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을 측정해야 하는 산업현장에서 점차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작은 크기로 제작할 수 있고, 컴퓨터로 정보전송이 쉽다는 장점을 이용해서 일상생활 속의 수도꼭지에도 펠티어 소자를 장착해서 온도를 아주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지고 있다. 펠티어 소자가 가장 많이 응용되는 분야가 바로 온도계이다.
펠티어 소자로 만들어진 휴대용 발전기는 아직 상용화 되지는 못했지만 건전지 정도의 성능을 낼 수 있는 발전기를 만들 수 있다.
1. 고체의 종류 : 도체, 부도체, 반도체
고체 내부에는 많은 수의 원자핵과 전자들로 가득 차 있다. 원자핵과 전자가 전자기력에 의해 서로 끌려서 원자를 만들지만 고체는 여러 원자핵이 가까워서 전자 상태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고, 전자가 여러 가지 물리적 성질을 갖기 때문에 고체의 성질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펠티어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서 고체의 몇 가지 물리적 성질을 살펴보자.
고체 속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원자핵과 전자들로 가득한데, 전자들의 에너지 상태를 살펴보면 모든 에너지 상태를 가질 수 있는
이 아니고, 띄엄띄엄 떨어진 에너지 값만을 갖게 된다. 그림은 부도체, 반도체, 도체(금속)를 도식화 한 것이다.
위 그림에서 수평으로 그어진 파랑, 주황, 빨강 선은 한 차원에서의 전자 에너지와 위치를 보여준다. 파랑 선들은 각각의 원자핵에 완전히 속박된 전자 상태를 나타내며, 이웃의 원자로 이동할 수는 없다. 빨강 선은 고체를 이루고 있는 원자핵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 하나의 원자핵에 전자가 속박되지 않고, 여러 원자핵으로부터 비슷한 인력을 받아서 (대충 생각했을 때, 다른 원자의 전자와 위치가 겹쳐서) 여러 원자 사이를 돌아다니는 (보통 금속에서는 자유전자라 부르는) 전자의 상태를 나타낸다. 반면 주황 선은 기본적으로 갖는 전자기적 위치에너지만으로는 원자핵의 인력을 탈출할 수는 없지만 전자가 열에너지를 갖게 되면 빨간색 선의 전자(자유전자)로 상태가 바뀔 수 있는 전자를 나타낸다.
이러한 전자 에너지 상태는 고체 결정상태, 자유전자 개수, 원자핵 크기와 전하량, 온도, 전기장과 자기장, 압력 등의 영향을 받는다.
원자에 포함된 모든 전자가 파란색의 상태를 갖는 고체는 부도체가 되며, 일부의 전자가 보라색뿐 아니라 (주황색과) 노란색의 상태를 갖는 고체는 금속 같은 도체가 된다. 반면 전자가 보라색과 주황색 상태를 갖는 고체는 반도체가 된다. 이렇게 고체의 성질을 나누는 이론을 전자띠 이론(energy bend theory)이라 부른다.
도체나 반도체의 온도는 주로 자유전자(빨간색 상태의 전자)의 에너지가 얼마나 많이 있는가에 의해서 결정되어 자유전자의 평균에너지(평균 운동에너지)가 높으면 온도가 높고, 평균에너지가 낮으면 온도가 낮다. 물론 원자핵도 온도에 따라 움직이는 진동량이 변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유전자 움직임 변화보다 훨씬 적기 때문에 고체 온도에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
펠티어 효과는 자유전자 에너지에 의해서 온도가 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위에서 설명했지만 자유전자는 도체(금속)와 반도체만 갖고 있다.[각주:1]
앞으로 설명할 때는 편의상 물질의 상태를 금속이라고 생각하고 자유전자만 갖고 설명할 것이다.
2. 전류에 의한 발열과 흡열(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
왼쪽에서는 에너지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전자가 올라가고, 오른쪽에서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전자가 내려간다.
이때 올라가고 내려가는 에너지 차이만큼 흡열과 발열 현상이 생긴다.
윗그림에 있는 금속에 전기를 흘려주면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 편의상 전기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도록 도선을 연결해 회로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림의 왼쪽 금속 A와 금속 B의 접합부에서는 금속 A 속에 있는 자유전자가 금속 B의 자유전자 속으로 몰려 올라간다. 그리고 오른쪽 금속 B와 금속 A의 접합부에서는 금속 B 속 자유전자가 금속 A의 자유전자 속으로 몰려 들어간다.[각주:2] 여기서 왼쪽에서 금속 B로 움직여간 자유전자와 오른쪽 금속 A로 움직여간 자유전자들의 수는 항상 같다. (전하 보존의 법칙, 랩톤수 보존의 법칙)
그럼 왜 왼쪽에서는 흡열반응을 하고, 오른쪽에서는 발열반응을 하게 될까?
