 소나무가 주위로 가득해 마른 솔잎이 발걸음을 편하게 해준다.
식물의 이름도 알 수 있게 이름표를 달아 놓았다.
가는 길 좌우로 꽤나 정성스럽게 꾸며놓은 넓은 묘지들이랑 소박한 묘들도 많이 만난다.
여름날에나 볼 것 같은 짙은 초록빛 고사리들이랑 조릿대가 우거진 곳도 보인다.
길 양쪽으로 맥문동의 푸르름도 함께 하고 있다.
중간 지점 10m 남짓 시커멓게 불에 그을린 소나무 줄기들이 보인다.
불이라도 났던 걸까. 천만다행 번지진 않았던 모양이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는 마을들이 보인다.
이름도 정겹다. 호동마을 내동마을 은동마을
이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챙겨주고 쉼을 주는 전불길
유난스럽지 않고 소박하면서도 정스러운 길에 더 마음이 간다.
편도 3.6km 왕복 7.2km, 빠른 걸음으로 90분 느린 걸음으로 120분
허리 춤에 약간의 땀을 나게 하는 산책로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5분여 걸리면 도착하는 노동저수지 수상길로 향한다.
수위 변동에 따라 뜨거나 가라앉는 구조로 되어 있단다.
초입에 매월정이 소나무에 둘러 쌓여 있다.
소나무 그늘 아래서 그저 멍하니 물을 바라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될 듯하다.
수상길에는 이런 저런 구조물이 많다.
LOVE GOCHANG 이란 글귀가 커다랗게 보이고 중간에는 분수도 보인다.
물 위에는 둥그런 하얀 구들이 떠 있고 제방 가까이 큼직한 노란 물체가 보인다.
제방으로 이어지는 길을 달빛 수상길이라고 한다더니 아마도 달이지 싶다.
수상길과 고창읍성 성곽 사이 자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다는 자연 마당이 펼쳐진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놀이터와 숲 체험원이 보이는데 나무로 만든 놀이기구가 여러 개 보인다.
겨울날 추위에 떨었던 걸까. 몇 개의 놀이 기구들이 힘없이 부서진다.
봄날이 오기 전 제대로 고쳐놓아야 할텐데..
해먹 위에 누워 바라 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따뜻한 날 방문하는 아이들에겐 즐거운 놀이터가 될 듯하다.
고창읍성을 중심으로 전불길 산책로, 자연마당, 노동저수지와 달빛 수상길이 마치 문화밸트처럼 넓게 조성되고 있다.
고창을 찾는 사람들이나 주민들에게는 소중한 휴식공간이 될 것 같다.
풀뿌리 민주주의가 이루어 놓은 가장 좋은 점 중 하나.
마을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산책길들이 많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
간혹 넘치는 의욕만으로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도 있지만 다투어 주민을 위한 시설이 만들어 지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구석구석 찾아가는 재미가 더해질 듯하다.
첫댓글 까미노님이 등에 앉으니 호랑이가 얌전히 다소곳하네요.
호랑이도 우아한 여인을 좋아하는가 봐요.
청룡의 해, 호랑이도 아나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