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반가사유
봄의 꼬리엔 몇 개의 시샘이 따라다닌다
다 부러워서 그러는 것
눈앞이 뿌연 것도
바람이 갈지자로 걷는 것도
동진강 물결이 반짝이는 영농조합법인 앞마당
색색깔 옷을 입은 몇 대의 트랙터
나란히 가부좌를 틀고 꽃과 눈을 맞추고 있다
저 덩치들을 불러낸 것도
떠받치고 있는 것도
연두가 밀어올린 노랑이려니
냉이꽃이 돌멩이를 떠받치고
유채꽃은 트랙터를 떠받치고
세상을 떠받치는 힘이 작고 여린 것에서 나온다는
아주 시적인 순간을 사적으로 지나가는 유혈목이
멈칫 물러선 걸음 위로
참새 몇 마리 포르르,
보리밭 쪽으로 날아가고
* 이름 : 박숙경
* 2015년 –계간 『동리목월』 여름호 신인상
* 2016년, 2021년 –대구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선정
* –시집『날아라 캥거루』 (문학의전당, 2016)
-시집『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 (시인동네, 2021)
-시집『오래 문밖에 세워둔 낮달에게』(달아실, 2024)
첫댓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