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2학기 후반 11월쯤이면 원에 대해 배운다.
실은 초등학교에서 원을 배웠다.
“학생들에게 원이 뭘까?” 라고 물어보면 학생들은 “동그라미요” 라고 대답한다.
초등학생들에게 원은 동그라미였나보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원을 ‘한 점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점들의 자취’라고 설명하면 잘 알아들을까?
학생들의 수준을 낮춰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수업 시간에 새로운 용어를 공부하다 보면 용어의 정의가 너무 어렵고 추상적으로 되어 있지 않나? 라는 의구심이 들 때가 많다.
그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원이란 무엇일까?
나는 이렇게 설명한다.
“종이 위에 한 점이 있다. 이 점은 위치를 정할 수 있다. 이를 원의 중심이라고 한다. 그리고 길이 조절이 되는 막대가 있다. 이 막대는 원의 크기를 결정한다. 이 막대를 반지름이라고 한다. 위 두 가지 성분으로 원의 위치와 크기를 결정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조금은 더 쉽게 이해한다.
쉬운 것을 쉽게, 어려운 것도 쉽게 가르치는 게 진짜 실력이라고 하는데, 나는 겨우 이 정도뿐이다.
원에는 아주 중요한 성질이 하나 있다.
바로 원의 크기에 상관없이 '원둘레의 길이를 지름으로 나누면 그 값이 항상 일정하다.' 는 것이다.
원을 키웠다 줄였다 해도 이 값은 항상 같다.
과연 이를 누가 발견했을까?
정말 관찰력이 뛰어난 사람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자세히 천천히 관찰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이 값을 원주(원둘레)의 비율 즉, 원주율이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그리고 이 원주율을 파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서 신기한 점은 이 값이 정확한 유한한 값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이 값은 3.14159265358979...으로 소수점 아래로 무한히 계속 무작위의 수가 나열되는 어떤 수라는 점이다.
다음 자리의 수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
참 신비로운 수이다.
도대체 이 수는 뭔가?
학생들은 여기서부터 머리가 아파져 오고 상상과 공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드디어 원의 세계로의 진입이다.
그럼 이제서야 원에 대해서 더 공부할 자격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