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겸손을 가슴에 품은
일꾼
에베소서 3 : 7~9
지금
여기에서
성 프란시스의 제자 한 사람이 어느 날 성 프란시스에게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은 자기 자신을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성 프란시스는 마치 준비된 듯 서슴지 않고 대답했습니다. "나는 내가 세상에서 제일 악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지." 이 대답에 제자는 다시 물었습니다. "세상에는 살인자와 강도도 많고 갖가지 죄인들이 많은데, 성자라고 추대받는 선생님께서 세상에서 제일 악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그건 위선이요 거짓말 같습니다." 그 말에 성 프란시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자네가 몰라서 그래. 나는 원해 악한 사람이었고 지금도 악한 사람이야. 그런데 하나님께서 나에게 많은 은혜를 주셨네. 만약에 나에게 주신 만큼 다른 사람에게 베푸셨다면 그 사람들은 나보다 좋은 사람이 되었을 걸게."
성 프란시스는 하나님께서 세우시기 전의 처음 모습을 기억하고 겸손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자신을 구별하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 겸손했습니다. 성 프란시스의 겸손은 지금도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1. 겸손은 하나님의 일꾼이 가져야 할 덕목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일꾼을 우리는 흔히 사역자라고 부릅니다. 사역자는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신실하게 참되고 변함없이 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맡긴 일을 감당할 때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역자를 신실한 사역자로 여깁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하나님의 일을 하는 신실한 사역자에게 가장 먼저 요구되는 덕목은 겸손입니다. 겸손은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게 하며, 사람을 세워 주고, 본이 됩니다. 신약의 서신서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겸손이 중요한 덕목임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빌 2 : 3).
"젊은 자들아 이와 같이 장로들에게 순종하고 다 서로 겸손으로 허리를 동이라 하나님은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는 은혜를 주시느니라"(벧전 5 : 5)
2. 하나님의 은혜를 알면 겸손할 수 있습니다.
바울은 예수님께 부르심을 받고 참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3차에 걸친 선교 여행을 통해 여러 곳에서 말씀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바울은 자신의 삶을 마지막 여정이었던 로마의 감옥에서 자신이 세웠던 에베소 교회를 향해 편지했습니다. 그 편지에서 다음과 같은 고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엡 3 : 7).
로마 감옥세 갇힌 바울은 자신의 평생을 예수님을 전하기 위해 사용했고, 이 편지를 쓰는 순간에도 복음 때문에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자신의 처음 모습을 잊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만나 변화기 전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가두고 못살게 굴었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다메섹 도상에서 예수님을 만난 것은 바울의 삶을 통째로 바꾼 엄청난 은혜의 사건이었습니다. 바울은 부족한 자신을 부르시고 일꾼으로 삼아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 : 10).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는 것은 바울이 겸손할 수 있었던 이유였습니다. 많은 사역을 하여 많은 열매를 거두었지만 오직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하던 바울을 통해 겸손을 배우게 됩니다.
3. 겸손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영광을 받으실 분은 하나님 한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의 모든 만물을 지으셨고 찬양받기 합당하시며, 영광을 받으실 유일한 분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만을 드러내는 사람을 세우시며 하나님의 일을 감당케 하십니다.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오직 겸손한 자와 동행하십니다.
"미쁘다 모든 사람이 받을 만한 이 말이여 그리스도 예수께서 죄인을 구원하시려고 세상에 임하셨다 죄인 중에 내가 괴수니라"(딤전 1 : 15).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엡 3 : 8).
바울은 많은 교회를 세우고 전도하며 신약성경의 절반 정도를 기록하였고, 평생 하나님을 위해 애썼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죄인 중에 괴수이며, 지극히 작은 자임을 고백합니다. 바울은 유대인 중의 유대인이며 율법을 잘 지켜 왔고, 로마 시민으로서 자신의 본분을 잘 지켜 왔습니다.
하지만 자신은 가장 큰 죄인임을 고백합니다. 바울은 어디서나 하나님의 은헤를 기억하며 영광은 오직 하나님께만 돌립니다. 겸손은 자신을 비굴하게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영광과 사람을 향한 한없는 은혜를 깊이 알기에 겸손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바울의 겸손을 기억하셨고, 바울을 통해 세계 복음의 문을 여셨습니다. 진정한 겸손은 끊임없이 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빛 되신 그분과 가까워지는 것, 끊임없이 그분을 더 알아가는 것, 그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바울과 같은 겸손함이 우리에게도 있기를 바랍니다.
새로운 삶을
소망하며
서울 용산의 삼각지 뒷골목에는 허름한 국수집이 있습니다. 주인 할머니는 연탄불 위에서 멸치육수를 우려내어 만든 국수를 10년이 넘게 2,000원에 팔면서 면은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더 주었습니다. 한 번은 노숙자가 허겁지겁 국수를 먹었습니다. 할머니는 얼른 그릇을 빼앗아서는 다시 국물과 국수를 담뿍 담아서 내놓았습니다. 사내는 쉴 새 없이 먹었습니다. 그릇을 비우자마자 사내는 정신없이 도망을 쳤습니다. 할머니는 도망치는 사내를 향해 소리쳤습니다. "천천히 가! 넘어지면 다쳐!" 할머니는 국수를 먹고 도망하는 그 사람조차 귀하게 바라본 것입니다.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사람조차 귀하게 바라보는 이 할머니의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일꾼들이 가져야 할 겸손한 모습입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형제와 자매도 귀히 여기는 것, 그것이 겸손입니다. 겸손한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깁니다. 우리 모두가 겸손을 간직한 하나님이 일꾼으로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작은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모든 성도 중에 지극히 작은 자보다 더 작은 나에게 이 은혜를 주신 것은
측량할 수 없는 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이방인에게 전하게 하시고"
(엡 3 : 7-8).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의 나의 모습이나 지금 나의 연약한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많은 사람 중에 나를 구원하시고 지금 이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립시다.
▽나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기를, 나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만이 드러나는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이 시간 간절히 기도합시다.
한국장로교출판사
지은이 : 박기철목사
첫댓글 하나님께서 세우시는 일꾼을 우리는 흔히 사역자라고 부릅니다.
아멘 주님께영광
나의 삶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바울과 같이 오직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만을 자랑하며 나를 낮추고 빛되신 주님 만을 겸손히 섬기며
하나님과 사람 앞에 겸손한 자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