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상반기 문예바다 신인상 발표 | 수필 부문 당선소감 3 |
문학에의 길
이용호
나의 문학에의 동경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 어릴 적 내가 좋아했던 동요를 즐겨 부르면서 싹튼 것은 아닐까.
「섬집아기」를 부르며 집 앞 바닷가를 혼자 거닐고, 뒷동산에 올라 목청껏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소년기를 보냈다. 고향은 우리들의 시원始原이다. 힘들었던 젊은 시절은 문학에 대한 동경이 무엇인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직장을 은퇴한 후에야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부담 없이 친구들에게 ‘기행편지’를 쓰기 시작했고 이것이 잊혀져 가던 나의 글쓰기에 점화의 불씨가 된 것일까. 이때 써 내려간 여행기는 지나온 시절의 흔적이 되어 내 가슴속 깊이 새겨져 있다.
아프리카, 알라스카, 아이슬란드, 남미와 유럽 등지의 도시를 돌아다녔던 것은 나의 삶에 적지 않은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알라스카의 최남단 항구도시 호머Homer의 해변 길을 걸을 때는 여수의 모습이, 노르웨이의 절벽이 있는 피오르드 해변을 만날 때는 금오도의 비렁길이, 피카소가 살았던 아름다운 남프랑스의 앙티브Antibes항에 묶여 있는 배들을 보고 나는 여수항에 졸고 있는 배들을 생각했다.
특히 텐트 생활을 하며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지중해를 따라 유럽 여행을 다닐 때 고흐가 살았던 아를Arles을, 세잔느 아틀리에를, 샤갈미술관과 마티스미술관을, 또 피렌체에서는 단테 생가를 찾아다니며 17킬로 안팎의 배낭을 메고 버스를 타고 걸어서 왜 그리도 열심히 다녔는지….
나의 문학에 대한 배고픔은 그렇게 해서 나도 모르게 서서히 채워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 격에 너무 무거운 신인상을 받으면서 심사를 해 주신 위원님과 오자 많고 띄어쓰기도 잘 못하는 나의 글을 예쁘게 다듬어 주신 교정 담당자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 특히 부족한 나의 글쓰기에 도움을 주신 『문예바다』 식구들께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