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관 시집 : 심양에 와서 성철 선사를 보았네.
심양에 와서 성철 선사를 꿈에 보았는데
생시에 누비를 입고 돌을 갈고 있는 꿈이었다.
돌을 갈고 있는 성철 선사를 바라보니
나를 바라보는 성철 선사였다
성철 선사를 바라보고
빙그레 미소를 보이니
그 뒤에 향곡 선사가
성철 머하고 있나
이것은 진관에게 거울을 만드는 법을
전하려고 하는데 어떠한가.
그것 참 좋아
그리고는 둘이서
서로 껴안고 있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고
깊은 산골 험한 길을 향해 올라갔는데
불광사 합창단 단장을 맞고 있는
단장을 만났는데 그는 산길을 내려오고 있었다.
산위에서 합창제를 올리고 내려온다고
이미 찬치는 끝났다고
그 험한 바윗길을
내려오고 있는데
마치 수미산보다도 더 ‘
험한 산 길
뒤를 바라다보니
아주 오르게 험한
산길이었다.
잠시 서서 하늘을 바라보니
아주 작은 암자가 멀리에 있는데
선사들이 머물고 있는 암자였다.
암자가 보이는 길을 찾아서 올라가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하여 암자에서 내려왔는데
나에게 설법을 청했다
나는 설법을 사양하고
설법을 하려면 선지가 있어야 하는데
선지가 없는 것이 어떻게 설법을 하나
그러면서 거리를 바라보니 배가 있었는데
그 배에 올랐다
배안에는 수십 명의 선사가 타고 있는데
나에게는 아직도 시간이 있으니
뱃놀이나 하자고
배를 밀고 가는데 일몰시간이라
그래서 배엣 내려 지그 자기 돌을
밟으며 길에 올라섰다
길에 올라와 보니
배에 탔던 선사들은 오르지 않고 없었다.
저기 보이는 물결이 훤하게 빛을 밝히면서
이것이 나에게는 희망의 꿈
설법을 하려고 하면 철저한 준비를
그러한 준비를 하지 않고서는
백일 법문을 할 수 없다
성철 선사가 돌을 갈아 거울을 만드는 법이
나에게도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향곡 선사가 나를
바라보고 미소를 보인 의미
이것은 꿈이었다.
심양에 와 꾼 꿈
꿈속에서도 생생이 나를 쳐다보았는데
아무도 알아보는 이는 없었지만 내가 생전에 성설 선사와
향곡선사를 친견했던 그 모습이
나에게는 용기를
내에게는 희망을
성철 선사를 보았다
향곡선사를 보았다
이렇게 외치고 있는데
향곡 선사와 성철 산사가 떠나가 버린
그 자리에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같이 부드러운 향기가 풍기는 깊은 산
나는 돌아가리라 돌아가
이렇게 외치면서
심양에 새벽을 맞이하면서
꿈을 꾸었다
오늘에 이시를 쓴다.
태양이 솟았네.
내 언제나 그리워하던 백두산 천지에 태양
심양에 온 이유는 역사를 기어가자는 것
그날도 내 가슴 깊이 솟아오를 물줄기
저토록 뜨거운 빛 도솔천에서 내려오나
눈에서 흘린 눈물 천지를 적시었네.
비오는 소리마저도 멈추어 버린 날이네
태양이란 무엇을 원하는 것 없는데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눈빛이어
바람도 여기 왔다가 산을 들고 있구나.
태양이 담장 가에 피어있는 꽃잎을
어루만져 주는 것도 사물의 눈물같이
씻기고 또 시키어도 그날에 빛이로다.
아무것도 없구나.
아무것도 없구나.
찾아도 찾아보아도 .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 물어도
대답하는 이 없는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란 것도
없는 것인데 알고 있나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이유를 아는 이 없으니
깊은 산골에 흐르는 물줄기에 옷을 벗고 들어가
한 방울의 물이 되어 굴러가나
한번 떨어져 내리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데
그래도 굴러서 가고 있는 것이 있으니
아 그래도 말이 없는 조화여
신비의 옷깃이네
장학금 전달식 장
꿈에도 생생하게 장학금 전달식이 있었는데
어딘지는 모르지만 대학에 교수를 만났다
교수의 이름은 알 수 없는데 얼굴은 낯익고
교수의 방에 들어갔더니 그는 차를
한잔 하자고 그랬다
차를 마시려는 순간에
장학금 수여 받을 대학생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를 찾으려 장소에 나갔다
그 장소에 갔더니
그는 보이지 않았다
초조한 마음이 들었는데 저편에서
장학금 전달 받을 학생이 나타났다
나는 그를 데리고 그 교수 방으로 갔다
그 교수는 차를 내린 뒤였다
꿈에 스님이 보였다
이 학교에 다니는 스님이었다.
스님은 참 도도했다
인사를 하지 않고 연구실로 들어갔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꿈을 갰다
이것은 나에게 있어서 꿈이다
심양에 와서 꾼 두 번째 꿈이다
장학금을 주는 마음으로 있으니
나에게는 그만큼 힘이 있는 듯 보였다
장학금을 받는 입장에서
장학금을 수여하는 꿈이다
심양에 태양아 말하라
심양에 태양아 말하라
뜨겁게 타는 태양을 받아 안고 살아가는 대지
언제나 백두산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을 의지한다.
