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호수>
사람들은 호수를 좋아한다. 호수 옆에 집을 짓고, 호수 옆에서 차를 마시고, 호숫가 길을 걷고, 호수 옆에서 밥을 먹고. 호수가 있는 곳이면 어디나 벌어지는 풍경이다. 이런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백운호수다.
이제 도로까지 정비하여 접근성이 더 높아졌으니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될지 모르겠다. 인근에 산과 경쟁하며 높이높이 올라간 아파트는 조망으로 호수를 끌어안는다. 아파트 공사 완료와 도로 정비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으니 필시 백운호수의 몸값은 더 높아질 것이다.
백운호수 주변에는 유난히 음식점이 많다. 백운호수 소개에는 다양한 음식점 맛집이 빠지지 않는다. 오히려 최근에는 호수 근처 길을 정비하며 음식점이 줄어든 거 같다. 오래전부터 이 일대는 음식점이 과다하게 즐비했던 곳이니, 호수의 활용도가 상업적으로는 이미 대단했던 셈이다.
거기다 최근에 호수를 돌아볼 수 있는 둘레길이 완성되어 호수는 멀리서도 가까이서도 더 향유 수위가 높아졌다. 그래서일까 근처에는 멋있는 커피전문점이 더 많아져 사람을 유혹한다.
백운호수는 1953년에 준공한 인공호수, 농엄용수 공급의 저수지였다. 백운산과 청계산, 모락산 물이 흘러드는 호수다. 백운호수 이름은 백운산에서 왔다. 항상 구름에 가려져 있다고 해서 백운산, 백운호수도 동일한 白雲이니 이름은 똑같이 흰 구름호수다.
호수는 11만평의 넓이로 알려져 있다. 수상스키, 오리배 등을 탈 수 있다. 근처에는 카페촌, 음식마을 등이 조성되어 있다.
구경날 : 2019.9.25.

멀리 아파트 단지가 산과 호수를 가르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멀리 보이는 건물들은 커피숍, 식당 등등이다.

둘렛길은 멀리 아파트가 보인다.












호숫가에서 보기에는 물은 그리 깨끗하지는 못하다. 부유물을 스치로폴 띠로 안으로 흘러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야 할 정도로 녹조가 생겨났다. 그래도 야생오리인 듯한 물새가 떼지어 다닌다.

멀리 오리배가 가고 있다.


인근 커피숍. 멋있는 커피숍은 물가 바로는 아니나 온전히 호수를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다 멋진 외관으로 항상 사람들이 붐빈다.

백운호수 자체가 아름답고, 산세 수려한 동네에 있으면서 맛집도 카페도 많아 즐기기에 좋다는 것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그래도 서운한 생각, 뭔가 부족하다는, 아니 넘친다는 생각이 어쩔 수 없이 든다.
우선 근처 커피숍, 라이브 공연이 없는 곳도 커피 한 잔에 7,8천원 한다. 호수에 맞닿아 있는 곳은 9천원이었다. 왠지 합리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근처 식당에서 만원 남짓이면 맛있는 밥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데, 왜 커피값은 그렇게 비싸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15킬로도 안 되는 거리에 군포 반월호수가 있다. 반월호수는 물도 더 깨끗하고, 더 넓고 더 깊다. 만들어진 시기도 비슷하다. 1957년 준공이니 4년 차이, 거의 동일한 시기에 만들어 졌는데 주변 상업화의 거리는 멀고 멀다.
호수가 산책로 등이 정비된 시기도 반월호수가 더 오래되었고, 시설물에 대한 섬세한 배려도 훨씬 더 깊다. 물론 서울에서 더 멀다는 단점도 있다. 그래도 그 상업화의 거리를 설명할 수 없다. 맑은 물을 여유있게 누릴 수 있는 호수가 지척인데 왜 백운호수의 이름값만 그리 높을까.
그러나 유명세가 꼭 좋은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더 어려우니 말이다. 그래도 의문은 의문대로 남는다.
군포시 반월호수 설명에는 "이웃 의왕의 백운호수가 훤하게 드러난 지형이라면 반월호수는 수줍은 시골색시처럼 안쪽으로 돌아 앉아, 소리없이 눈으로 웃어 주는 듯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형세로 보면 백운호수가 양, 반월호수는 음이라는 거다. 그래서 유명세의 명암이 차이가 난다면 이것은 거의 풍수적인 해석이다.차이를 설명하고 있는 것은 차이를 누구나 감지한다는 것이다.
거꾸로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람들이 찾아서 양이 되고 안 찾아서 음이 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다.
뭔가 환하고 시끌벅적한 곳을 찾아 신명을 내고 싶을 때는 백운호수를, 조용히 명상하며 산책하고 싶을 때는 반월호수를 찾는 것이 골고루 자연과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백운호수 #반월호수




2019.10.16. 촬영 백운호수





반월호수. 2019,10.17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