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지난해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에서 공식 건배주·만찬주로 선정된 '우포의 아침' '창원의 아침'을 제조한 (주)맑은내일 박중협 부사장. /임봉규 기자 |
|
|
"스코틀랜드에는 위스키가 있고
러시아에는 코냑이 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술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맑은내일이 가진 최대의 자산입니다. 반드시 성공할 겁니다."
지난해 열린 제10차 람사르총회 공식 건배주와 공식 만찬주로 선정된 '우포의 아침'과 '창원의 아침'을
제조한 농업회사법인 ㈜맑은내일 박중협(36) 부사장.
100% 경남지역
농산물로 만든 전통술 제조회사인 ㈜맑은내일의 역사는 박 부사장의 할아버지인 고 박원우 옹이 정미소를 하면서 예로부터 조상이 마시던 밀주(농주)를 만들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부사장의 부친인 ㈜맑은내일 박태식(65) 사장이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자 지난 2003년 11월 전통술 제조회사인 '예주가'를
설립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가업 잇기가 시작됐다.
박 부사장은 지난 1999년 경상
대학교 농화학과를 졸업하고 나서 고려대 농화학과
대학원에 입학, 2000년 12월 말 국순당 중앙
연구소에 입사하면서 국순당 배상면 회장에게서 개량된
전통주를 만드는 기술을 익혔다.
"우리 농산물로 세계적 술 만들자" 가업 이어 연구개발
'우포의 아침' 등 람사르총회 공식 건배주로 선정 쾌거
박 부사장은 2001년 국순당 연구원 시절 백세주와 별, 증류식 소주 개발에 참여했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술 만드는 것이 싫어 국순당 입사 1년여 만에 퇴사했다. 자신이 공부한 전공분야와 달랐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대전 연구단지에 있는 벤처기업에서 근무하다 2002년 ㈜무학으로부터 '국화주' 프로젝트 연구개발팀 책임연구원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현재 시판 중인 '가을 국화' 개발과 공장설비라인까지 마무리했다. 당시 그는 ㈜무학으로부터 공로를 인정받아 31세의 나이로 ㈜무학 중리공장 최연소 공장장으로 근무했다.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던 전통주 제조에 관심을 두게 됐다. 박 부사장은 "잊혀 가는 우리 전통술을 오늘날 우리의 입맛에 맞게 복원하고 싶었다"며 "최고의 술을 만들겠다는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우리 농산물을 이용해 정성과 혼을 담아 제대로 된 술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마음으로 독립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무학을 퇴사한 박 부사장은 가업을 잇고자 전통술 제조회사를 설립한 아버지와 함께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전통술 연구개발에 매진하게 됐다.
박 부사장은 국순당 시절 배운 개량된 전통주 신기술과 할아버지께서 전해준 옛날방식의 술 제조법을 연구한 끝에 2006년 5월 '맑은내일'을 개발, 첫 작품으로 출시했다. 맑은내일은 지난 2007년 10월 벤처기업으로 선정돼 그해 12월 발효주의 침전물 제거방법으로 특허까지 출원했다. 지난해 4월에는 람사르총회 공식기념품으로 창원의 아침과 맑은내일 프리미엄, 우포의 아침 등 3종이 선정됐다.
박 부사장은 "우리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술을 만드는 게 맑은 내일의 목적"이라며 "우리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품이 전혀 없는 실정에서 제품을 개발한다는 자체가 모험이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술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다고 기억했다. 그는 "우리 농산물이기 때문에 술 색깔의 변화가 많았고 원료에 따라서 발효가 제대로 되지 않아 고생했다"며 "술을 발효시켜 병에 주입하는 단계에서 술 원액이 흘러나와 곰팡이가 슬기도 했으며 시판하고 나서는 침전물이 생겨 반품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100% 우리 지역 농산물을 이용해 만든 술이 정작 도내에 있는 판매현장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술이라고 외면당할 때 속이 많이 상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박 부사장은 꿈이 많다. 그는 오늘도 우리 농산물로 만든 술이 외국 술보다 우수한 술임을 입증하고 한국적이지만 세계적인 술이 될 수 있다는 꿈을 위해 판매현장과 공장을 누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