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303-“부부전임교수불가”는 “성차별”인가?
두 분 교수님의 임용탈락과 관련해서… 분분한 모습입니다… 이에 대해 별로 의견을 낼 것이 없습니다 만은… 세 여성 분의 글을
읽으면서… 제게는 중요한 주제인 “性 차별”에 대한 모호함이 있는 것 같아… 이해에 도움이 되고자… 몇자 적습니다.
강남순 교수님의 글과 권희순 목사님의 글과 손이덕수(열린우리당/국제협력위원장)씨가 쓴 글들을 쭉 읽어 보니 거의 모두 동의할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한 분은 교수님이라는 호칭으로… 다른 한 분은 목사님이라는 호칭으로 글을 올리셨기에 저도 그렇게 부르겠습니다.)
저도… 많은 부분에 있어서… 여성 편에 서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편이고… 조화순 목사님을 위원장으로 하는 무슨 대책위원회에 이름 올리신 분들 가운데는…
저와 친분이 있는 분들도 꽤 계십니다.
저는 feminism 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womanism 에 대한 공부는 조금 했습니다. [백인들 중심의… 유럽의 철학… 특히 해체철학 (deconstruction)에 뿌리를 둔 여성학을 feminism이라 하고, 흑인 여성이라고 하는 독특한 문화 속에서
피어난 여성학 분야가 womanism 입니다. (feminist와 womanist가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性 차별은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명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과격한 투쟁도 때로 불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性의 다름으로 인한 인간차별은… (가만히 묵상해 보면)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는 “불경함”이고… “남녀평등”은 신앙인이 아니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性 차별”의 부당성에 대해서 지적한… 손이덕수씨의 (상당히 정치적인
문구로 작성되기는 했지만…) 글과… 권희순 목사님의 글과… 강남순 교수님의 글에…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냅니다. 한 마디로, “性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입니다.
그런데…
딱 한가지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부부전임교수불가”는 “性 차별”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세 분 모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제게는 참 의문입니다.
특히 강남순 교수님의 글 속에서 읽히는 것은… “탈락”=>(왜?)=>”부부전임교수불가”=>”성차별”=>”투쟁”의
도식입니다.
性 차별이라 함은 性(gender)의 차이에서 오는 차별을 뜻할 터인데… 예를 들면… 남성 중심의 가족제인 호주제라든지, 영어에서 “일반 사람”을
지칭하는 명사 혹은 대명사로 남성을 뜻하는 man 혹은 he를
쓴다든지, 하나님을 “Father”라고 부른다든지 하는 남성
중심의 언어 폭력 (the male-oriented symbols), 여성이 결혼하면 남성의 姓을 따라
姓을 바꿔야 한다든지, 性 차별로 인해 어떤 자격(quality)을
주거나 안 준다든지, 동성애자의 인권이라든지, 심지어는 요즈음
미국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애자의 결혼 (same sex marriage) 문제라든지… 등등의 수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쉽게 이야기 하면 “여성은 --을 하면 안되냐?”의 질문입니다. 여성은 호주가 될 수 없는가? 여성이라고 자기의 姓을 갖지 못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일반 사람을 지칭할 때에 명사 혹은
대명사로 woman 혹은 she를 쓰면 안되나? 여성이라고 어떤 자격(quality)을 받거나 못 받거나 할 수 있나? 하나님을 “Mother”라고
부르면 안되나? 심지어 여성은
가족관계에 있어서 남편 혹은 아버지의 역할을 못하나? … 등등의 “여성이라고…?” 하는 질문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부부전임교수불가”라고 하는 것은 “여성이라고?” 의 문제가 아니라 “아내라고?”
혹은 “남편이라고?”… 하는… 즉, “아내는 혹은 남편은 --을
하면 안되나?” 하는 문제입니다. 이는 “性 차별”에 속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부부라고 하는 것은 “남편과
아내”를 뜻하는 “가족관계”의
개념이지… 性 (gender)에 관련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내”라고
하는 말은 性 차별적인 언어가 아닙니다. 남자와
여자, 남편과 아내… 이는 동등한 입장을 표현하는 언어입니다. 성서에서도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만드셨고… “남편과 아내”라는 동등한 언어 표현을 하였습니다. 나중에 인간이 타락한 이후에 (남성 중심으로 바뀐 이후에)… 남자와 여자 혹은 남편과 아내라는
동등한 표현이 주인과 종으로 바뀌어 인간(Adam)이 여자를 여자라 하지 않고 “화와”라 부르게 되는 것입니다.
두 분의 경우, “부부전임교수불가”라는
이유로 교수직을 못 받았다면 이는 性 차별이 아니고… 즉, 性의
다름으로 오는 차별이 아니고… 일종의 “부부”라고 하는… “남편과 아내”라고
하는… 혹은 “가족관계”라고
하는… 차이를 이유로 해서 “개인의 인권이 탄압된 것”이 됩니다.
즉, “인권탄압”이라는 말은 성립해도… “性 차별로 인한”이라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병원이건, 동 사무소건, 가게이건… 심지어 감방이건 간에 가족 중의 누군가가 오면 잘 대해 줍니다. 그러나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이 오면…
가족 중의 누군가가 올 때 보다… 더 늦어지거나… 더
불친절하거나… 더 바가지를 씌우거나… 그런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은… “가족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인권탄압”을 받은 것이 됩니다. 몇 년 전에 (동생인지 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형(동생?)이 뇌물 수수했는데… 검찰
총장인지 법무부장관인지하는 동생(형?)이 물러난 것으로 기억합니다. 변호사나 판사나 검사는 자신과 관련이
있는 가족들의 경우 재판정에 서지 못합니다.
이도 잘 생각해 보면… 그들은 “가족관계”가 있다는 이유로 “인권탄압”을
받은 것입니다.
같은 학교에서... “남편이 교수이기 때문에 아내가 교수가 못 된다… 혹은 … 아내가 교수이기 때문에 남편이 교수가 못 된다” 라고 하는 말은… 즉, “부부전임교수불가”는… “가족관계”에서 오는… 부부관계에서 오는… 남편과
아내에게서 오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인의
인권탄압” 입니다. 이러한 인권탄압도 각 인간의 개인 존엄성을 무시한다는 점에서 바꿔 나가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性 차별”과 같이 우리 사회에서 민감하게… 급박하게… 우선 순위를 갖고… 싸워
나가야 할 사항은 아니지 않나 싶은 것입니다.
세 분… 강남순 교수님과 권희순 목사님, 그리고
손이덕수씨는 이 점을 염두에 두시고… 혹 계속 투쟁하시려면… “부부관계(혹은 가족관계)”에서 오는 “인권탄압”임을 확실히 하시면 좋겠습니다. 이를 “性 차별”로… 이끌고 가서… 性
차별에 맞서 싸우는 수 많은 사람들… 까지 획을 그어 편을 가르는 일이 없도록 말입니다. 性의 다름으로 오는 여성 차별… 이에
맞서 싸워야 할 일도 많은데… 말입니다!
인간을 평등하게 창조하신 주님의 이름을 찬양합니다. 모두 주의 은혜 가운데 머무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