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등대
한 쪽 눈을 떠본다. 창문 밖이 밝다. ‘오늘 신문 가져와, 읽고, 출근해야지.’
신문이 아파트 방문 앞까지 배달되지 않기 때문에, 1층 우편함까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와야 한다.
응접실로 나온다.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무등산의 능선이 예쁘게 뚜렷하다. 뒤 배경이 기가 막히게 좋다.
붉은 해가 떠오르려고 온통 주위를 황홀케 장관을 이룬다.
출근 준비 후, “안녕, 무등산. 오늘도 직장생활 재미있게 하고 올께.”
그리고 오후 6시, 여기저기에서 “수고하셨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주차장으로 걸어가 각자 자기 차에 올라 줄줄이 퇴근하는 틈에 끼어 달린다.
꾸부정한 길을 돌아 송산대교 가까이 이르면, 황룡강 너머에서 무등산이 잊지 않고 먼저 “까꿍! 수고했어.”
반겨주곤 할 때마다 방긋 웃곤 한다.
‘아, 그런데, 오늘은 웬 일이지? 차가 밀리네. 호남대 앞에서 사고 났나?’
바로 그 때, 저 멀리 무등산 상봉에서 반딧불 같은 하얀 불빛이 깜빡깜빡 깜빡거렸다.
‘뭘 잘 못 보았나? 이상하네.’ 다시 보아도 역시나 하얀 불빛이었다.
‘꼭 닮았네!’ 바닷가의 하얀 등대불빛처럼 반짝였다. ‘무등산에 등대를 세웠나?’
‘저 불빛의 의미가 뭘까? 우회전 하라고?’
마침 오른쪽에 황룡강변으로 향한 좁은 샛길이 보여서, 천천히 우회전하여 강변길 따라 돌아돌아 귀가했다.
누가 뭐래도, 무등산은 모든 광주 시민이 바라보는 등대이다. 그러므로 나의 등대다.
첫댓글 누구에게나 육안으로
또는 심안으로 보든
등대 하나씩은 갖고 살지요.
김경옥약사님의 등대.
광주 시민의 등대
무등산!
고맙습니다. 색동저고리 님. 기쁩니다.
집에서 무등산 능선이 보이시네요
무등산은 맘 속에 등대입니다
1월 구정
친정 아버지랑 약사사 가려고 나섰는데
코로나 한번 걸리시더니
많이 나약해져서 조카랑 올라가서
수양매화꽃 만나고 왔어요
수정 ㅡ구정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