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 방향 ; 거칠산국, 정과정곡, 겸효대 등 배산의 역사 내력을 안다.
망미1동 부산남일고 뒤에 술잔을 엎어놓은 모양을 한 배산(盃山; 255m)은 일명 잔뫼산이라고도 한다. 산 중턱에서부터 정상까지 나선형으로 쌓은 테뫼식 토성은 허물어졌으나 옛 거칠산국(居漆山國)의 유적으로 추정된다. 거칠산국 허물어진 토성지와 고총(古塚)을 보며 역사를 회고하면서 김상헌(金尙憲)의 시구가 떠오른다. ‘길가에 외로운 무덤하나 자손은 지금 어디에 있나’ (路傍一孤塚 子孫今何處)
거칠산국은 부산 동래구와 경남 양산군 일부 지방에 자리 잡았던 초기국가의 하나로 장산국 또는 내산국(萊山國)으로도 불렸으나 신라에게 정복되었다.『삼국사기』 "거도열전(居道列傳)"에는 신라 제4대 탈해왕때 거도(居道)라는 장수가 마숙놀이의 속임수를 써서 거칠산국을 정벌하여 신라에 병합하고 거칠산군을 두었다. 거칠산군은 경덕왕 때 동래군으로 개칭하였다.
배산은 고려조에는 선인 김겸효(金謙孝)가 기거했던 승경지라고 하여 겸효대(謙孝臺)로 불렸다. 겸호대는 해운대, 태종대, 오륜대, 몰운대(다대포), 의상대(범어사), 강선대(사상), 신선대(영도)와 함께 부산 8대로 꼽힌다.
산 정상에 서면 망망한 푸른 바다와 사방이 탁 트인 강구연월((康衢煙月 ; 사통팔달로 뻗은 거리에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평화로운 마을의 모습) 시가지의 수려한 경치는 여기가 바로 겸효대임을 넉넉히 짐작할 수 있다.
고려 중기 문벌귀족 사회도 기울어져 갈 무렵 의종의 이모부인 정서(鄭敍)가 반역에 가담되었다는 모함을 받고 의종 5년(1151년)에 동래 및 거제로 유배되었다. 동래 유배 시에 그가 거처하던 곳이 바로 이 배산 기슭 과정로였다.
수영교차로~토곡사거리의 큰길을 과정로라고 이름 지은 연유가 여기에 있다. 정서의 유배지인 정과정(鄭瓜亭) 옛터는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覽)에 의하면 동래현 남쪽 10리 지점으로 현재 연제구 연산9동 지역 내 온천천과 수영강이 합류되는 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인근의 전망 좋은 이 배산에 올라와서 먼 고려 서울 개성을 바라고 임금을 그리워하며 정과정곡을 구상하였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망미동 동명의 몇 가지 설중에는 ‘정서가 북향망미인(北向望美人, 미인=의종 임금)하였다’는 데서 명명되었다는 것이다. 이 산을 시민의 휴식공원으로 가꾸고자 연제구 수영구 양개 구청에서 노력들을 많이 하였다. 1997년 말부터 불어 닥친 IMF구제금융기의 실업자 임시 취로사업 노동자들을 동원하였다. 노동자들이 가지치기한 어린 소나무의 모습은 담박하고 간결하게 윗둥만 덩그렇다. 마치 그들의 울분을 나무에게나 풀려는 듯 한 모습이다.
이 정자의 소박한 초가지붕의 모습이나 윗둥만 덩그런 소나무가 흡사하다. 햇순이 가지런하게 쑥쑥 자라고 향긋한 아카시아꽃 향기가 진동하는 호젓한 봄날이지만 느끼는 자에게는 그들의 아픈 마음의 상처가 찬 기운이 되어 소나무와 정자의 초가지붕에 어려 있어서 따뜻한 봄날도 사위어(식어) 가는 듯하였다.
봄날 배산에 오르다
이 재 익
과정로(瓜亭路) 지나서
배산(盃山)에 오르다
거칠산국(居漆山國) 허물어진 토성지(土城地)
우물터 물은 말랐지만
겸효대(謙孝臺) 선경은 의구(依舊)하구나
정과정곡(鄭瓜亭曲) 예서 지었세라
산접동새 소리는 사라지고
북향 망미인(望美人)하여
망미동(望美洞) 이름만 남았어라.
햇송순이 뼘을 웃자란 어린 소나무
가지 친 덩그런 윗둥과
망해정(望海亭) 지붕에 어린
취로인부들 아린 손길에
아카시아 향기로운 봄날이 사윈다
바라보니 광안 현수교(懸垂橋) 웅장한 주탑
배산의 한(恨)도 저 다리가 실어가네.
▲ 대마도가 보이는 교정
청명한 날 교정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 대마도가 선명하다. 조오련은 대한해협을 건너 대마도까지 헤엄쳐 건넜다. 부산 다대포항을 새벽 0시 5분에 출발해 13시간 16분 만에 대한해협을 횡단했었다. 그때 코치에게 “20년 후에 다시 건너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 20년 후인 2000년 8월에 대한해협 횡단팀 18명이 구성되어 교대로 헤엄쳐 20년 전의 약속을 지켰다. 거제도 장승포항에서 대마도 히타카투항 인근 해안까지 직선거리 54㎞이나 실제 도영거리는 74㎞를 18시간 12분이 소요됐다. 18명 중에는 연예인과 조씨의 아들 조성웅군, 장애인 정영수씨 등이 동참했다.
이렇게 눈에 보이며 수영으로 건넌 일본 땅 대마도인데, 마음의 거리는 지구 저쪽 어디쯤일까? 이번에 조오련은 기상조건 악화로 첫 번의 시도에 실패하고 두 번째에 성공했다. 이 때 조오련은 이렇게 말했다.
“자연에 대해 겸손해야 돼. 자연이 거부하면 순응할 수밖에 없어."
◇ 바다의 공덕 (불경)
• 무한히 넓은 것.
• 썰물. 밀물 시간을 철저히 지키고 부패물을 밀어내는 것.
• 아무리 비가 많이 와도 늘어나지 않고 가물어도 줄어들지 않는 것.
• 흘러 들어온 물에게 어느 강줄기에서 왔느냐고 과거를 묻지 않는 것.
• 짠맛이 평등한 것.
• 큰 파도가 아무리 높이 솟았다가 꺾어져도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않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