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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식당 상호 : 소나무정원 2) 전화 : 031-283-3410 3) 주소 : 경기 용인시 기흥구 백남준로 28-9 (상갈동 144-8) 4) 주요 음식 : 한정식 |
2. 맛본 음식 : 소나무정식(27,000원)
3. 맛보기
1) 전체 : 우선 시원한 미역국이 나온다. 이어서 갖가지 반찬이 풍부하게 펼쳐진다. 여왕같은 보리굴비는 나중에 찻물과 함께 등장, 말아서 고전적인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2) 주메뉴 : 미역국으로 속을 달래면 모듬전, 소불고기, 돼지불고기, 과매기오이무침, 시금치, 샐러드, 잡채 등등 홍수가 난 거같은 반찬의 세례를 받는다. 주메뉴는 이것이 아니다. 보리굴비, 실하고 큼직한 보리굴비가 주연이다. 이어 마무리는 된장찌개, 단계별 음식이 허수가 없다. 젓가락을 망설이게 하는 음식이 없다.
석쇠불고기라서 탱탱한 육질에 불맛 배인 고기 맛이 일품인데, 보리굴비는 이렇게 사치스럽게 먹어도 되나, 황송할 정도다. 굴비는 쫄깃하면서 적당히 간이 배어 이 굴비맛을 내느라 그 동안 얼마나 정성이 들어갔을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3) 보조메뉴 : 세 가지 주 메뉴 이외 다른 반찬들이 다 제 몫 이상의 맛을 낸다. 잡채는 흔한 음식이자 상을 풍성하게 하는 대표적인 잔치 음식인데 의외로 제맛 내기가 힘든다. 요즘은 당면이 퍼지지 않고 쫄깃한 맛이 유지되어 이전보다 용이해졌으나 그래도 만만한 음식이 아니다. 목이, 부추 양파, 고기 등등 충분한 양념으로 제 맛을 잘 내고 있다. 잡채야말로 재료를 아끼면 제 맛을 포기해야 하는 음식이다.
4) 찌개, 국 : 된장찌개가 맛있다. 정성을 들인 냄새가 난다. 진한 국물 맛이 두부에 잘 배여 있고 국물은 맛이 깊다. 미역국은 시원하고 미역 맛이 잘 우러나 있다.
5) 김치 등 : 김치가 색깔도 맛도 프로다. 진하지 않은 젓갈맛이 든 김치는 시원한 맛도 같이 낸다. 멸치짠지는 딱딱하지도 지나치게 달지도 않아 부드럽게 씹히면서 맛이 잘 들어 끝까지 멸치맛이 아니라 조림맛이 남는다.
4. 맛본 때 : 2017.4.
5. 음식 값 : 런치스페셜 16,000원, 소나무정식 27,000원, 보리굴비 24,000원 등
6. 먹은 후 “한국인의 상징 소나무”
정식이 3만원에 가까워 조금 세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나오는 반찬의 질과 양을 보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거기다 앞마당의 소나무 광장까지 무료로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소나무정원>이라는 이름은 이름만이 아니고 식당 앞마당에 구현되는 실제 다.
정원을 널따랗게 갖추면 연못이 갖고 싶고, 다음에는 정자를 원하는 것이 순서다. 말타고 견마까지 잡혀 물 좋고 정자 좋은 곳이 되었다. 더구나 그 연못에 섬까지 갖추었으니 완벽한 정원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연못이면 물이 고여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섬이 필요하다. 섬은 물이 돌아 흐르는 움직임을 만들어 물이 고여 있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 섬에 꽃잔디가 피고, 소나무가 솟아 있다. 정원의 정점 연못의 섬 안에 있는 소나무는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된다. 자연스럽게 햇빛을 벗하여 뻗은 소나무는 주연으로 손색이 없지만, 조연으로 음식점 주변을 모두 두르고 선 소나무도 모두 자기 몫을 톡톡히 한다. 햇빛을 만끽하며 평화롭게 서서 손님을 살펴준다는 느낌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보호하는 소나무, 인간을 평화롭게 하는 소나무라는 생각은 우연한 것이 아니다.
조선조부터 소나무는 한국인의 상징이었다. 지나친 소나무의 사용으로부터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봉산(封山)을 하기까지 할 정도로 소나무는 생활 속 어디에나 들어와 있었다. 소나무와의 인연은 출생에서부터 시작된다. 생명의 탄생을 알리는 금줄에 솔가지가 꽂힌다.
장맛을 위해 간장독에도 솔가지를 넣는다. 기아를 이기기 위해 먹었다는 초근목피(草根木皮)와 송기(松肌)는 각각 소나무 겉껍질과 속껍질을 말한다. 추석의 대표음식 송편을 만들 때도 향과 방부를 위해 솔가지를 아래에 깐다. 소나무 꽃가루인 송화는 다식을 만들고 꿀에 개어 차로 마시기도 하며 각종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죽으면 관을 소나무로 쓰고, 무덤가에는 도래솔을 심어 사후의 평안을 기원한다. 출생부터 죽음 후까지, 구황식품에서 사치식품까지, 기본식품 장류에서 별식까지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는, 버릴 것이 없는 것이 소나무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소나무가 663번이나 언급된다. 그중 송추(松楸)는 소나무와 가래나무인데, 무덤 둘레에 많이 심으므로 무덤을 뜻하기도 한다. 사람의 영혼을 보호하고, 하늘로 인도하는 보호수가 송추다. 이중 무덤가에 둥그렇게 심은 소나무를 특히 도래솔이라고 한다. 도래솔은 영혼이 타고 하늘로 오르는 나무이다. 또 도래솔은 무덤 아래로 후손이 사는 곳이 내려다보이면 걱정하느라 저승으로 가지 못할까봐 이승이 안 보이도록 가린 가림막이면서, 동시에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경계가 된다. 도래솔은 그래서 함부로 베지 못한다.
출생에서 사후까지 우리는 소나무와 함께 태어나 소나무와 살다 죽어서도 소나무의 보호를 받는다. 전국 어디에나 소나무가 있고, 그래서 소나무가 있으면 편안함을 느낀다. 그렇게 전국에 편안하고 익숙한 소나무가 있어도 옛그림이나 문학 속의 소나무는 경주에 가야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소나무만 찍는 사진작가 배병우는 소나무를 거의 경주에서만 찍는다. 편안한 소나무도 나름 구분이 있는 것이다. 일상의 소나무와 지고한 소나무까지 공존한다.
소나무는 조선조 이래로 이처럼 한국인에게 편안한 영혼의 안식처이자 상징이 되어 왔다. 소나무가 있으면 편하게 밥 먹을 수 있고, 근원적인 평화를 느낄 수 있다. 음식점이 소나무를 테마로 삼는 것은 이런 편한 느낌에 기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집은 그런 이미지만 빌려 온 것이 아니라 음식에 그 이미지를 담고 있고, 소나무를 보호하고 안식처를 제공하려는 의지까지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소나무 이해와 소나무에 대한 기대를 제대로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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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상차림 모습과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