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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교육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학교협동조합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서울시교육청 학교협동조합 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안’ 제정 공청회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
학교와 지역사회와 손 잡고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학교협동조합 설립이 늘어나고 있다.
25일 협동조합연구소에 따르면 학교협동조합은 학교를 기반으로 공통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학생, 교직원, 학부모, 주민이 설립한 자치공동체조직이다.
강원도 춘천시 금병초등학교와 전라북도 전라중학교는 최근 학생·학부모·교사·주민 등으로 구성된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한 창립총회를 열었다. 두 학교는 ‘건강한 매점’ 만들기를 목적으로 협동조합을 추진하고 있다. 매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친환경 제품들로 구성할 계획이다.
금병초등학교는 지난해 10월 강원도교육청의 ‘학교협동조합 특색사업 학교’로 선정되며 협동조합 설립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협동조합은 매점뿐 아니라 학생 스스로 식품안전·먹거리 교육, 생태·환경 교육, 전통문화 교육, 사회적 경제 교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어린이 강사단도 꾸린다. 전라중학교는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학교에 마련된 660㎡ 규모의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농작물을 매점에서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2013년 서울 구로구 영림중학교의 학부모, 교사들은 질이 낮은 음식을 판매하는 교내 매점을 올바른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으로 만들고자 교내 매점을 학교협동조합으로 운영하고 있다. 영림중 학교협동조합은 매점을 친환경제품 중심(80%)으로 구성하고 기본 운영비를 제외한 이익금 모두를 학생복지와 교육환경개선에 사용한다. 현재 학부모 109명, 교사 22명, 학생 5명, 지역주민 10명 등 146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복정고등학교는 2014년부터 학생들이 주축이 돼 매점 협동조합 ‘복스쿱스’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학교 매점에 새로 들어오는 제품을 시식한 후 적극적인 의견을 낸다. 이들은 조합원 304명 중 학부모·교직원의 수는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학생 중심의 운영이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학교협동조합 운영은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영국의 경우 학교 운영을 협동조합 방식으로 하며, 학생들이 공정무역협동조합을 직접 만들어 공정무역 물품을 판매하는 등 교육과정에서도 협동조합 및 사회적경제 관련 내용을 연결시키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5만개 학교에서 협동조합 방식으로 교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이를 통해 자연스레 협동조합을 경험하고 있는 학생들은 450만명에 달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경제교육과 더불어 소통능력, 협동심, 자립심을 기르는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직 국내의 학교협동조합은 친환경학교매점 운영과 관련된 협동조합 설립이 대부분으로 너무 제한적인 틀에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의 학교협동조합도 모델을 다양화해 설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협동조합 관련 교육과정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교육연구원 관계자는 “현재의 학교협동조합은 주로 매점 등 사업체 운영을 통해 접근하지만 학생들이 학교에서 협동조합을 경험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교육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졸업 후 협동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학생주도형 협동조합 체험 프로그램 등이 확대 운영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현 기자 gaed@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