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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화진포로 1... (여행을 떠나며)
2차 세계 대전 후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확연한 이념 대립으로 갈등을 벌였던 미국과 소련... 38선을 경계로 양국이 우선 주둔하였다. 카이로 선언과 포츠담 선언으로 한국의 독립을 약속하였지만 의견 충돌로 무산되었다. 미소 공동위원회가 열렸지만 우리나라는 중립지역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남북 분단이 시작 되었다. 이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식민지화 한 프랑스와 인도, 파키스탄, 미얀마를 점령한 영국 사이에 중립국으로 태국을 침범하지 않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시 신탁(信託)운동과 반탁(反託)운동은 요즘 역사 교과서의 ‘국정이냐?’ ‘검인정이냐?’로 사투(死鬪)를 벌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검인정을 승인한 정부도 잘못이 있지만 검인정의 문제점을 발견한 정부가 이를 저자(著者)에게 시정 조치를 요구하였을 때 정정하였더라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를 거부하고 소송(訴訟)까지 이르렀다니 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남북 분단의 현실을 생각하면서 집필하는 것이 원칙인데 도(道)를 넘은 좌편향 교육 내용...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월남이 패망했을 때 일부에서는 통일되었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잘못된 표현이었다. 좌편향 된 교과서도 문제이지만 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 개인적 주관을 가르쳐서는 안 된다.
이와 더불어 소련은 중국을, 미국은 일본을 등에 없고 힘의 대결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이후 소련은 중국과 더불어 남한을 적화통일을 하기 위하여 김일성에게 힘을 실어주어 6.25 전쟁이 발발하였다. UN군의 지원을 받은 남한은 3년여의 전쟁 속에서 휴전이 성립되었으니 벌써 65년... 남북 분단의 아픔이 시작되었다. 남북 최고 통치자인 이승만과 김일성의 별장이 있는 곳...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 있는 화진포다. 이곳에 또 다른 별장이 있으니 이기붕 전 부통령의 별장이다. 이 화진포를 10월 17일 한화관광을 따라 떠났다.
동해와 연접해 자연풍광이 수려한 화진포... 72만평에 달하는 광활한 호수 주위에 울창한 송림이 병풍처럼 펼쳐진 국내 최고의 석호(潟湖)다. 潟湖란 밀려 들어온 모래가 쌓여 바다로부터 분리된 얕은 호소(湖沼)를 말한다. 거센 파도나 해일로 바닷물이 유입되어 염도가 높으며 송지호, 천진호도 潟湖다. 수 만 년 동안 조개껍질과 바위가 부서져 만들어진 화진포 해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을 뿐만 아니라 해변 앞에 금구도(金龜島)가 절경을 이룬다. 이 金龜島에 광개토왕릉이 있다고 전한다. 겨울에는 고니 등 많은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고성 화진포로 2... (진부령을 지나며)
중부고속도로를 따라 음성에서 제천으로 홍천IC로 나갔다. 다시 국도 44번을 따라가다가 한계초등학교 3거리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우측으로 가면 한계령, 좌측으로 46번 도로를 따라가면 진부령으로 가는 길이다. 여행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한계산(寒溪山) 아래 마을이라 해서 한계동(寒溪洞)...신라 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이곳을 지날 때는 10월 하순... 살을 에는 듯 한 추위와 눈보라가 심한 겨울이었단다. 이들 일행이 몹시 추웠던 것을 되새겨 한계(寒溪)란 이름을 붙였다고 추측된다. 더 오르면 만해(卍海)마을...
독립 운동가이며 시인인 만해 한용운(韓龍雲) 선사(禪師)의 불교사상과 높은 문학 혼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문학박물관, 문인의 집, 만해학교, 심우장, 서원보전 등이 있다. 음주와 흡연이 금지된 이곳은 문학을 직업으로 삼고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다. 인근에 백담사(百潭寺)가 있는데 이곳에서 한용운 선사는 ‘님의 침묵’을 집필한 곳이기도 하다. 전두환 대통령이 칩거(蟄居)하였던 곳이다. 대청봉에서 사찰까지 100개의 연못(潭)이 있다 해서 붙여진 百潭寺... 오랜 세월 속에 훌륭한 선승들을 배출된 곳이다.
만해마을을 지나 황태마을에서 국도 56번으로 넘으면 속초시... 여행길은 46번으로 계속 이어지니 진부령(陳富嶺)이다. 해발 529m로 태백산맥의 중부지방 여러 고개 중에서는 높이가 가장 낮다. 그러나 잿마루에 올라서면 동해와 태백산지 사면의 수해(樹海)가 눈 아래에 펼쳐지고, 구곡양장(九曲羊腸)의 고갯길이 장장 16km에 걸쳐 이어진다. 진벗령, 조장(朝場), 그리고 朝場이 변음된 조쟁이 등으로 불리기도 한 진부령의 어원(語源)은 찾을 길이 없다. 진부령 아래에는 미시령, 한계령, 진고개, 대관령, 백봉령이 줄을 잇는다.
