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험적 (transzendental, eng. transcendental)
초월적 (transzendent, eng. transcendent)
선천적 (a priori)
trans는 라틴어 transcedere에서 파생된 것으로, '뛰어넘다hin berschreiten', '경계를 벗어나다 eine Grenze berschreiten'라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양자(transzendental, transzendent)는 모두 일정한 경계를 뛰어넘기는 한다. 여기서 그 경계는 칸트에게서는 '가능한 경험의 영역'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선험적 transzendental, eng. transcendental>
선험적(transzendental)은 경험과 비경험의 차원에 있는 개념이 아니다. 이 차원에 대한 반성의 차원이다. 칸트는 '선험적'이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는데, 즉 '대상에 (직접)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방식(Erkenntnisart)에 관계하다'(단 a priori한 인식과 관계하는 경우)라고 한다.
칸트 철학을 흔히 선험 철학이라고 하는데, 칸트가 이 '선험적 transzendental'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것도 아니다.
'선험적(transzendental)'이라는 단어는 이미 스콜라철학에서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 단어는 그 당시에는 초월적(transzendent)과 거의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니깐, 스콜라 철학 시대에는 transzendental이 '초월적'이라는 의미로 이해된다.
즉 '가능한 경험을 넘어서는(die Grenzen moeglicher Erfahrung ueberfliegend oder uebersteigend)'의 의미로 'transzendental을 이해하면 된다. 참고로 이 당시 transzendental 은 존재론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이 선험적이고 초월적인 것이란 종이나 유 또는 어떤 범주에 속하지 않는 것을 말하는데, 이러한 것들로는 여섯 가지가 제시되었다. 이 여섯 가지는 사물(Ding), 존재자(Seiendes), 참된 것(das Wahre), 좋은 것(das Gute), 어떤 것(Etwas), 일자(das Eine)이다.
칸트는 그때까지 큰 구별 없이 사용되어 온 두 단어를 구별하여, '선험적(transzendental)'이란 단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이것이 바로 '대상과 직접적으로 관계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관계하는 인식방식에 관계하는'이라는 의미이다. 일단 이것은 인식론적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방식이 과거의 인식론(경험론, 합리론)과 어떠한 차이점을 갖는 것일까?
로크는 모든 관념(개념)은 경험에서 기인한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크式으로 '사과'를 해석하자면, '사과'라는 개념은 빨간 색, 딱딱함, 단맛, 향긋한 향기 등의 諸감각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즉, 로크 인식론의 구조는 '(인식)대상과 (인식)주관'이다. 그리고, 이러한 구도에서는 '어떻게 사과가 인식되는가?' 혹은 '내가 어떻게 사과를 인식할 수 있는가?'가 물어질 수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질문은 엄밀하지 못하다. 로크의 질문은, 단지 <어떠한 '과정' 을 거쳐 사과가 나에게 인식되는가> 또는 <나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사과를 인식할 수 있는가>라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즉 로크의 인식론은 '어떠한 과정'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칸트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사과가 나에게 인식되는가>라는 것을 묻지 않는다. 칸트야말로 '사과는 어떻게 인간에게 인식될 수 있는가?'를 물은 것이다. 다시 말해, '사과라는 대상이 인간에게 인식될 수 있는 가능근거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물은 것이다.
칸트의 구도는 '인식 대상과 인식 주관'이 아니라, '인식근거와 인식주관'이다.
계속해서 사과의 예를 들어 설명해 본다면, 칸트는 사과라는 개별적 대상 뿐 아니라, 대상 일반(사과라는 개념)을 제거한 후, '우리의 주관 속에 어떠한 인식방식으로 대상에 대한 개념을 산출할 수 있는가'라는 것을 물은 것이다. 하지만 칸트는 사과를 감각하는 개별적 감각기관들(촉각, 시각, 후각, 미각, 청각)을 탐구한 것이 아니다. 만약 철학이 이러한 것을 담당한다면, 이러한 철학은 기껏해야 생리학에 다름 아닌 것이 된다.
칸트가 묻고 있는 것은 이러한 개별적 감각기관들이 근거하고 있는 가능근거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칸트는 이러한 것으로 시간과 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사실 시간과 공간 자체는 개별적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되지 않는다. 단지 사물을 통하여, 그리고 그것의 변화를 통하여 그러한 개념이 만들어 졌을 뿐이다. 칸트는 이것들을 감각의 형식이라고 말한다.
