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놈 / 김개미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오늘 아침 귀엽다고 말해 줬더니자기는 귀엽지 않다는 거야자기는 아주 멋지다는 거야키가 많이 컸다고 말해줬더니자기는 많이 크지 않았다는 거야자기는 원래부터 컸다는 거야많이 늘었다고 말해 줬더니지금은 별로라는 거야옛날엔 더 잘했다는 거야102호에 다섯 살짜리 동생이 살고 있거든자전거 가르쳐 줄까 물어봤더니자기는 필요 없다는 거야자기는 세발자전거를 나보다 더 잘 탄다는 거야삼학년 / 박성우미숫가루를 실컷 먹고 싶었다부억찬장에서 미숫가루통을 훔쳐다가동네 우물에 부었다사카린이랑 슈거도 몽땅 털어넣었다두레박을 들었다 놓았다하며 미숫가루를 저었다뺨따귀를 처음으로 맞았다저녁별 / 송찬호서쪽 하늘에저녁 일찍별 하나 떴다깜깜한 저녁이어떻게 오나 보려고집집마다 불이어떻게 켜지나 보려고자기가 저녁별인지도 모르고저녁이 어떻게 오려나 보려고새와 나 / 안도현새장 속의 새에게내가 말했다- 갇혀 있어서 얼마나 답답하니?새장 밖의 나에게새가 말했다- 들어오지 못해서 얼마나 갑갑하니?사람 / 김용택고추에서벌레들은 도망갔습니다배추에서벌레들은 도망갔습니다사과에서벌레들은 도망갔습니다쌀에서도벌레들은 도망갔습니다도망갈 곳 없는 사람들이그걸 먹고 살지요작은 왕국/ 유강희거위벌레에겐도토리 한 알도위대한 왕국소 / 유강희천둥이 쳐도모기가 물어도커다란 눈만 꿈벅해바라기 / 경종호해바라기꽃 위에무당벌레방석이 너무 크다손잡이 / 임미성손잡이가 없으면문도 없는 거야열 수 없고 닫을 수 없으면문이 아니잖아손잡이가 없으면우산을 어떻게 들까?가방은 업고 다니려나?냄비는 뜨거운 마음을감추지 못하겠지?네모난 문에도둥근 냄비에도가방에도, 우산에도그래서 손이 있는 거야공 / 하미경굴러가야 공이지누군가 뻥!걷어차야 공이지그냥 우두커니 있으면동그라미지
첫댓글 "자기는 아주 멋지다는거야"정말 <어이없는 놈>이네요
첫댓글 "자기는 아주 멋지다는거야"
정말 <어이없는 놈>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