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105/‘가족문집’을 펴냈습니다
‘어느새’라고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버지가 지난 6월말 90회 생신을 맞이했습니다. 아무리 ‘백세시대’라 해도 구순(九旬)은 흔치 않은 일일 것입니다. 또한 87세 어머니와 결혼하신지 7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축하선물을 연초부터 아예 정해 놓았습니다. 10년 전인 팔순(八旬) 생신 때에 선보인 ‘가족문집-대숲 바람소리’ 속편을 만들기로 말입니다. 지난 10년간 이런저런 잡지에 ‘가족’을 주제로 쓴 생활글들이 솔찬히 되었고, 블로그(동창회 홈피)에 올린 글들을 모두 모아봤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100만 자(字), 200자 원고지로 5000장 분량이었습니다. 그중에서 60여편을 골랐습니다.
문집 이름을 <총생들아, 잘 살그라>라고 정했는데, 이는 예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간절한 평생 ‘비원’(悲願)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전라북도 사람들도 ‘총생’을 의 뜻을 많이 모르더군요. 깜짝 놀랐습니다. 국어사전에도 나오지 않더군요. 슬하(膝下) 자손을 이르는 단어일 것입니다. 아무튼, 그렇게 책을 펴냈습니다. 직장에서 알게 된 충무로 인쇄소 사장이 출판도 겸하는데, 마침 고등학교 10년 후배였습니다. 나중에 정산하는데, 정말 10원 하나 안남겼다고 하여 저를 감격시켰습니다.
아버지 생신을 기념하여 7월초 토요일 전주 아중리역 근처 한정식집 ‘전라도음식이야기’에서 20여명이 모여 점심을 하면서 두 분 무릎에 책을 안겨드렸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아주 뿌듯했습니다. 글쟁이 친구가 써준 축시도 낭송해드리고, 책 속에 나오는 감동적인 일화 한 구절도 읽어드렸습니다. 덧붙이기를 앞으로 9년만 더 사시면 ‘제3의 문집’을 만들어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여러 벗님네들, 우천이 모처럼 참 착한 일 한번 했지요? 하하, 여기저기 마구마구 자랑도 치고 싶었습니다. 나를 아는 모든 친구들에게 한 권씩 안겨주고도 싶었습니다. 눈에 띤 몇몇 벗들에게는 드렸습니다. 천렵때든, 번개팅때에든, 경조사 때에든 내년 신년하례회때든, 기회되는 대로 한 권씩 선물할 생각입니다.
우리가 새로 장만한 카페가 너무 조용한 것같아, 이런 소식도 한번 올려 봅니다.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고 모두 잘 지내시기를 축원합니다. 아래 url을 찍어보세요. 서울신문과 문화일보, 헤럴드경제신문에 실린, 가족문집 관련 기사입니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6072001032539179001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804000345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607180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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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 : ‘천렵’ 안내글 댓글에 우리의 왕회장님이 ‘알탕 한번 합시다’라고 달아놓았기에, ‘알탕’ 이야기 짧게 한번 소개하겠습니다. 약 올리는 의미로다가.
‘지리산 천왕봉’은 역시 3대가 적선을 해야 오를 수 있는지, 우천 관계로 두 번의 연기 끝에 방향을 틀었습니다. 산행대장의 탁월한 안목으로 선택한 곳이 ‘방태산 아침가리골’ 산행이었는데, 8명이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 게 7월 16일 아침 7시 신사역. 사진첩에서 몇 장의 스냅사진을 보셨겠지만, 정말 평생 잊지 못할 산행이었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습니다.
뭐, 그 정도까지냐구요? 생각해 보십시오. 인제 내린천, 래프팅 등 말은 많이 들으셨지요? 저는 모태부터인지 물이 무서워 시골촌넘인데도 수영을 못합니다. 그저 개울물에 발 담그고 건너는 정도인데요. 아침가리골 꼭대기에서부터 아래까지 6km를 계곡물에 몸을 통째로 담근 채 4시간여 동안을 내려오는 것입니다. 이것, 정말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깊어봤자 배꼽 정도까지이니, 등산화 신은 채로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첨벙대며 내려오던 그 맛, 어찌 잊을 수가 있겠습니까? 지금 며칠 아무리 더워도 그때 그 시원함, 상쾌함, 유쾌함, 통쾌함 ‘3쾌(快)’만 떠올리면, 이까짓 열대야는 희한하게도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무엇보다 비가 조금 더 왔다던가, 너무 안왔다던가 하면 ‘이런 맛’을 맛볼 수 없었을텐데, 하늘이 도운 덕분, 산행대장의 주도면밀한 선택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모두 이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번 더 오자고 이구동성이었습니다. 등산화야 말리면 되는 것이고, 안전사고 날 일도 전혀 없었습니다. 단지 하나, 아쉬웠던 것은 내려오는 시간이 너무 짧아 계곡물 속에서 많이 놀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하늘이 두 쪽나도 5시까지는 산악회 버스에 승차를 해야 할 판인데, 삐긋 즐거움에 도취되어 사진 찍고, 알탕 좀 즐기다가는 버스 놓치기 딱 알맞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5시 20분까지 한 팀(8명)을 기다리다 끝내 놓고 오는 불상사도 생겼으니까요(한 명은 도착했는데, 일행이 못오니까 할 수 없이 남은 물건을 갖고 혼자 내렸답니다). 그러니, 이런 일만 봐도 ‘아무리 작은 조직이라도 지도자를 잘 만나야 고생을 안한다’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결론은 우리는 정말 행복했다는 것입니다. 알탕 한번 원없이 해본 이 여름, 더워봤자입니다. 흐흐.
첫댓글 우천님의『 총생들아, 잘 살그라』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가족문집' 출간을 축하 합니다
오늘처럼 더운날 아침가리골의 맑은 물이 눈에 선합니다. 문집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우와 대단해요.구순이라는 나이에 그렇케 강건하시다니.최가네 명품 dna를 이어받은 우천도 만수무강하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