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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호주 해안가에 사는 주민들은 때아닌 대피 소동을 겪었다. 해변을 따라 지어진 주택 지반이 침식돼 붕괴 위험에 처했기 때문이다.
21일 CNN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북쪽에 위치한 웜베럴 해변을 따라 지어진 40여 채의 주택은 심각한 침식 현상을 겪었다. CNN은 일부 가정에서는 뒷마당이 물에 잠기거나 앞쪽 발코니가 부분적으로 무너지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가옥들은 지반이 붕괴해 골조를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는 바람에 주민들이 일시적으로 대피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문제는 이 현상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웜베럴 해변 주민들은 지방의회가 이런 우려를 진작 알고 있었음에도 충분한 경고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수 년 전에도 이 지역 일대는 해안가가 침식되면서 주거용 부동산이 피해를 봤다. 그러나 지방정부 의회가 방파제 건립을 위한 예비 조사와 설계를 시작한 건 지난해가 돼서였다.
CNN은 "호주 해안가에 위치한 3만9000채의 건물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지반 붕괴 위험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 80년 후...세계 모래 해변 50%는 사라질 것 해변 침식은 호주만의 걱정은 아니다. 인구 250만이 넘는 세계 대도시의 65%가 해안선을 끼고 있다. 약 10억명이 해발 10m 아래 저지대에서 산다. 해안선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되지만, 기후변화에 따르는 해수면 상승, 이상 기후로 인한 폭풍우, 난개발 등으로 모래 해변이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환경 전문가들은 세계 해변의 절반은 이번 세기 내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지난 3월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실린 해안선 연구에 따르면 세계 모래 해변의 24%가 연평균 0.5m씩 침식하고 있으며, 48%만이 안정된 상태를 보였다. 유럽 공동연구진은 기후변화에 의한 해수면 상승과 함께 바다 폭풍에 의한 침식이 해안선에 미칠 영향도 분석했다. 인류활동에 의한 변화도 고려했다.
연구 결과, 세계 모래 해변의 약 50%가 심각한 침식 위험에 처해 있었다.
2100년이 되면 호주 전체 모래 해안선의 약 50%인 7100마일(1만1426㎞)이 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어 캐나다·칠레·멕시코·중국·미국·아르헨티나도 영향이 큰 나라에 속했다. 아프리카 감비아·콩고·수리남 등에서는 모래 해변의 60% 이상이 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미국 뉴저지에 있는 '기후 중심'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베트남 호찌민의 대부분이 오는 2050년까지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물에 잠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트남 주민 2000만 명 이상은 침수 지역에서 살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기후 변화는 더 극단적인 기상 상황을 만들어내며, 이상 기후에서 비롯된 더 강력한 폭풍우가 해변에 새로운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마이애미 해변에서는 해안선을 메우기 위해 수천t의 모래를 트럭으로 운반해 거대한 방파제를 건설하기도 했다. CNN은 "그러나 해변을 메우기 위한 공사의 재정적·환경적 비용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결국 해안선을 지키려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등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USA투데이는 "온실가스를 줄이기만 해도 침수 면적의 최대 40%를 되찾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건 인간만은 아니다.
BBC는 기후변화 여파로 바다 얼음이 줄며 북극곰의 개체 수도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바다 얼음이 계속 줄어들면 이번 세기말에는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에 게재됐다.
북극곰은 바다 얼음 위에서 먹잇감을 사냥하는데 이 바다 얼음이 줄면 먹잇감을 찾아 더 먼 거리로 나가야 한다. 결국 해빙이 없어지면 식량 부족으로 새끼도 기를 수 없어 종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알래스카 대학의 블라디미르 로마노프스키 연구원은 "최근 15년간 북극권에서 나타난 기온은 원래 70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한 기온"이라며 "북극 기온이 예상과 달리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