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등불>
타고르(Rabinderanath Tagore. 1861~1941)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 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 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이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림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 잃지 않는 곳
무한히 펴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국으로
내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동아일보 1929년 4월2일자에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 이라는 시가 실렸는데 이 시는 「동방의 등촉(燈燭)」 또는 「동방의 불꽃」으로도 번역되었다. 이 시는 1929년 타고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동아일보 기자로부터 한국 방문을 요청받았으나 응하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을 대신하여 ‘동아일보’에 기고한 작품이다. 이 시는 타고르가 한국을 소재로 쓴 두 편의 작품 중 하나로, 일제 식민치하에 있던 한국인들이 희망을 잃지 말고 꿋꿋하게 싸워 독립을 이루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보낸 격려의 송시(頌詩)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