하나의 금속 안에서도 전자마다 속도는 각양각색으로 다르다. 매우 빠를 수도 있고, 매우 느릴 수도 있다. 온도는 이 모든 자유전자 속도를 평균한 값에 관련이 있다. 온도가 올라가면 자유전자 평균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온도가 내려가면 자유전자 속도가 점점 느려진다.
전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른다고 하였으므로 왼쪽 금속 A에 있는 자유전자는 전기장에 이끌려 오른쪽으로 움직이려 한다. 그러나 금속 A의 자유전자 입장에서는 금속 B는 절벽 꼭대기처럼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 전기장을 따라 움직이던 금속 A의 모든 자유전자는 높은 에너지를 갖는 금속 B 속 자유전자를 향하여 움직이려고 하겠지만 만약 금속 B로 움직이려던 자유전자가 너무 느리다면 절벽을 오르지 못하고, 이들 대신 속도가 빠른 자유전자가 (추월해서) 금속 B의 자유전자 속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되면 느린 자유전자는 금속 A를 떠날 수 없게 된다.
결국 왼쪽 금속 A에서 금속 B로 움직여 가는 자유전자는 속도가 빠른, 다시 말해서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는 전자다. 그렇게 되면 왼쪽 금속 A 속 자유전자는 점점 에너지를 조금 갖는 것만 남게 되고, 자유전자 평균에너지는 낮아진다. 즉 온도가 내려간다.
금속 B 속을 움직이던 자유전자도 전기장을 따라서 자신이 갖고 있던 에너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오른쪽의 금속 A의 자유전자 속으로 움직이려 한다. 금속 B 속 자유전자가 금속 A로 움직이는 것은 절벽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므로 백제 의자왕의 가녀린 삼천궁녀가 낙화암에서 뛰어내리듯이 오른쪽 금속 A의 자유전자 속으로 풍덩풍덩 뛰어드는 것과 같다. 이때 금속 B 자유전자는 금속 A 자유전자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갖고 있으므로 결국 오른쪽 금속 A는 평균에너지가 점점 올라간다. 즉 온도가 올라간다.
흡열반응과 발열반응이 일어나는 양쪽의 금속 A의 온도변화는 열의 총량이 일정하게 유지됨으로서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지키며, 온도차이가 커지면 커질수록 왼쪽의 접합부위에서 자유전자가 절벽을 올라가기가 점점 힘들어지므로 전기저항이 커져서 전류가 점점 줄어들어 냉각과 가열 현상이 적어진다.
3 온도차에 의한 전류의 형성(제백 효과;Seebeck effect)
펠티어 효과를 발견한 펠티어보다 후대 인물인 제백(Seebeck)은 펠티어 효과의 반대 현상, 즉 금속의 양쪽 접합부의 온도가 다르면 전류가 형성되지 않을까 궁금증을 느꼈고, 이 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은 금속 A에 더 빠르게 움직이는 자유전자의 수가 많으므로 온도가 낮은 금속 A에서보다 더 많은 수의 자유전자를 금속B로 보낼 수 있다.
금속마다 비열이 다르기 때문에 온도에 따른 자유전자의 평균에너지 변화는 각 금속마다 다르게 변한다. <그림3>의 경우 왼쪽의 금속 A와 금속 B의 접합부분이 오른쪽의 접합부분보다 온도가 높은 상태를 나타낸다. 같은 금속인 금속 A의 경우에 온도가 높은 왼쪽의 자유전자의 평균에너지가 크고, 금속 B의 경우 부분적인 온도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서서히 자유전자의 평균에너지가 줄어든다. (그러나 양쪽 접합부분의 A, B 두 금속이 같은 온도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전자 평균에너지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나는 오른쪽 접합부분이 왼쪽 접합부분보다 금속 B로 움직여 들어갈 만큼 큰 에너지를 갖는 전자들이 적으므로 왼쪽 접합부분에서 금속 B로 움직여 들어가는 전자 수가 많다. 그리고 반대로 금속 B에서 금속 A로 움직이는 전자는 평균에너지 차이가 더 큰 쪽으로 조금 더 많이 밀려나게 된다.
결국 <그림3>의 회로는 전자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따라서 전류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흐르게 된다. (에너지 차이가 고온과 저온에서 바뀌면 전류 흐름도 반대가 된다.)
전류가 흐르게 됨에 따라서 고온 부분의 자유전자 평균에너지는 줄고(감열하고) 저온 부분의 자유전자의 평균에너지는 늘어나(발열하여) 온도차이는 점차 줄어들게 된다.
4. 펠티어 효과의 미래
펠티어 효과를 이용한 각종 특허들은 선진국일수록 많으며, 계속해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다. 펠티어 효과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근 특허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분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