또한 칸트는 감각적 측면뿐만 아니라, 개념적 측면에서도 이야기한다. '사과'라는 개념의 가능근거에 대해서 물으면서, 인식 주관 앞에 놓인 '이 하나의 붉은 사과'라는 것의 가능근거는, '하나'라는 개별성이라는 근본 범주, 종 개념의 사과로 추상시키는 보편성이라는 근본 범주, 실재성이라는 근본 범주 등이 된다.
칸트 이전의 경험론이 인식의 가능근거에 대해 탐구하기 보다는 '인식과정'에 탐구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면, 칸트는 경험의 가능근거에 대해서 묻는다. 칸트 이전의 경험론자들은 모든 것을 경험에서 이끌어낸다는 입장이었기에, 어떠한 내재적인 작용이나 근거를 인정할 수 없었다.
요컨대, 칸트 이전 경험론은 인식의 과정에 치중한 나머지 인식의 가능근거에 관한 엄밀한 탐구에 몰두할 수 없었다. 여기에 바로 '선험적'인 연구 방식 내지 인식론의 특징이 드러난다. 즉 칸트는 이전의 경험론과는 달리 우리 인식 주관의 주관적인 조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이 조건은 경험으로부터 독립적(a priori)인 것으로, 보편적 인식의 조건을 이룬다.
쉽게 말해, '선험적'이란 하나의 메타적 관점이다. 즉 대상과 주관을 다루는 차원이 아니라, 이러한 차원 위에서, 그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결코 어떠한 경험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독립적인 차원에서 탐구된다는 의미에서 '선험적'이다.
<선천적, 경험 독립적 a priori >
흔히 '선천적(先天的)'이라고 번역하기도 함
경험독립적(unabhaengig von der Erfahrung) 이길우 번역 →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
'경험적인 요소들이 하나도 없는'
'경험에서 독립적'
그리고 만약에 '타고난'이라는 의미로 a priori를 사용하는 철학자에게는, '선천적'이라는 한자어 대신, 그냥 '타고난' 이라는 번역어를 선택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선천적 → '경험에서 습득하지 않고, 타고난'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것은 다분히 '시간적인 선행성'을 의미한다. 즉 '어떤 것을 아예 가지고 태어난다' 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런데, 칸트에게 있어 a priori란 '경험에 선행하는 것(선험적)'이라는 의미를 갖기보다는, '경험에서 독립적'이라는 뜻을 갖는다. 따라서 선험적보다는 선천적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하겠다. 이길우가 하는 식으로 경험 독립적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물론 a priori도 '경험에 선행한다'라는 의미도 가질 수 있으나, 이러한 의미를 가지려면 '논리적' 선행이라는 조건에 따라야 한다. 하지만, a priori의 의미 자체가 그러한 '논리성'을 지닌다고 할 수 없다.
사실, a priori의 의미는 다음의 두 가지로 생각될 수 있겠다.
1) '타고난'의미
2) '경험적인 요소들이 하나도 없는'
칸트는 후자의 의미로 a priori의 의미를 사용하고 있다.
<초월적 transzendent, eng. transcendent>
칸트에게 있어서, transzendent이란 '가능한 경험의 한계를 넘어선다'는 의미를 지닌다. '가능한 경험(의 한계)을 넘어서는(die Grenzen moeglicher Erfahrung ueberfliegend oder uebersteigend)'이라는 의미
쉽게 말하면, '초월적'이라는 말은 우리가 죽었다 깨어나도 경험할 없다는 의미이다.
즉 우리가 인간인 이상 결코 경험할 수 없다는 말이겠다. 신이라면 모를까... 이것에 반대되는 개념어는 '내재적immanent' 이다. 즉 이것의 의미는 '가능한 경험의 한계 안에 있다'는 것이다
/ armarius. net 에서 복사, 정리함
*
1. 선험적 : 경험/ 비경험과는 다른 차원의 '반성', '인식방법' . Transzendental
2. 초월적 : 사람이 절대 경험못하는. Transzendent
3. 선천적 : 타고나는. '경험내용이 없는' A Prio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