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성에는 간성재래시장이라는 상설시장이 있음에도 오래전부터 비상설시장인 5일장이 있어왔습니다.
나이에 걸맞에 기억하는 간성5일장의 모습은 60년대 중후반 부터입니다.
묘하게도 간성5일장은 간성시장의 기존공간과 함께 태동했고,,,그러나 지금은 다소 달라진 모습입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2.7일장인 간성장은 간성시장의 점포를 사이에 둔 길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어요.
근데 또 재미난 것이 간성장날을 찾아오는 분들의 대다수가 거진 양양 등 영북지역 각 곳에서
재래시장에서 점포를 차려놓고 상설시장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러니까 간성시장에 드문 상품을 양양 인제 등에서 장사를 하시는 상인들이
자기 점포의 물건들을 간성시장 주변에서 열리는 간성장날에 갖고 와서 판매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른바 뜨내기라고 할 수 있는 전문 장날꾼들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60년대만 하더라도 제가 기억하는 간성장날의 모습은 대부분 간성시장 점포사이의 길목 공간에
포장을 쳐놓고, 갖고온 품목들을 펼쳐놓고 호객을 하면서 판매를 하는 양상이었습니다.
더러 간성지방의 들과 산에서 나는 나물 등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종묘사에서 파는 씨앗이나 건강원에서 판매하는 지네나 각종 건강식품들을 포장아래로
진열해놓고 팔았습니다..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지금 상설재래시장이 소화하고 있지요.
또 60년대에는 그 시대의 소득낮은 생활수준을 반영하여
당시의 생활용품의 주류를 이루던 고무신의 찢어진 부분을 땜질하는 상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의 5일장은 그 모습과 양상을 달리합니다.
재래시장이 지붕을 씌우는 등 현대화되어 가면서,
그 시장에서 다소 떨어진 간성 곳곳에 역시 현대화된 포장을 치고
대형의류판매점의 의류나 이불 등에 비해 다소 조악하지만 값이 싸서
인근 속초의 대형마트에 가기 어려운 노인이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판매를 합니다..물론 값싼 중국산 의류 등이 판매되기도 합니다.
또 물건을 잔뜩 진열해 놓고, 무조건 1000원에 호가하는 각종 생활용품등도
간성5일장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첫댓글 어릴 적 방학을 하면 으레 신안리 시장에서 신발가게를 하는 큰집에 놀러 가곤 하였는데, 이 글을 읽으니 그때 시장풍경이 주마등처럼 스쳐 갑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회충약 장수가 사진을 들고 선전하는데 그 사진 속 여자아이 배에서 나온 기생충 숫자가 무려 1,063마리. 저는 아직도 그 숫자가 잊히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