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2월 1일에 KBS에 취업하고 첫 부임지에 부임하였다. 그 달 한달을
근무하고 받은 나의 첫 봉급이 5천원이었다. 이는 부임 첫달을 수습기간으로
정하고 수습직원에게 지급하는 봉급이었다.
다음 달에 내가 받은 봉급이 13,000원이었으니 그 절반도 채 안되는 금액이
었다. 봉급이 많고 적고 간에 나는 이 수습직 봉급을 받고서, 고향에 계신 내
아버님께 안부편지를 드렸다. 첫 봉급으로 5천원을 받았다는 소식과 함께....^^
그리고 나서 얼마후에 아버님께로 부터 편지를 받았다. 평소에는 편지를 잘
하시지 않는 분께서, 나름대로 정성껏 쓰셔서 나에게 보내주신 편지였다. 이
편지 내용중에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것은 "우짠 방송국이 월급이 그리도
적으냐" 라고 쓰신 내용이다. 아마 아버님께서도 내 봉급이 기대 이하이라서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그후 두번 째로 내가 받은 봉급이 1970년 1월 분인데, 앞에서 이미 언급한 바
와 같이 13,000원이었다. 그리고 이 해 3월달에 받은 금액이 18,000원으로써
5천원이 인상되었다. 인상 비율로 따지면 약 40%에 가까운 액수였다.
그리고, 이듬 해인 1971년 1월 분의 봉급은 이에서 1천원이 인상된 19,000원
이었다. 당시에 5급을 전송기원보의 봉급이 2만 6천여원 정도였으니 차이가
많았다.
그러다가 이 해 9월에 중앙청 문화공보부에서 면접시험을 치르고서, 11월 1일
자로 정규직인 5급 을 전송기원보(傳送技員補)로 발령을 받고 지급받은 봉급이
2만 7천원 정도였으니, 당시로서는 갑자기 큰 부자가 된 것만 같았다.
그후로 근무 연한이 늘어나고, 공무원 신분에서 방송공사 사원 신분으로 전환
되는 과정에서 상당 수준의 인상이 있었고, 1980년 언론통폐합 몇달 후 1981년
3월 경의 봉급이 한번 더 높은 수준으로 인상되었다.
이러한 봉급에 관한 이야기를 회상하다 보니 그 첫 부분에 아버님의 편지 이야
기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