도착하는 곳은 화진포이지만 국도 7번을 따라 통일전망대로... 지나는 길에 현내면 대진항... 현내면 소재지로 최북단 어업 전진기지다. 한나루였던 이곳 지명은 일제 강점기 한자화하면서 대진리(大津里)라 개칭하였다. 더 오르면 명파리(明波里)... 동해를 바라보아 동해의 맑은 물과 백사장을 낀 아름다운 경관 때문에 明波里로 불리었다. 민통선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해제되었다. 이곳에 오면 조OO이 생각난다. 1980년대 후반 2학년 담임으로 수학여행을 온 적이 있었다. 300여명의 학생에 수학여행비가 600여만 원... 간식을 먹기 위하여 전대(纏帶)를 이곳 매장에 놓고 경포대까지 놓고 나왔으니 암담한 일이다.
고성 화진포로 3... (통일전망대에서)
당시로서는 통장 이체나 수표를 가지고 다니던 시대도 아니고 핸드폰도 없던 때라 오늘 저녁부터 학생들의 식사(食事)가 걱정되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찾으러 간 우리 일행은 검문소에 사정이야기를 하면서 통일전망대 매장(賣場)에 도착하니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판매원은 주운 물건이라 하면서 한쪽에 보관하고 있었으니 쉽게 찾은 것이다. 감사한 인사를 나누고 내려 왔다. 세월은 흘러 30년이 다 되었으니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마치 설운도가 부른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잊지 못할 30년’이 아닌가?
통일 전망대에 도착한다. 가는 곳마다 적십자 기(旗)가 펄럭이고 있다. 며칠 후면 이산가족의 상봉...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집안의 역사를 반추(反芻)해 본다. 성삼문 등 사육신을 거마형(車馬刑)을 시키면서 세조의 왕위 찬탈(簒奪)이 없었더라면 파주 근처에 살았을 것인데... 300리 이내는 들어오지 못하게 한 세조 때문에 세종시 금남면 달전리가 고향이 되었다. 금강산 비로봉(毘盧峰)과 해금강(海金剛)을 바라볼 수 있는 통일 전망대... '민족의 얼', '멸공의 의지', '통일을 향한 전진' 등 반공 교육의 장(場)으로 활용되고 있다.
옥상에 오르니 금강산과 해금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배치하였다. 금강산 까지 30㎞... 맑게 갠 하늘... 바라보기에 적격이었다. 분단의 아픔을 느끼며 내려와 포장마차에 가서 주인에게 ‘50대에 명파리에 살던 조OO를 아시느냐?’고 물으니 아는 분이 계서 내 전화번호를 적어주면서 연락이 가능하면 알려달라고 부탁하고 그곳의 물건도 팔아 주었다. 금강산 여행이 중단된 지 7년... 그 원인은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었다. 규정을 무시하고 자유 행동한 그녀도 잘못이지만 사격을 가한 것도 인도주의에 어긋난다. 최근 이산가족의 모습... 우리는 자유복이지만 북한의 여자들은 획일적 한복에 OOO배지...
그만큼 자유가 없는 철저한 사상교육일 것이다. 아쉬움 속에 통일 전망대를 뒤로하고 이승만 대통령 별장으로... 1954년에 신축된 뒤 1961년에 폐허가 되었다가 1999년 전시관으로 복원되었다. 건국 대통령인 이승만... 독재정권으로 4.19 혁명에 의하여 하와이로 망명하였다. 하지만 토지개혁, 한미방위조약, 여자 교육 및 의무교육 등을 제도화 하였다. 공칠과삼(公七過三)으로 평가해야지 이승만 박사를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 별장답지 않게 아담하고 소박한 이곳 방에는 단출한 가구와 유품이 전시되어 있는데 검소한 생활을 엿볼 수 있다.
고성 화진포로 4... (화진포에서)
이승만 박사... 대통령 보다는 그를 박사로 더 많이 부르고 있다. 중국의 모택동과 등소평을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비교해 보자. 이승만, 모택동은 건국대통령이라고 한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등소평처럼 경제 혁신을 이룬 분이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같은 시대에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과 이멜다 여사를 견주어 보면 한국 경제와 필리핀 경제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일 것이다. 1960년대 우리보다 경제가 좋았던 필리핀... 장충체육관은 필리핀의 엔지니어가 참여하였다고 한다.
