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410. 남의 나라에서 병원 다니기
내 은퇴이민 이야기 중에 병원 이야기는 너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우리는 너무 늙었고 이미 한국에서도 두 사람 다 수술과 입원과 온갖 고초를 겪은 이력이 있다.
그러니 남의 나라에 살면서도 툭하면 찾아가게 되는 병원 때문에 여간 힘들지 않다.
게다가 죠셉은 이 번엔 3개월 내내 한 곳이 나으면 또 다은 곳에 환부가 생기고 이십 일 간격으로 피부과를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번 의사는 깨끗해진 환부를 보면서 이젠 졸업이라고 했다. 이젠 병원에 안 와도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또 다른 곳에 환부가 생겨, 물이 닿으면 무척 쓰리고 아프단다. 눈으로 봐도 빨갛게 벗겨지고 피도 날 것 같다.
지난 번 도움을 받았던 쎄크레타리에게 또 문자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의사 마리아 고즈넷의 진료 스케쥴이 분명 월요일에 있는데 이번엔 월요일 Clinic이 없다고 한다.
왜 없느냐고 물으니 뭐라고 한참이나 설명을 하는데 정작 물어본 나는 도무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무튼 다음 스케쥴이 있는 수요일에 꼭 가겠다고 순서를 부탁했는데 잘 알아들은 건지 제대로 해 주겠다는 건지 아리송하다.
수요일은 11시부터 2시까지 진료스케쥴이라서 우리는 10시 반까지 병원에 도착했다.
다행히 우리는 그녀의 도움으로 다섯번째 순서로 신청이 되어 있는데 의사는 11시 반에나 온다고 한다. 이 나라는 공지된 스케쥴 시간도 의사 마음대로 캔슬하거나 늦어도 되는지 한심하다.
진료실 앞에서 어정거리고 있는데 안쪽의 홀에 사람들이 많이 보이기에 다가가 보니 재의 수요일 미사를 드리고 있다.
엉겁결에 의자도 없는 곳에 서서 함께 미사를 참예하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줄었다.
죠셉은 이번엔 바이러스라고 한다.
처음에는 박테리아균, 두번째는 Fungus균, 이번에는 바이러스균이아며 매번 약도 다르게 처방된다. 처방마다 15만원 정도의 비용도 든다.
의사는 "What happen?" 이게 웬일이냐며 워낙 면역력이 약한 때문일 거라고 한다.
처방전을 가지고 큰 약국에 들렀는데 하루 세번씩 일주일 먹으라는 21알의 약이 9 알밖에 없다고 한다. 나머지를 주문해 놓고 연랃처를 남겼다.
지쳐서 집에 돌아오니 점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 밀라가 눈치없이 묻는다. "밖에서 점심 먹었어요?"
"밀라, 병원에서 밥도 주니? 배 고프다. 얼른 점심 차려 줘."
쎄크리타리 덕분에 비교적 쉽게 진료를 받았지만 그래도 몸도 마음도 또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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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가사도우미를 외국人으로 한다니까 좌빨넘덜이 또야단이더라고요
그럼 서독광부나 서독간호원이 우리나라발전에 영향을 준걸 생각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