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취화당金翠和堂 추모시
록진당 강란숙
구전口傳의 이야기처럼 전해지는 비루悲淚한
여인의 이름
글 선비 맏시숙媤叔과 식솔을 홀로 멍에에 걸머지고
낯선 땅 끝 해남海南 귀양살이
비록 육신肉身의 백골白骨이 묻힌 표석은 잃어버렸지만
천형天刑과 같은 승명패承命牌에 덧씌워진
갑자사화甲子史禍 변變
뒤틀린 시대적 폭정暴政의 역사 앞에, 잘려진
진천군晋川君할아버지 목은
죽창竹槍에 매달려 흐트러진 상투머리 피맺힌 한恨
처절하게 숨죽여 바라볼 수밖에 없는, 지어미가 품고
절규하던 육신의 뼈 한 조각 머리카락 한 올
찾을 수 없는 시어머님 무덤 아래 더듬고 또
더듬는, 무심한 가랑비에 옥천玉泉의 옷깃을 적시던
하 많은 세월의 오름
완주군 구이면 두현리 산 46번지
모악산母岳山자락
밤나무를 깎아 당신의 혼령魂靈 모셔 묻고
언양김씨彦陽金氏 단비壇碑에 흔적을 새기며
진천군할아버지 봉분 둘레 여덟 패牌 홀씨를 심은
숙淑, 담澹, 홍洪, 부溥, 옥沃, 수洙, 필泌, 잠潛,
참 목숨의 자식들
당신의 발자취 다 사라진 먼지 한 끝도 없는 흔적에
잡초雜草보다 못한 부끄러운 후손들의 욕辱됨을
너그러이 용서 하소서
지아비에 처참했던 지난 일들 다 내려놓으시고
솔잎 푸르른 두방골
매화 향기 흠흠한 봄날
취화당 족두리 쓰던 날에 발그레한 볼 빛을 기억 하소서
첫댓글 물위에 핀 하얀 저은 생전에 취화당할머니 모습이었을 빨간 금붕어는 한가이 노니고