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6일 건봉산 골짜기에 때가 차매 삼무곡영성네트워크(삼무곡 수도회)에서
기숙형 초등 과정의 대안공동체인 "삼무곡 어린이 마을"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날 하루종일 비가 내렸는데, 하늘의 복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또한 먼 길 한 걸음에 달려와주신 모든 분들의 걸음은 땅의 축복이었지요.
삼무곡영성네트워크 대표 현곡 김종률 선생님께서
"<삼무곡 어린이 마을>은 어린이가 주체가 되어 21세기 초등교육의 새 모델을 만들어 가는,
대안교육을 넘는 학교에서 마을로 가는, 가족에서 공동체로 나가는
대안사회와 대안공동체의 새 지평을 열어가는 곳이다"라는 선언과 함께 시작된 개교식은
하루종일 내리는 비처럼 막힘없이 모두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였습니다.
산과 바다, 계곡의 넉넉한 품에서 서로를 스승으로 모시고,
삼무(소유,판단,계획이 없는)의 지혜를 배워가는
초등 과정의 기숙형 대안공동체를 섬길 교사들입니다.
백한 김병주(대표), 품은산 정자연(전체 프로그램 진행), 명량 윤영준(인턴-생활),
김희수(교생-음악), 정선아(교생-글), 권순영(예비교생-미술)
여운(如韻) 김진탁 선생님께서 이곳이 꼭 필요한 교육공동체로 쓰여짐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이 터를 구입하신 뒤 손수 한옥집을 건축하셨지요.
사실 한옥학교 및 한국통나무학교를 수료하신 것도 아니신데,
또한 2000년 동해삼척 큰 산불로 죽은 뒷산 소나무를
직접 경운기로 옮겨 누구의 도움 없이 수행명상하듯 제작하며
아름답고 창조적인 한옥을 친히 세우셨다는 소식에 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노자 및 라즈니쉬 오쇼 선생께서 말씀하신 "유(有)의 바탕은 무(無)라고 말씀하셨는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곳을 "삼무곡 어린이 마을"에 내어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시인, 영성가 고진하 선생님께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덕담을 필두로
"원주 공간삼무곡" 이 출범하는데 큰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경희한의원 원곡 김종운 원장님과 여정 나성애 사모님,
"헤이리 공간삼무곡"을 오픈하는데 기꺼이 큰 힘을 실어주신
쌈지 농부 천호균 선생님과 논밭어린이 예술학교 정금자 선생님,
"삼무곡 청소년 마을" 산행 스승이신 김승하 샘과 유미영 선생님,
그리고 서예가 소엽 신정균 선생님과 "사색의 향기" 대표 이영준 선생님,
서울대학교 병원 최선아 선생님, KBS"영상앨범 산" 곽진솔 방송작가 및 "원주 공간삼무곡" 카페지기 노을,
"삼무곡 청소년 마을" 교사 최미루 부모님, 학생 최병헌, 김희수, 권순영 부모님들께서 인사 및 축하를 해주셨습니다.
바쁜 와중에 원근각처에서 심지어 서해에서 동해, 강원 최남단까지 우중을 뚫고
기쁨으로 찾아오신 선생님들의 축하에 대한 답가로 품은산 정자연 선생님의 자작곡을,
이상(理想)이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 자신 앞에 펼쳐진 놀라움에
감동의 눈물, 벅차오르는 기쁨, 그리고 뜨거운 감격의 설렘을 선율에 담아 화답으로
1부 예식을 마무리했습니다.
두번째 잔치마당으로 점심 및 뒤풀이가 펼쳐지며 자유롭게 이야기 꽃을 피웠지요.
마지막으로 서예가 소엽 신정균 선생님의 살아 있는 퍼포먼스 즉문즉필의 시간을 가졌는데,
통찰과 위트가 섞인 말씀이 화선지 위에 춤을 추는 듯
독특한 서체로 모두를 기운찬 행복으로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힘을 남겨두지 않고 잠들지 않으리라"(하루인생)는 삼무곡 핵심 가르침인데,
선생님께서 맞장구를 치시며 "힘이 남아도는데, 자야한다는 것 자체가 화가 나는 일이다"며
삶은 그렇게 모든 에너지가 고갈된 뒤 쓰러져 자야한다"고 큰소리로 쩌렁쩌렁 말씀하시는데,
사실 통쾌했습니다. 달변과 달필에 모두가 행복한 시간이었지요.
천지개벽????
하늘과 땅이 뒤집어지는 어떤 혁명같은 일보다 그냥 씨앗 하나 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삼무곡 어린이 마을"이라는 씨앗 하나를 이천 골짜기 여운당(如韻堂)에 심었는데,
심었으니 때가 되면, 싹이 나고 줄기가 솟고 가지를 뻗어 꽃이 피고 열매를 맺겠지요.
천지인(天地人)의 합일로 이루어지는 창조이기에
자연의 품에서 사랑과 기쁨, 자유와 진실에 어긋나지 않도록
어린이들과 함께 어린이들을 스승으로 모시고 어린이들을 섬기며 배움의 삶을
온 몸으로 살아내며 새 배움터의 길을 걷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깊이 감사드립니다.
삼무곡 어린이 마을
대표교사 백한 김병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