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병주씨가 말했듯, 당시엔 별 것도 아닌 일이 “태양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월광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
12일간의 실크로드여행은 오랜 옛날 중국의 서북방에서 유목민들과 중국이 서로 쟁패를 벌이거나 황량한 사막길을 낙타로 오가며 물물교환 하고 그러다가 종교와 문화가 전래된 지극히 자연스런 옛 인간들의 삶의 궤적을 밟는 일이었다.
여기엔 세계사적인 큰 전쟁이나 대단한 영웅담, 낭만적인 로맨스가 없다.
척박한 환경이나마 먹고 살려고 먼 길을 걷고, 내 땅이라고 창검을 들고 싸움을 하고, 종교적 신념을 위해 몇 년이고 구도의 길을 떠났던 곳에 불과했다
중국의 서북쪽은 그냥 먼지와 모래, 바람 뿐이다.
그야말로 그룹 캔사스의 노래제목처럼 'Dust in the wind'다
산에도 초목이 안 보이고 인공적으로 조성해 논 도시도 대부분 흙바람만 불 뿐 유적지는 모두 허물어진 흙덩어리.
그것도 오늘날 관광수입을 위해서인지 후손들이 멋대로 조작해서 만들어 놓은 흔적도 보이고...
삭막한 이 땅에도 역사가 있다고 해서 중년의 네 사나이가 찾았지만 사전지식이 없었거나 도중에 들렀던 몇몇 빼어난 경승지(景勝地)를 보지 않았다면 많이 실망할 뻔 했다
그러나 실크로드는 동서양을 연결해 세계사를 만든 위대한 길이다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찬란했던 불교미술이 아직 남아 있고, 다 허물어졌지만 고대왕국의 자취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다. 소수민족의 애환이 있고 한번도 접해 보지 않은 독특한 유목민의 문화가 있다
내년에는 우루무치에서 출발, 남쪽의 우즈벡 타시켄트까지의 실크로드를 탐방할 예정이다
위구르족 등 중앙아시의 민족들에 대한 흥미가 발동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티벳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독립해야 될 민족이다. 종교와 문화가 틀리고 무엇보다 생김새가 틀린다
어쨌던 숙제는 마쳤고 나름 고대중국과 유목민의 역사를 많이 배웠고 무엇보다도 친구들간 우정을 다질 수 있었던 건 큰 소득이었다
여행은 그 어떤 형태이든 사람의 머리와 가슴을 살찌운다
친구들아 내년에 또 뭉치자. 다시 고대 중앙아시아를 같이 호흡해 보자꾸나!
친구들이 폰카로 찍은 스냅사진으로 즐거웠던 순간을 회상해 본다
장예에서 류위엔까지의 열차칸에서
코골며 자다가 예고없이 목적지에 도착, 작취미성인 상태로 허둥지둥 하차해서
열차 프랫폼에서 의관을 정제하고 있는 인솔자 동무..
전날 열차에서 엄청 마셔 뒷골이 땡기지만 그래도 표정은 밝다
택시기사(여자)와 함께 우육면으로 아침 해장하는 일행들..
돈황 호텔 로비에서
양관고성
택시가 작아 뒷자리에 장정 3명이 앉기엔 많이 비좁았다. 그래도 웃으며 손 들어 주는 장군
아주 친절했던 돈황의 여기사. 그녀는 한족출신임
투르판의 포도원에서. 김교장의 카리스마가 낭만적인 포도원을 압도한다
투르판호텔의 식당. 음식이 깔끔해서 저녁은 계속 여기에서 먹었다
투르판의 전세차량 운전기사와 함께
투르판 천불동 입구의 편의점에서.. 식당이 없어 컵라면+빵으로..ㅜㅜ
위구르족 전통모자를 쓰고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강틀러
투르판 전통시장에서
로컬 와인으로 건배하는 필자와 강틀러
우리가 묵었던 투르판의 호텔. 편하고 식사가 좋았다. 호텔 사장도 아주 친절하고 영어를 잘해서 큰 도움이 되었음
투르판 기차역. 우루무치로 가는 마지막 여정
시진핑을 흉내내 본다. 좀 닮은 거 같기도 하고.. ㅎㅎ
투르판-우루무치 고속철
우루무치-천산천지 전세차량의 운전기사와 함께
우루무치 위구르 전통식당의 종업원과 함께. 얼굴 크기가 필자의 1/4 밖에 안된다. ㅎㅎ
우루무치의 호텔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