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익 이유로 잘 알려지지 못해
- 평통사 '평화발자국' 집중조명
광복 70주년을 맞아 부산의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행사가 열린다. 특히 부산경찰서 폭탄투척의 핵심 인물인 소정 최천택(1896~1962·사진) 선생을 집중 조명한다.
부산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는 오는 4월 25일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총 6번에 걸쳐 부산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좇는 '제2차 평화발자국' 행사를 진행한다고 27일 밝혔다.
부산 평통사는 이번 행사에서 독립운동가 소정 최천택 선생 등 부산지역에서 독립운동에 일생을 바친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전국적인 명성을 가진 독립운동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독립운동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위해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을 행사에 참여시켜 생생한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최 선생은 박재혁(1885~1921) 의사가 1920년 부산경찰서에 폭탄을 터뜨리는 사건을 기획했다. 당시 박 의사는 고서를 파는 중국인으로 위장해 부산경찰서장 하시모토를 면담했고, 그 자리에서 폭탄을 던져 하시모토를 살해했다. 의거 이후 최 선생은 박 의사와 함께 경찰에 붙잡혀 고문당했지만, 박 의사가 단독범행을 주장해 최 선생은 풀려나게 된다. 이후에도 최 선생은 1929년 신간회 부산지회장으로 활동하고, 독립운동을 위한 모금활동 등으로 54번이나 경찰에 붙잡히는 고초를 겪었다.이번 행사의 해설을 맡은 최광섭 목사는 "최 선생은 부산 독립운동사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며 "이번 행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대일투쟁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다"고 말했다.
최 선생과 관련한 이러한 사실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1950년 5월 제2대 제헌의원 선거 당시 이승만의 지지를 받은 김국태에 대항해 무소속 장건상 후보를 당선시키는 데 힘썼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 선생은 좌익으로 몰려 감시당했고, 6·25때는 육군 특무대에 의해 고문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숱한 고문으로 전국구 독립운동가보다 상대적으로 활동력이 떨어졌던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최 선생은 2003년에야 국가유공자로 선정됐다.
부산평통사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통해 최근 일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꼬집는다. 부산 평통사 박석분 운영위원은 "현재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집단자위권 행사가 예전 우리나라를 위협하던 일본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