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추진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과 강원도청의 폭력으로 내쫓기는 1인 시위자들을 더불어민주당은 보호해야 합니다.
설악산은 하느님의 피조물이며 생명의 탄생과 삶을 품어 안는 모든 존재의 어머니입니다. 또한 설악산은 민족의 정기가 살아있는 백두대간이며, 한강과 낙동강이 한반도의 젖줄을 대게 하는 뿌리로 후손에게 곱게 물려주어야 할 국립공원입니다.
2015년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는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설치를 조건부 승인했지만 이는 설악산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함으로써 환경훼손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고 우리 대한성공회 성직자와 신자들은 우려를 금치 못했습니다.
당시 양양군청의 경제효과 부풀리기와 부실한 환경영향평가는 강원도의 관리감독 소홀로 발생했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조직개편을 통해 설악산삭도추진단을 신설했으며 설악산케이블카 설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된다며 앞장서고 있습니다. 한편 더불어 민주당은 20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로 설악산케이블카 설치를 찬성하는 심기준 강원도당 위원장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강원도청 정문 앞에서 합법적으로 진행하던 설악산케이블카 반대 1인 시위를 강원도청 본관 앞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강원도는 청원경찰을 동원하여 1인 시위를 방해하고 강제로 쫓아내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지난 5월 3일(화) 강원도청 본관 앞 1인 시위를 불법 제지하는 것에 항의하던 김규돈 신부를 청원경찰이 길을 가로막고 힘으로 제압하여 밀어 넘어뜨린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김규돈 신부 신체에 청원경찰이 행한 폭행 사건에 대하여 우리 대한성공회가 최문순 강원도지사 뿐만 아니라 더불어 민주당에 항의하는 이유는 일련의 과정에서 더불어 민주당이 설악산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고 방조함으로써 발생한 사건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강원도 환경문제에 대하여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이후 더 큰 충돌과 피해자들이 생겨날 것을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작년 선교 125주년을 맞으며 대한성공회는 하느님, 자연, 인간의 화해를 선포했습니다. 자연을 떠나 인간이 존재할 수 없기에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인간의 무분별한 행위에 대하여 우리는 자연 피조물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이 더불어 민주당에 책임있는 답변과 실천을 요구합니다.
첫째, 더불어 민주당은 설악산케이블카 사업에 대한 입장을 밝혀주십시오.
둘째, 더불어 민주당은 최문순 강원도지사로 하여금 합법적인 1인 시위를 보장하도록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셋째, 더불어 민주당은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김규돈 신부를 포함한 1인 시위자들을 만나 사과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대한성공회 성직자와 신자들은 20대 국회 제1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자연환경 보존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21세기 환경정책을 올바르게 구현해 나가기를 기도합니다.
2016년 5월 12일(목)
대한성공회 생명환경위원회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