이어서 간 곳이 김일성 별장... 이승만 별장과 가깝지만 어둠이 밀려와 버스로 갔다. 해안 절벽 위의 송림(松林) 속에 우아하게 자리한 모습에서 화진포의 성(城)아라 한다. 1937년 일본이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원산에 있는 외국인 휴양소를 이곳에 이주시키면서 독일 건축가가 설계하였다. 1948년부터 50년까지 처 김정숙, 아들 김정일, 딸 김경희 등 가족과 함께 하계휴양지로 화진포를 찾았다. 48년 8월 당시 6살이던 김정일이 소련군 정치사령관 레베제프 소장의 아들과 별장입구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어둠이 짙어온다. 오늘 일정의 마지막 코스인 이기붕 별장으로... 이승만과 김일성 별장 사이 호숫가에 위치해 있는 이기붕 별장...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건축되었다. 해방 이후에 북한공산당 간부 휴양소로 사용되어 오다가 휴전 후에 부통령이었던 이기붕(李起鵬)의 처 박마리아가 개인별장으로 사용하였다. 서울시장, 국방부장관, 대한올림픽위원회위원장, 국회의장을 지낸 그는 자유당을 창당하였고 이승만의 종신집권을 위하여 사사오입을 강행하였다. 4·19혁명 이후 전 가족이 자살하였다.
주변에 관동8경의 하나인 청간정... 이곳에서 바라보는 동해안의 풍경이 일품이다. 특히 아침의 해돋이 광경과 낙조(落照)의 정취는 시인의 심금을 울린다. 또 동해의 푸른 바닷물을 거울삼아 그 모습을 비춘다는 천학정... 기암절벽 사이로 곧게 자라난 소나무를 벗 삼는 남성적인 모습이다. 또 다른 유적지...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神興寺)의 말사인 건봉사... 법흥왕 때 아도(阿道)화상이 창건하였다. 신흥사와 백담사, 양양의 낙산사를 말사로 거느렸던 대사찰이었으나 6.25 때 완전 폐허화 되었다. 그 후 1988년 입구만 민통선이 해제되어 옛 직원들과 관광한 적이 있었는데 안타까운 사연이 기억된다.
고성 화진포로 5... (설악산에서)
건봉사에 도착할 때가 일몰(日沒)이 가까운 시간이었다. 잠깐 관광을 하고 돌아오려는데 일행 중 한분이 법당에 참배를 한다면서 들어갔다. 30분 이상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 일행... 스님은 사찰이 개방되고서 귀한 손님으로 느꼈는지 목탁을 들고 와 불경을 외우는 것이다. 우리 일행을 위해서 축원(祝願)을 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스님은 며칠 후 교통사고로 열반(涅槃)하였다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길... 운명은 자기의 손아귀에 자신의 운명을 쥐고 있는 것이라는데 스님은 자신의 운명을 몰랐단 말인가?
화진포에서 어둠이 짙게 깔린 상태에서 출발, 낙산사 주변의 오션벨리 리조트(672-4200)에 도착하였다. 산악회에서 제공한 생선회로 만찬(晩餐)을 벌인 후 일박(一泊)하였다. 새벽에 해변가를 돌고 낙산사로... 금강산, 설악산과 함께 관동 3대 명산의 하나인 오봉산 자락에 자리 잡은 낙산사(洛山寺)... 1300여 년 전 관음보살을 친견(親見)하러 온 의상(義湘)이 창건하였다. 관음보살이 설법을 펼치며 항상 머무르는 곳인 인도의 보타 낙가산에서 유래하였다. 특히 낙산사는 동해 바다가 한 눈에 바라보이는 천혜의 자연 풍경이 아름답다.
이곳의 유물로는 의상대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하여 지은 의상대(義湘臺)... 송강의 관동별곡에 나올 만큼 주변의 소나무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 우리나라 최고의 명승지다. 의상대사가 관음굴에서 성불하고 대나무가 솟은 절벽에 세워진 홍련암, 원통보전에 봉안되어 있던 건칠 관음보살좌상,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해수 관음상, 낙산사 법당인 원통보전의 둘레를 사각으로 에워싸고 있는 담장, 숙종 때 조성된 해수 관음 공중 사리탑이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이 사찰은 2005년 산불로 많은 문화재가 전소되어 화재 예방의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인 설악산... 비선대, 와선대, 흔들바위 등을 산책하였다. 신라 진덕여왕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향성사... 화재로 인하여 소실된 것을 인조 때 다시 세우면서 신의 계시를 받고 세웠다 하여 사찰이름을 신흥사라 하였다. 왼편으로 신선이 바둑과 거문고를 즐기며 아름다운 경치를 누워서 감상하였던 와선대(臥仙臺)와 그 신선이 하늘로 올라간 곳인 비선대(飛仙臺)가 있다. 사찰 우측에는 흔들바위로 가는 길이다. 혼자 흔드나 여럿이 흔드나 똑같이 흔들린다. 오늘 여행길... 천태만상의 기암(奇巖)과 거대한 암봉(岩峰)은 천고(千古)의 수림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는 설악산을 끝으로 마친다. 고맙습니다.
해금강
화진포 해수욕장
ㅇ위는 김일성 별장 아래는 이기붕 별장
첫댓글 수고하셨어요. 감상잘~하였어요.ㅎ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