백두산 천지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은
심양에서 솟아오르는 태양 같이
여진족이라는 종족이 건국한
금나라의 후예들아
청나라를 건국했지
지금 그날의 영혼이 숨 쉬고 있나
내 여기에 와서 바라보니
태양은 그날에 태양인데
심양에 지역은 그날의 모습이 아니다
저 기저 높아가는 빌딩 숲 사이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본다.
심양엣 솟아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니
백두산에서 솟아오르는 태양 같구나.
태양이여 빛을 다오
그 위대한 빛을
서탑이 보이네.
심양의 높은 빌딩에 앉아서 보인 저 서탑
부처님 모습처럼 심양을 지키는데
청나라 수도에 선탑 그 탑을 못 잊어라
세월이 지난 후에 보이는 것 무엇이냐
하늘 밖 날고 있는 비둘기도 보이 것만
그 방에 잠을 청하는 말굽소리 멈추네.
태양이 솟아올라 찌는 듯 삼월인데
추운 겨울 지켜온 소현세자 눈물 같이
석탑사 부처님 공덕 백성들을 지켰네.
서탑을 그리워하며
서탑을 그리워한다
아무리 잊으려해도 못잊은 것은
소현세자가 걷고 있던 서탑거리
비가 내리는 날이면 생각난다.
심양에 비를 맞으면서
조선에 흘린 피를 닦으며
돌아가는 그날을 기다린다.
기다리면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눈물로 피눈물로 가슴을 울리던 그날
그 밤을 생각하면서 잠을 청한다.
아무리 잠을 청한 다해도
잠이 오지 않는 것은
바로 망국의 세자였기에
망국의 세자였기에
무덤을 얼싸안고 피어있는 꽃
무덤을 얼싸안고 피어있는 꽃을 보니
세월의 문밖에서 그리운 펀지가 온다.
바람아 너는 불지 마라 잃게 당부한다.
바람이 불어오면 금시 실천에 꽃을
무덤에 떨어지고 말리라
무지개가 다리를 만들고 있는 거리
그곳에 나의 눈물을 매달아 두면
대나무 문간에 건 우유병은
아주 오래된 인연의 고리
막 꽃이 피어 잠든 날
수래를 굴리면서 가리
황소 눈알을 굴리는 것은
죽음에 뒤안길에
피를 흘리는 꽃
그날에 꽃이 멈추어 버리면
내일에 오는 꿈도 멈추었네.
봄날은 노루 눈깔 같은 대지
봄날은 노루 눈깔 같은 대지다
산 멀리로 보이는 구름은 바람을 일으키고
무지개 울타리에 이슬을 내리는 시간
산 까치는 집을 짓고 있는 이유
알을 낳아서 새끼를 기르는 훈련
인생도 그러한 훈련을 하는 것
훈련을 하지 않고서는 지킬 수 없는 것
그것이 모두가 다 인생의 길
인간의 삶의 길이다
숨을 내 쉴 수가 없구나.
눈을 뜨고 바라볼 수가 없는 대지
어두운 밤에 촛불을 켜는 심정으로
봄날은 거머리의 입술 같이
피를 빨아서 먹고 산다.
들판에 황소울음
들판이다
오랜 세월이 지나간 이후부터
황소의 눈깔들이 뒤 덮여 있는 들판
땀을 흘리면서 울고 있네.
비단 옷을 입고 걸음 옮길 적마다
눈에서 눈물이 나는 것을 어이하리.
이대로가 좋아서
이대로 즐거워서
들판에는 새가 운다.
날개를 펴고 가는 새
저 언덕 아래에는 꽃 봉우리가 펴있는데
백두산 천지에서 솟아오르는 물줄기 같은
폭포수는 금시 고드름이 된다.
하늘과 땅 사이에 쇠줄을 느린 다면
개미도 기어오르지 못하지만
흰 구름이 줄을 늘이고
꽁지를 들고 달려간다.
백두산에서 솟아 오른 물 같이
평양에 오는 봄날 같이
전설을 먹고 사는 이야기
안중근열사가 쏜 총알이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등 방문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
조선을 통치하지 못한 한의 눈물
입술 붉은 새처럼
머리칼이 검게 타는 숯덩이
어둠 속에서 보았던 한이여
입술이 붉은 황소 눈같이
머리칼이 노란 양키 같은 몸
침략의 무리들 이였다
어둠 속에서 보았던 눈깔
그대는 무순 얼굴로
온 대지를 물들 것이냐.
이름 없이 떠나가 버린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
들판에는 새가 울고
들판에는 황소가 울고
흐르는 물줄기 타고 물새가 운다.
내 여기에 서서 무엇을 생각할 것이냐
풀밭에 엎드려 울고 있는 흑 염소 같구나.
산 까치집을 그렇게 흔들리는 나무에
산 까치의 속삭이는 소리에 잠을 청하는 미로
미래로 향해가는 밤에 불러본 별
천상의 노을이 내려온 꿈
그날에 꿈들이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