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무임승차 vs 통신사의 욕심, 2022 대한민국 망 사용료 논란
최근 발의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IT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망 사용료를 법적으로 의무화시키는 법안인데, 이 법안으로 인해 유튜브는 반대서명운동을 하고있고 인터넷 방송 플랫폼인 트위치는 대한민국 내의 최대화질을 제한하면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나도 개인적으로 망 사용료 법안에 대해 반대한다. 그렇다면 망 사용료란 무엇이고 망 사용료법이 왜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자.
우선 망 사용료란 유튜브, 네이버 등의 컨텐츠 제공자(CP)가 돈을 많이 벌 수록 통신사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컨텐츠 제공자들의수익이 증가하였다는 것은 곧 해당 컨텐츠를 즐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통신사의 망을 사용하였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고속도로를 예로 들어볼 수 있다. 순천에 큰 축제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전국 각지의 수많은 사람들이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순천으로 향할 것이다. 이때 도로공사가 축제로 인해 교통량이 많이 증가하니 주최측에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이다. 완전히 같은 예는 아니지만 비슷한 예시 중 하나이다.
일부는 '쓴 만큼 돈을 내는 것이 왜 문제인가?' 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답하기 위해서는 '망 중립성' 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망 중립성은 세계적으로 통하는 일종의 암묵적 룰인데 만약 우리나라의 컨텐츠 제공자에 의해 해외의 사용자가 증가할 경우 해외의 통신사가 망을 증설해주고 해외에 컨텐츠 제공자에 의해 우리나라의 사용자가 증가할 경우 국내 통신사가 망을 증설해주는 것이다. 이때 해외 통신사와 국내 통신사간에는 접속료만 주고받으며 인터넷을 얼마나 사용했는가에 대해서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되고 국내의 모든 인터넷 거래에 망 사용료가 부과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두 가지 가정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우리나라의 컨텐츠 (드라마, 영화 등)이 배척당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흥행한 대한민국의 드라마, 영화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을 통해 수출되었다. 하지만 망 사용료가 부과될 경우 플랫폼 사업자들은 손해를 보면서까지 우리나라의 컨텐츠를 제공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또는 두 번째, 세계적으로 망 중립성이 붕괴될 것이다. 실제로 미국, EU 등은 망 중립성을 폐기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컨텐츠들이 배척받는 일은 없어지겠지만 컨텐츠 제공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이며, 이에 대한 피해는 컨텐츠의 품질 하락, 컨텐츠 이용료 증가 등 오로지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다.
정보와 컨텐츠의 원천인 인터넷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남아야 한다.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는, 경제적인 부담 없이도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을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인지하여 더 나은 해결방법을 도출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