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 / 교정 중
벽 등 하나 달랑 다락같은 방
오징어에 소맥 한 병
마침 ‘개는 훌륭하다’라는
하필
이 경규의 생사 넘나든
죽음이라는 개 방송에
감정 골이 덜컹되는
밤
나잇값 빼는 고독
컵 끄트머리 앉은 물방울에
마구 뭉구리 치는 옛 것
다 어딜 놓고
날개 꺾인 수리처럼
왜 구석에 앉아 청성
메마른 눈치 보다
오르는 분노의 거품을 홀짝
외로운 섬 하나
동그란 원안에 동그란 눈
24. 06. 03.
섬 / 초고
벽 등 하나 달랑 다락방 같은
오징어에 소맥 한 병
마침 ‘개는 훌륭하다’라는
이 경규의 생사 넘나든
개 방송에
감정 골이 덜컹된
외로움
나잇값 점잖음 빼는
고독 당그런 컵 물방울에
마구 뭉치는 옛날거리
다 어딜 가고
날개 접은 수리 한 마리
구석에 앉았을까
눈치 메마름 보다
거품 오르는 분노에
밤을 홀짝 훌친다
2020. 03. 20.
섬에 갇히다
마침 ‘개는 훌륭하다’라는
어릴 적 생사 넘나든 이경규의 TV방송
마음속 잠자던 그리운 이 덜렁 생각에
소주 맥주 오징어 잔 독
설렁한 외딴 방 혼자라서 더
소맥 합주에 넘친 잔
부글부글 미련한 미운 정
시원하면서도 씹어서 먹는 거품
터벅하게 매섭지만
외로워 한 잔 더
빨간 채색 오징어로
질겅거리는 아픔
피멍 든 입술
동그란 세상 속에서는
그리움은 한없고
가득 찬 잔에
외로움은 취한 순한 양
2층 다락방의 고독은
기어이
터지는 독한 트럼도 못 말린
마지막 남은 한잔
밤을 안주 삼아 마저 마신다
2020. 0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