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펌프에서 물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붓는 물이다. 남동구 만수동에 이 이름을 따서 만든 도서관이 있다. ‘마중물도서관’. 기독교한국루터회 소명교회(목사 진영석) 부설로 운영되고 있는 마중물도서관은 ‘책 읽는 마을을 꿈꾸는’이라는 목표를 품고 물을 뿜어올리고 있다. 안중은 도서관장을 만나 도서관의 이모저모 이야기를 들어봤다.
마중물도서관은 2008년에 ‘문고등록’을 하면서 문을 열었다. ‘루터교회’라는 이름이 지어진 것처럼 마중물도서관은 공익을 위한 문화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역을 위해, 지역민을 위해 교회 문턱을 없애는 일도 중요하다. ‘책놀이’ 프로그램은 학원 가는 대신 도서관 프로그램을 참여한다. 저학년은 놀이로 고학년은 토론을 주로 한다. 평일 오전에는 주로 여러 모임과 교육이 이루어진다.
마중물도서관은 규모가 작지만 여러 행사를 알차게 꾸려가고 있다. ‘북스타트’는 미추홀도서관이 ‘책으로 세상을 만나요’라는 이름을 걸고 주관하고 있다. ‘북스타트’는 아가와 부모가 그림책을 가지고 행복과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문화운동 프로그램이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가장 어린 나이에 독서가 시작되고 습관화해야 하는 것을 강조하는 독서운동으로 인천시 12개 도서관이 함께한다. 만월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계간지 ‘만월산동네신문’도 만든다. 2년 전부터 시작한 신문 제작은 동네분들이 기자로 참여한다.
이외에도 어린이도서연구회 모임, 문학회 모임, 사교육을 지양하는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사교육을 지양하는 모임은 공동육아 형식으로 품앗이 성격을 띠고 있다. ‘마을이 학교다’는 생각으로 엄마들이 모여서 아이들을 가르친다. 태껸, 영어, 독서, 과학 등 거의 사교육 없이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모인다. 잘 되는 편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점도 있다. 안중은 도서관장은 “어른들이 불안해서 못 그만두고 양다리를 걸치는 경우가 가끔 있다. 고학년은 4명밖에 안 돼서 안타깝다. 진행되는 프로그램도 좋고 선생님도 훌륭한데 아이들이 적다”며 “입시 위주로 교육하는 곳이 많다 보니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얼마 전에는 ‘줏대 있는 부모 강좌’를 열었다. 인천여성회에서 주관한 이 강좌는 관계학교 교장들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참석해 열띤 자리가 됐다.
마중물도서관은 교회에서 후원을 받기도 하고, 후원회원들이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현재는 회원이 많지는 않지만 한 사람 한 사람 정성을 모으고 있다. 안중은 도서관장은 “재정이 약하다 보니 돈 들어가는 건 못한다. 그러다 보니 자원봉사 체제로 돌아간다”면서 “우리 도서관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알차다. 학교 교육과는 다르게 사람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부모교육’에 신경 쓴다. 엄마가 아이를 도서관에 데려오지 않으면 아이들은 ‘스스로 오지 못한다.’ 좋은 프로그램이 많아도 아이들 상황이 안 돼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북시터’도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도서관을 오고 싶어도 데려올 사람이 없거나 읽어줄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10주에 걸쳐 북시터 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들은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봉사를 하게 된다. 10월까지 의무봉사를 하게 된다. 지난 2월에는 ‘마중물문화예술제’를 열었다. 마을 분들을 모시고 조촐하게 발표회를 여는 행사였는데, 참석한 사람들이 마을이라는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지난 15일에는 ‘나눔장터’가 열리기도 했다.
교회 건물 1층에 자리잡은 ‘쉴 만한 물가’ 카페도 인기가 좋다. 각종 차가 준비돼 있어 누구나 오다가다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